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쵸비' 정지훈 "잘하는 것 목표, 그래야 배우고 거품 꺼지지 않아"

'쵸비' 정지훈이 자신만의 깊은 경기 철학과 마인드를 전했다.

15일 서울 롤파크에서 진행된 '2020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9일차 1경기에서 드래곤X는 3연승을 달리던 아프리카 프릭스의 질주를 막고 4승을 달성했다. '쵸비' 정지훈은 2세트 직스, 3세트 초이로 경기 초반부터 아프리카를 몰아붙여 단독 PoG를 받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정지훈에게 승리 소감을 묻자 "아프리카가 지금까지 잘해온 팀이라고 생각했다. 이겨서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승리 전략에 대해선 정지훈은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다. 선수들 개개인 경기력이 올라오고 팀워크도 어느 정도 맞기 시작했다. 밴픽도 괜찮았다"며, "여러모로 운이 좋아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겸손한 멘트를 남겼다.

드래곤X는 이날 3세트에서 아프리카의 시그니쳐 픽이라고 할 수 있는 판테온을 조이로 압도하는 정지훈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정지훈은 "카서스-판테온이 같이 미드를 밀고 탑과 바텀에 가는 플레이에 특화되어 있다"며, "조이로 찍어누르며 판테온이 어디로 가지 못하게 막은 것이 유효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판테온의 존재감도 없어지니 무난하게 이길 수 있었다"고 전략을 설명했다.

정지훈은 조이 뿐 아니라 2세트 미드 직스를 선택해 미스 포춘과 폭발적인 순간 대미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직스로 일궈낸 2세트 역전 상황을 묻자 "직스를 픽하면 후반을 보게 된다. 아프리카가 빨려 들어오는 구도가 되면서 직스와 미스 포춘의 궁극기 연계가 대박을 냈고, 그때부터 역전이 시작됐다"고 포인트를 짚었다.

4연승을 달린 드래곤X지만 돌이켜보면 쉽지 않았다. 한화생명전을 제외하곤 모두 2:1 진땀승을 거뒀기 때문. 경험치를 위해 풀세트를 간단 농담에 "재밌다"고 평가한 것과 별개로 정지훈은 그 안에서 나름의 의의를 찾았다. 정지훈은 "게임을 졌을 때 와닿는 것이 더 많다"며 "뭔가를 가장 빠르게 깨닫는 방법은 고통이다. 고통을 받으면 내가 잘못했다는 것을 바로 깨닫는다. 게임을 졌을 때 받는 그 고통이 깊게 남아서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게 된다"며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이번 스프링 스플릿 목표를 묻자 정지훈의 깊은 고찰이 드러났다. 정지훈은 "특별히 목표를 잡아두지 않았다. 우리가 한 그대로 결과가 따라오기 때문에 굳이 목표를 꼽자면 '잘하는 것'이다. 잘해야 졌을 때 배우는 것이 있고, 잘해야 뭘 쌓아도 거품이 꺼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드래곤X는 다가오는 LCK 3주차에서 T1과 젠지를 차례로 상대하게 된다. 정지훈은 "두 팀 다 경기력이 좋다. 솔직히 이기면 좋겠지만 승패를 장담할 순 없다"며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며 인터뷰를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