러블리즈

넬-아이돌 조합, 뻔한 아이돌 앨범 아닌 예상밖의 결과물

Talon 2018. 2. 28. 08:40

2018.02.27.



▲  26일 공개된 인피니트 김성규의 첫 정규 음반 < 10 Stories >
ⓒ 울림엔터테인먼트
26일 공개된 < 10 Stories >는 인피니트의 리더 김성규가 지난 2015년작 미니 앨범 2집 < 27 >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생애 첫 정규음반이다. 잘 알려진대로 김성규는 발군의 노래 실력과 함께 각종 예능 프로그램 게스트 출연을 통해 유쾌한 에너지를 선사해왔던 인물이다.

역동적인 무대 퍼포먼스를 앞세운 그룹 활동과 달리 그동안 발표한 솔로 음반들은 안정적인 가창력을 기반에 둔 양질의 팝/록 음악으로 차별화를 도모한 바 있다. 미니 1집 < Another  Me >가 스윗튠을 비롯한 다양한 창작자들의 참여로 다양성을 추구한 데 반해 < 27 >에선 전곡 프로듀싱을  록 그룹 넬의 김종완이 책임지면서 기존 아이돌 음악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던 예상 밖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이번에 선보이는 새 음반 < 10 Stories > 역시 프로듀서 김종완의 역할이 비중있게 자리잡은 작품이다.

잘 짜여진 팝 음악, 서정성의 적절한 안배
▲  26일 솔로 음반 < 10Stories >를 발표한 인피니트의 리더 김성규.
ⓒ 울림엔터테인먼트
공동작곡/편곡자로 참여한 캐스커의 JUUNO(이준호)의 영향이 강하게 녹아있는 첫 곡 '뭐랬어'에선 반복적인 리듬 +몽환적인 분위기의 키보드 선율 속에 펀치넬로의 랩을 더해 세련된 감각의 팝 음악을 들려준다.

다소 투박한 톤의 드럼 프로그래밍 사운드를 밑바탕에 두고 진행되는 편안한 멜로디 구성을 지닌 '머물러줘', 그리고 이번 신작의 타이틀곡 'True Love'는 첫 소절 만으로도 김종완의 작품임을 금방 눈치챌 수 있을만큼 프로듀서의 의도가 강하게 반영된 트랙이다. 일렉트릭 기타 리듬 연주를 배경 삼아 무리없이 소화하는 김성규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자유분방하게 움직인다.

'감성 보컬리스트'의 면모를 드러내는 '거울'은 음반의 대미를 장식하는 피아노 위주의 단촐한 반주 구성만으로도 큰 울림을 들려준다. 반면 타블로가 작사가로 참여한 R&B 성향의 'Till Sunrise'에선 오토튠 등의 작업을 거친 변조된 목소리를 담아 자칫 일정한 흐름으로만 이어질 수 있는 음반 속 이야기를 살짝 비틀기도 한다.

뻔한 아이돌 솔로 음반? 김종완의 솔로 작품집?  NO
▲  26일 새 솔로 음반 < 10 Stories >를 발표한 인피니트 김성규
ⓒ 울림엔터테인먼트
앞선 곡들에서 이른바 '기타 팝'의 구조로 멜로디를 이끌어간 데 반해 '천사의 도시' , 또 한번 JUUNO가 힘을 더한 'Sentimental'에선 신스팝 혹은 일렉트로닉 팝의 기운을 내뿜는 신시사이저의 역할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전까지 감정선을 짙게 드러내던 김성규는 이들 노래에서 만큼은 무덤덤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릴 만큼 냉정함을 지닌 목소리로 연인 혹은 이성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다. 전혀 다른 곡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하나의 이야기처럼 이어지는 가사 역시 제법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프로듀서의 이름값이 주는 무게감으로 인해 가수의 존재를 지울 수 있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번에도 김종완 + 김성규의 합은 그런 걱정 따윈 잊어도 좋을 만큼 멋진 호흡을 보여준다. 
이렇듯 적절한 강약의 안배와 적절한 완급 조절이 이뤄진 10곡은 음반의 제목처럼 각기 다른 10가지의 이야기를 담으며 흡인력있는 소리를 담아냈다.

과거 인피니트에겐 스윗튠이 있었고 러블리즈에겐 원피스팀(윤상)이 지원했다면 지금의 김성규는 김종완이란 든든한 선배가 힘을 보탠다. 자칫 흔하디 흔할 수 있는 아이돌 그룹 멤버의 솔로 음반을 다채롭게 그려낼 수 있었던 건 분명 두 사람의 조합이 이룬 성과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전체 음반 속 중심을 잡고 있는 키보드/신시사이저 선율의 뒤를 든든히 뒷받침한 적재, 고태영 등 실력파 기타리스트들의 역할도 눈여겨볼 만하다.

연초부터 이어진 인피니트와 울림의 쉼없는 행보
▲  지난 26일 저녁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인피니트 김성규의 컴백 쇼케이스 V라이브. < 주간아이돌 >등 각종 방송 활동을 통해 친분을 쌓은 정형돈이 이례적으로 생방송 MC를 맡아 김성규의 솔로 컴백에 힘을 보탰다. (방송화면 캡처)
ⓒ 네이버
지난해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았건 간에 인피니트와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의 움직임은 다소 더딘 편이었다. 신인 그룹 골든차일드가 데뷔했지만 울림의 이름으로 세상에 나온 음반은 러블리즈를 포함해 고작 4장 뿐이었고 여기서 인피니트의 이름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2018년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불과 두달 사이 인피니트와 골든차일드 그리고 김성규의 신보가 연이어 나온 데 이어 4월 중 러블리즈도 새 음반을 내놓을 예정이다. 게다가 26일 저녁 컴백 V라이브 쇼케이스 무대에서 밝힌 김성규의 '스포일러'(?)를 통해 팀 동료 남우현 역시 꾸준히 녹음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진 터라 지난해의 아쉬움은 잠시 접어둬도 좋을 듯 하다. 그런 점에서 2개월여 지난 현재로선 이들 모두 순조로운 출발을 한 셈이다. 이쯤되면 올해 인피니트+울림의 쉼없는 음악 행보에 대해선 제법 큰 기대를 걸어도 좋을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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