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두 번이나 놓친 만루 찬스, 세번째에 붙잡았다···KIA의 역전승으로 끝난 달밤의 연장 대접전[스경x승부처]

Talon 2024. 5. 9. 18:10

국내 에이스 간 명품 투수전이 연장 12회로 돌변했다. 기나긴 불펜전, KIA가 승리했다.

KIA는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4-2로 이겼다. 2-2로 맞선 연장 12회초 무사 만루에서 이창진이 희생플라이로 균형을 깬 뒤 이우성이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이날 출발은 선발 투수전이었다. 삼성 선발 원태인은 6이닝 2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KIA 선발 양현종은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눈부신 투구를 펼쳤으나 아무도 승리를 가져가진 못했다.

경기 내내 KIA에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이날 KIA 타선은 정규이닝에 두 번이나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한 점도 뽑지 못했다. 첫번째 만루는 원태인에게서 끌어냈다. 원태인의 이날 유일한 위기였다.

원태인은 3회초 아웃카운트 2개를 깔끔히 잡아놓고 갑자기 KIA 상위 세 타자 박찬호-김도영-나성범에게 3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 만루 위기에서 KIA 4번 최형우를 1루 땅볼로 잡아 실점 없이 끝냈다. 6회 초까지 98개를 던진 원태인은 마운드를 내려오며 모자를 벗어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등판을 마쳤다.

6회말 삼성 타선이 바로 득점해 0-0의 균형을 깼다. 원태인에게는 행운, 양현종에게는 불운으로 엇갈렸다.

1사후 1번 타자 김지찬이 2루타로 출루했고 2번 류지혁의 타구가 1루수 옆으로 향했다. KIA 1루수 이우성이 달려 나와 잡으려다 한 차례 더듬었고 타구를 잡아 1루로 던졌으나 빗나가고 말았다. 송구 실책에 2루 주자 김지찬은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양현종은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지만 87개를 던지고 6회말 투구를 마쳤다.

KIA 타선도 7회초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정말 풀리지 않았다.

삼성의 필승계투조 임창민을 상대로 선두타자 이우성이 좌전안타로 출루했고 7번 김선빈의 포수 앞 땅볼 때 2루를 돌아 3루까지 달렸다.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세이프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결과, 슬라이딩을 하다 걸리면서 발뒤꿈치가 3루수 글러브에 살짝 태그돼 아웃되었다.

순식간에 아웃카운트가 2개로 늘었으나 KIA는 8번 한준수와 9번 최원준이 연속 볼넷을 얻어 기회를 이어갔고 1번 박찬호가 좌전안타를 깨끗하게 때렸다. 그러나 타구가 너무 정면으로 향해 진루타밖에 되지 못했다. 2사 만루에서 김도영이 타석에 서자 삼성은 세번째 투수 김재윤을 투입했고, 김도영이 7구째에 친 타구는 유격수 뒤로 높이 뜨면서 잡히고 말았다.

삼성은 7회말 이재현의 솔로홈런으로 추가점을 뽑았고, KIA는 8회초 1사후 최형우가 솔로홈런을 터뜨렸으나 더 따라잡지는 못하고 9회를 맞이했다.

삼성에는 4월 이후 무실점 행진을 달리고 있는 마무리 오승환이 있다. 9회초 등판한 오승환이 뜻밖에 동점을 내줬다.

7번 서건창과 8번 한준수가 연속 안타를 치고 나가자 9번 최원준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들었다. 1번 박찬호의 타구가 중견수 높이 떠 잡히자 3루 주자 서건창이 전력 질주해 세이프, 2-2 동점을 만들었다. 그 뒤 김도영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9회 말은 KIA 좌완 최지민이 삼자범퇴로 끝내면서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은 역전 점수는 내주지 않았다. 10회초 1사후 최형우에게 내야 안타, 소크라테스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1사 1·2루에 몰렸으나 이우성을 유격수 병살타로 잡아 이닝을 끝냈다.

KIA는 12회초 이날의 세번째 만루 기회를 맞이했다. 10회 등판한 우완 이승현을 상대로 선두타자 박찬호가 우익선상 2루타를 때린 뒤 김도영이 완벽한 번트 안타로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삼성이 좌완 이승민으로 투수를 교체했으나 나성범이 볼넷을 골라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이어 대타 이창진이 균형을 깼다. 삼성의 7번째 투수 최하늘을 상대로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때려 3루 주자 박찬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KIA는 또 바뀐 투수 최성훈을 상대로 계속된 2사 1·2루에서 이우성이 좌중간 적시타를 때려 추가 타점을 올리면서 4-2로 달아났다.

KIA 불펜진은 호투를 펼쳤다. 양현종을 이어받아 7회말부터 곽도규(0.2이닝 무실점)-장현식(0.2이닝 1실점)-이준영(0.2이닝 무실점)-최지민(1.1이닝 무실점)-전상현(0.2이닝)으로 연장 10회까지 위기들을 넘기고 잘 막아낸 뒤 11회부터 정해영을 투입했다. 정해영은 11회를 잘 막은 뒤 4-2로 앞선 12회에도 등판해 2사후 안타 1개를 내줬으나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정말 힘든 경기였는데 모든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 해줬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 모두 수고 많았다. 양현종이 오늘도 호투해줬는데 승리투수가 되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양현종이 선발투수 역할을 잘해줬기 때문에 결국 역전 승리까지 할 수 있었다. 불펜진 또한 각자 역할을 잘해줬다. 특히 10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위기를 막아낸 전상현과 2이닝을 책임진 정해영의 활약이 돋보였다”라고 투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타선에서는 정규이닝 후반 최형우의 홈런과 박찬호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든 뒤 12회초 공격에서 연속 안타가 이어지면서 값진 승리를 따냈다. 선두타자로 나선 박찬호의 2루타와 김도영의 번트안타가 나오면서 확실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대타로 결승 희생타를 쳐낸 이창진과 마지막 타석에서 기회를 살린 이우성도 칭찬해주고 싶다. 긴 시간 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응원해 주신 원정 팬분들께 감사드리며, 내일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출처 : 스포츠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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