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 게이밍의 역사는 길지 않다. 2017년 팀 네이밍을 담원으로 교체했고, 이후 2018년 9월 20일 ‘2019 롤챔스 스프링 승강전’에서 BBQ와 배틀코믹스(현 샌드박스 게이밍)를 이기고 승격을 확정지었다. ‘2018 KeSPA컵’에서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담원 게이밍은 SK텔레콤 T1을 상대로 승리, 지난 시즌 승격팀 그리핀의 기대를 이어받았다.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스크림을 휩쓸었던 팀으로 입소문을 타기도 한다.
2019 LCK 스프링 4위, 2019 LCK 서머 3위. 담원은 적응 기간을 거침과 동시에 기존 베테랑을 다수 제쳤다. 담원은 개인의 기량으로 라인전부터 상대를 찍어누른다. ‘너구리’ 장하권과 ‘쇼메이커’ 허수는 그 중심에 있다. 서머 정규 시즌 MVP 1위에 오른 ‘캐니언’ 김건부와 리프트 라이벌즈부터 두각을 나타낸 ‘베릴’ 조건희 또한 빠질 수 없는 담원의 주요 전력이다. 여기에 ‘뉴클리어’ 신정현의 경험을 덧대 한 편의 성장 스토리를 완성했다.
솔로랭크 닉네임을 ‘룔드컵’으로 바꿀 만큼 의지가 높았어요. 롤드컵이 확정되고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처음 롤드컵에 가는 거잖아요. 가고 싶었던 마음이 커 엄청 기분이 좋았어요. 팀원들과는 ‘우리가 갈 수 있구나, 가서 열심히 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아요.
해외로 간다는 설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엄청 설레요. 유럽에 가보질 않아서. 유럽 음식이 맛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더 궁금해요. 저는 음식을 많이 가리는 편은 아니지만 유럽에 있었던 ‘뉴클리어’ 신정현 형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식을 시켜 먹거나 라면밖에 못 먹는다고 이야기했거든요.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많은 것이 달라지지 않았나요. 당시엔 승격이 확정되어 기다리고 있었을텐데요
작년엔 숙소에서 솔로랭크 돌리며 시청자의 입장으로 경기를 관람했다면 올해는 우리가 직접 그 경기에 몸담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다르죠.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확실히 성장한 것 같긴 해요. 처음에는 말도 못하고 팀원들이 하자는대로 따라서 했는데, 지금은 의견을 낼 때도 있고 팀원들이 제 말에 따라줄 때도 있어요. 저도 확실히 성장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담원은 ‘2019 월드 챔피언십 선발 최종전’에서 킹존 드래곤X를 만났다. 다전제가 약점으로 손꼽히던 담원은 베테랑 킹존을 상대로 풀세트 혈전을 펼쳤다. 대망의 5세트. 담원은 ‘너구리’ 장하권의 케넨의 슈퍼 플레이로 시작해 ‘쇼메이커’ 허수 성장에 힘을 싣는다. 이후 멈추지 않고 폭주했다. 결국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찍어누르며 롤드컵 진출을 확정지었다. LCK 3번째 시드 담원은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출발한다.
조 추첨식을 팀원들과 함께 시청했을텐데, 반응이 어땠나요
플레이-인 스테이지 조 추첨식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조별 스테이지에 올라가게 되면 B조나 D조에 배치가 되잖아요. A조와 C조가 엄청 강하다고 생각돼 다행인 것 같아요. A조와 C조는 이름이 아니라 로고만 봐도 세보였어요. 전체적으로 약한 팀도 별로 없긴 하지만요. 이번 롤드컵은 올라가게 되어도 어렵겠구나 했죠. B조와 D조 중에선 D조에 가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아요.
만나고 싶었던 팀이 있나봐요
올라가게 되면 IG랑 하고 싶어요. 미드라이너 ‘루키’ 송의진 선수가 계시잖아요. 옛날에 스크림했을 당시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대회에서 만나 이겨보고 싶어요. B조에 가게 된다면 펀플러스 피닉스 미드라이너 ‘도인비’ 김태상 선수를 만나고 싶고 G2 e스포츠 미드라이너 ‘캡스’ 라스무스 뷘터 선수도 만나보고 싶어요.
D조에는 IG 뿐만 아니라 팀 리퀴드, ahq-e스포츠 클럽도 있어요
네. 팀 리퀴드도 주목하고 있어요. 북미 우승 팀이기도 하고, 유명한 선수들도 많잖아요. IG 다음으로는 팀 리퀴드가 경계되는 것 같아요.
해외에서도 담원이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라고 봐요. 한 번도 모습을 비춘 적 없지만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요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선 담원이 제일 강하다고 생각해 딱히 고평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내릴 만한 평가 아닐까요.
그럼 같은 플레이-인 스테이지 조, 로얄 유스랑 플라멩고 e스포츠 경기를 본 적이 있나요?
네. 최근에 봤어요. 로얄 유스에 '쳘' 유충열 선수나 '파일럿' 나우형 선수가 있잖아요. 확실히 한국인 선수들이 팀을 이끈다는 느낌이 있어서 한국인 싸움이 될 것 같다고 봐요.
B조나 D조에 올라가면 1위할 자신 있나요
자신, 자신은 있어요. 1등을 못하더라도 2위는 꼭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룹 스테이지를 벗어나 더 높은 곳으로 가게 된다면 만나고 싶은 팀과 만나기 싫은 팀은 어디일까요
만나기 싫은 팀은 LCK 팀들이요. 나머지는 다 상관없을 것 같아요. 그리핀과 SK텔레콤 T1은 리그 내에서 많이 붙어봤기 때문에 저희를 잘 알고 있잖아요. 저희도 그리핀과 SK텔레콤을 잘 알고 있긴 하지만 경험 차이가 나서 불리할 거라고 생각해요. 또 집안 싸움으로 한 팀이 떨어져야 하니까 피하는 게 좋겠죠.
잘하시는 분들이 많아 딱 중간이라고 생각해요. 1시드 팀들 미드는 거의 다 저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해요. 담원은 3시드이고, 저는 담원의 미드라이너니까 그렇게 상위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담원을 대표하는 선수는 단연 ‘너구리’ 장하권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추진력, 강력한 라인전, 흔치 않은 쇼맨십까지. 장하권은 해외서도 주목하는 선수로 손꼽힌다. ‘쇼메이커’ 허수와 ‘캐니언’ 김건부는 장하권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장하권은 허수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하권은 지난 인터뷰에서 “게임을 만들어가면서 기둥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허수인데 주목을 못 받는 것 같아 아쉽다. 허수가 잘한다는 것은 알 사람들은 다 안다”고 말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조용한 성격이지만 플레이 스타일은 든든하다. 만약 허수가 탑 라이너였다면 '기인' 김기인 같은 선수였을 것이다. 김기인이 탑에서 묵묵하게 잘 해주는데 허수가 그런 느낌이다. 미드계의 김기인이다”라고 말한 장하권은 “또 너냐, 김허수” 같은 유행어를 선사하기도 했다.
김목경 감독 또한 허수를 주인공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허수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본인이 주인공인 드라마는 어떤 내용이냐는 질문에 “다른 사람이 주인공이어도 상관없을 것”이란 대답을 내놓았다.
개인적으로 제가 팀에게 맞추려고 노력 많이 한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이득 볼 수 있는 상황이 와도 팀이 이득볼 수 있도록 돌아간다던지. 제가 주인공이어도 좋지만, (장)하권이 형이나 다른 사람이 주인공이어도 상관없을 것 같아요.
본인의 장점과 단점이 뭘까요
챔프폭이 좁아 보여도 은근히 넓고요, 라인전도 나쁘지 않고. 전체적으로 균형 잡혔다고 생각해요. 단점은 국제전 경험이 없는 거요. 긴장하게 될 것 같아요. 또 한번 설계한대로 플레이가 먹히지 않으면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면도 있어요.
그럼 본인이 생각하는 쇼메이커와 남들이 평가하는 쇼메이커는 어떻게 다른가요
스스로 평가하기에 못하는 챔프 없이 무난하다고 생각하는데, 남들은 코르키와 아칼리 두 챔피언밖에 안 한다고 해요. 아무래도 대회에서 두 챔피언이 임팩트가 컸기 때문 아닐까 싶어요.
혹시 이번 롤드컵에서 이 선수는 잘할 거다, 라고 지목하고 싶은 팀원이 있나요
(신)정현이 형을 뽑고 싶어요. 시즌 중 주목받지 못했잖아요. 그래서 주목 받았으면 좋겠고, 유럽에서 하다 왔으니까 빠르게 적응해서 좋은 모습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해요.
‘플레임’ 이호종 선수와 ‘뉴클리어’ 신정현 선수는 베테랑이에요. 팀에서도 맏형, 팀장 등 든든한 포지션을 담당한다 알고 있고요. 두 선수를 이야기하자면요
정현이 형은 팀원들을 자주 웃겨줘요. 외적으로 잘 챙겨주고 편한 스타일이에요. (이)호종이 형은 평소에 장난을 많이 치진 않지만 게임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고, 게임 내적으로 많이 케어해줘요.
롤드컵 시즌 동안 함께할 팀원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꼭 열심히 해서 플레이-인 스테이지 뚫고 높은 곳까지 가보자. 파이팅.
많이 기대하고 계신 한국 팬들에게도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처음 롤드컵에 진출했어요.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출발하는데 다 이기고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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