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프랜차이즈를 앞둔 올해 3월 말, 젠지 e스포츠는 메르세데스-벤츠 국내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한국 e스포츠에서는 최초인 이번 파트너십은 기존 글로벌 e스포츠 무대에 비춰보아도 제조사가 아닌 딜러사가 직접 국내 시장을 타겟으로 진행한 파트너십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한성자동차는 젠지와 파트너십을 통해 단순히 판매량 증대가 아닌, 열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팬층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한 모습의 일환으로 한성자동차는 젠지에 화려한 래핑이 된 메르세데스-벤츠 차량 3종을 제공했고, 이는 젠지 선수단이 이동 시에 사용한다. 선수들 역시 이에 만족했다. '룰러' 박재혁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한성자동차에서 제공한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의 도움으로 이동 시 불편함을 없애 경기력에 도움을 준다"고 언급할 정도.
특히 한성자동차 CEO인 울프 아우스프룽은 젠지와 이번 파트너십을 위해 직접 젠지 연습실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를 배울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과연 어떤 이유로 자동차 딜러사 CEO가 직접 리그 오브 레전드를 배우기까지 했을까. 서울 청담에 위치한 한성자동차 청담 전시장에서 CEO 울프 아우스프룽을 만나 젠지, 그리고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에 앞서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울프 아우스프룽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지낸 지 8년이 지났네요. 한성자동차의 CEO이며, 한성자동차는 한국 최대의 메르세데스-벤츠 딜러사로 최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올해 4월 젠지 e스포츠와 한성자동차가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죠. 한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 이 소식을 듣고 놀랐던 사람도 많았습니다. 저도 굉장히 놀랐는데, 어떻게 젠지와 한성자동차가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었을까요
한성자동차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찾았고, 그중에 e스포츠가 있었습니다. 시장을 조사하면서 e스포츠가 알면 알수록 한성자동차에 매력적이라고 느꼈죠. e스포츠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즐기는 문화고, 한성자동차를 알려야 할 대상입니다. 그리고 e스포츠는 굉장히 디지털화된 산업이라 한성자동차가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한성자동차라는 브랜드가 젊어지고, 한국 e스포츠 산업에서 처음 시도하는 파트너십이라는 점도 좋았죠. 한성자동차는 지난 35년 동안 선구자적인 시도를 했고, 많은 부분에서 다른 누군가 시작하기 전 많은 것들을 해냈습니다. 이번 파트너십에서 우리는 e스포츠라는 새로운 산업군에 대해 알아가고, 디지털로의 전환을 가속화 하며 e스포츠 문화에서 활발하게 이용되는 각종 SNS 채널을 통해서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를 바랍니다.
젠지 e스포츠의 어떤 매력이 한성자동차에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하고 파트너십을 진행했는지 궁금합니다
젠지는 이미 국제적인 인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2016년 삼성 갤럭시 시절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을 우승하고, 2017년 KSV e스포츠로 재창단된 후 지금까지 LCK에서 활동 중입니다. LA와 상하이에서도 활동 중이죠. 리그 오브 레전드는 e스포츠 중 1위를 달리는 게임입니다. 젠지는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고, 가장 인기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팀도 운영 중입니다. 이건 프로가 아니면 하기 힘든 일이죠. 젠지가 e스포츠 무대에서 프로페셔널하다고 생각했기에 서로 이야기를 나눴고, 무엇이 가능할지 논의했습니다. 한성자동차와 젠지는 완전히 다른 산업에서 활동하지만, 비슷한 고객층을 공유합니다. e스포츠를 가장 많이 즐기는 20대와 30대는 메르세데스-벤츠의 New A-Class와 New CLA 모델은 이런 고객층을 대상으로 합니다. 한성자동차 임직원의 70%가 20대와 30대죠. 서로 자신의 영역에서 큰 도움이 될 거로 믿고 이번 파트너십을 진행했습니다.
최근 e스포츠와 자동차 업계가 파트너십을 많이 맺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제조사와 e스포츠 팀이 파트너십을 맺는데 한성자동차는 제조사가 아닌 딜러죠. 기존 파트너십과 다른 점이 있을 듯 합니다
이야기한 대로 한성자동차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딜러사입니다. 시장 구조를 보면 자동차 시장과 e스포츠 팀은 닮은 면이 많죠. e스포츠 무대에서는 다양한 팀이 각자가 가진 강점과 특징을 극대화해 상대와 경쟁하는데, 이는 자동차 시장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e스포츠 팀은 각 선수들을 디지털화 된 솔루션으로 관리 및 육성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이 부분 역시 미래 지향적인 판매와 마케팅 방식에 갈증을 느낀 자동차 업계에 신선함을 줬죠. 그리고 e스포츠는 젊은 세대가 즐기는 문화이고, 컴팩트한 차량 모델 시장의 증가와 가장 연관 있는 연령층입니다. e스포츠 팬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우리의 잠재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이죠. 또한 SNS를 활용한 마케팅 역시 e스포츠 팀에게 배울 수 있는 좋은 점입니다.
젠지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이 활동하는 대회인 LCK가 2021 시즌부터 프랜차이즈 도입을 선언했습니다. LCK의 특징은 글로벌 뷰어십이 많다는 점인데, 이 부분도 이번 파트너십에 영향을 줬을까요
재미있게도, 이번 한성자동차와 젠지 e스포츠의 파트너십은 한국 시장을 목표로 진행했습니다. 작년 11월부터 논의를 시작했으니 프랜차이즈는 거의 생각하지 않았어요. 한성자동차가 젊은 층에 다가가야 하는데, 제가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연세대학교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요즘 무엇이 인기냐고 물으니 e스포츠라고 하더군요. 학생들은 어떤 게임을 즐기고, 누가 유명한 선수들인지 열심히 이야기해줬습니다. 그래서 e스포츠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고,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종목과 젠지 e스포츠라는 팀을 알게 되었죠. 젠지와 처음 논의한 순간부터 우리는 좋은 선택을 했다고 느꼈습니다. 젠지는 에너지가 넘치고, 서로 공통된 관심사도 있었죠. 게다가 한국에서 처음 만들어낼 수 있는 파트너십 구조였어요. 글로벌 팬덤보다는 한국 팬과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춘 합작이었습니다.
젊은 층, 특히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하셨는데 한성자동차는 이 세대에서 어떤 것을 알리고, 같이 하고 싶나요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의 판매 추이를 고려했을 때 현재 밀레니얼 세대의 구매력은 상당한 편입니다. 이러한 트랜드는 계속 이어질 것이고, e스포츠와 젠지 e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열정적인 팬을 한성자동차의 팬으로 만들고 싶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팬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갖기 힘들지만, 파트너십 논의 초기에는 젠지 팬들과 함께하는 이벤트를 많이 기획했었습니다. 상황이 좋아지면 한성자동차, 그리고 젠지와 함께 하는 여러 이벤트를 즐기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성자동차가 젠지 팬들과 할 수 있는 이벤트의 영역은 엄청 커요.
한성자동차는 젠지와 파트너십 일환으로 선수단에 차량 3대를 지원했습니다. 선수단이 모두 탑승할 벤이 아닌 이유가 궁금하고, 세 대의 차량은 어떤 모델이 제공이 됐나요. 그리고 큼지막한 팀 로고가 아닌 컬러풀한 래핑을 한 점도 눈에 띕니다
선수들과 함께 이를 볼 고객층까지 고려해 총 3대의 차량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젠지에 제공한 차량 모델 중 GLE은 요즘 인기가 좋은 모델로, 공간이 넓은 편이고, CLS 모델은 날렵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e스포츠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죠. 한성자동차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젋은 층에게 다가갈 생각이고, 그래서 그에 어울리는 차량을 젠지에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역동적이고 활발한 e스포츠 분위기와 함께하기 위해 3명의 디자이너와 함께 이번 파트너십에 어울릴 그래피티 타입의 스트릿웨어 스타일로 차량을 래핑했죠.
얼마 전 젠지 소속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인 '룰러' 박재혁이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제공된 차량 승차 소감을 전했죠. 제공된 차량으로 경기장에 이동하면 예전과 다르게 컨디션도 좋아지고, 결과적으로 좋은 경기력으로 연결된다고 했죠. 그 영향인지 최근 상대 전적에서 열세였고, 많은 면에서 라이벌 구도를 그렸던 T1도 격파했고요
그 인터뷰를 봤는데, 우리가 원하는 모습 그대로 그려져 정말 기뻤습니다. 양측이 더 발전하기 위해 파트너가 되었는데 그 결과로 젠지는 승리를, 한성자동차는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으니까요. 이러한 경험이 모이면, 한성자동차는 메르세데스-벤츠 딜러사라는 이미지를 젠지와 LCK 팬들에게 전달할 수 있겠죠. 승리의 영광을 파트너들에게 나누는 박재혁의 모습에서도 훌륭한 프로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파트너십 초기에 느꼈던 긍정적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어 좋습니다. 우리가 맞는 길을 선택했다는 확신을 가졌어요.
이번 파트너십을 위해 직접 젠지 연습실에 가서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을 배웠다고 들었습니다. 회사 CEO가 하기는 흔하지 않은 선택이었는데, 직접 게임을 배운 이유가 있을까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처음 해봤는데, 정말 새롭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흔히 말하는 '옛날 사람'인데,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뭔가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연세대학교에서 브랜드와 마케팅에 대해 강의하는데, 매 학기마다 강의하는 한편 학생들에게 젊은 세대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들이 브랜드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쇼핑을 하는지, 자신의 차를 소유하는 것에 대한 것이죠.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다음 세대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배우고, 다양한 트렌드에 어떻게 적응하고 즐기는지 알게 됩니다. 한성자동차가 젊은 고객들을 확보하는 데 정말 중요한 것들이죠. 리그 오브 레전드를 배운 것도 마찬가지 일입니다. 물건을 팔려면 고객을 알아야 하죠. 단순히 매출을 늘리려는 것이 아닌, 젠지를 통해 한성자동차의 팬을 늘리고 싶고, 그러기 위해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다가가고 공부하려 합니다. SNS 활용에 대해 배우고 싶은 것도 마찬가지죠.
인터뷰를 마치면서 한성자동차와 젠지 e스포츠를 바라보는 팬들에게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우리의 좋은 파트너인 젠지가 LCK에서 좋은 결과를 냈으면 합니다. 여러모로 젠지의 라이벌이자, 넘어야 할 상대인 T1과 경기를 주말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보았는데 정말 멋지게 승리하는 보습을 보고 엄지손가락 두 개를 들어 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룰러' 박재혁이 인터뷰에서 한성자동차가 경기력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고, 우리는 젠지와 젠지 팬의 승리를 위해 가능한 모든 조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젠지에 행운을 빌고, 나머지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기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모두 안전하게 모일 수 있다면, 같은 장소에서 젠지의 승리를 지켜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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