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타격감 안 좋아도 '밀려서' 넘기다니…이래서 김도영은 천재 타자인가, 감독 극찬 "최고로 잘 친 홈런"

Talon 2024. 8. 6. 00:00

“안 좋을 때 홈런이 밀려서 나오는 건데…잘 모르겠어요.”

다시 듣고 보니 참으로 이상한 말이었다. 타격감이 안 좋을 때 밀려서 나오는 홈런이라니.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로 떠오른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라서 가능한 홈런일지도 모르겠다. 

 

김도영은 지난 3일 대전 한화전에서 5회초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한화 우완 투수 라이언 와이스의 5구째 바깥쪽 높게 들어온 시속 153km 직구 밀어쳐 우측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겼다. 비거리 110m, 시즌 29호 홈런. 4-3 역전을 만든 홈런으로 KIA 승리를 이끈 결승포였다. 

 

경기 후 김도영은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아서 홈런은 생각 안 했다. 상황에 집중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홈런 순간 느낌에 대해선 “약간 밀리는 느낌이었지만 넘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좋을 때 홈런이 밀려서 나오는 건데 잘 모르겠다. 좋은 건 아니다”는 아리송한 답변을 내놓았다. 

 

스스로 느끼는 감이나 타격 과정이 좋은 게 아닌데도 결과는 홈런이었다. 이튿날 한화전이 우천 취소되기 전 취재진을 만난 이범호 KIA 감독은 이 홈런에 대해 “내가 봤을 때 바깥쪽 그 높은 코스는 그렇게 쳐야만 홈런이 나올 수 있다. 그 높이에 칠 수 있는 최고로 잘 친 홈런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범호 감독은 “선수 본인은 자기 타격 자세가 있다. 그 자세에서 쳐야 완벽하다 생각하는 것 같다”며 “워낙 잘 맞았기 때문에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휘지 않았다. 빗맞았으면 바깥으로 휘어져 (파울로) 나갔을 것이다. 완벽한 코스에서 (배트가) 공을 눌렀다. 상대 투수 공에 밀리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김도영은 올해 우측으로 넘긴 홈런이 5개, 우중간으로 넘어간 홈런이 1개로 밀어서 넘긴 홈런이 6개다. 전체 홈런의 20.7%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 스스로의 표현대로 감이 안 좋을 때 ‘밀려서’ 넘어간 홈런이라고 해도 이 정도라면 어쩌다 한두 번 나오는 우연이 아니라 기술이라고 봐야 한다. 

 

5일 현재 올 시즌 103경기 타율 3할5푼1리(404타수 142안타) 29 홈런 82타점 103 득점 44 볼넷 81 삼진 출루율 .416 장타율 .651 OPS 1.067을 기록 중인 김도영은 안타·득점·장타율·OPS 1위, 홈런 2위, 타율 3위, 타점·출루율 5위로 주요 공격 부문에서 5위 안에 들고 있다. 도루도 30개로 이 부문 공동 6위. 역대 최연소 30-30 클럽에도 홈런 하나만 남겨두고 있다. 

 

산술적인 페이스로는 40-40 클럽 가입도 가능하다. 2015년 NC 에릭 테임즈가 47홈런 40 도루로 KBO리그 최초이자 유일한 40-40 대기록을 쓴 바 있다. 3월 시즌 극초반을 제외하곤 4월부터 4개월 넘게 페이스가 처지지 않고 꾸준함을 보여주는 김도영의 기세라면 못할 것도 없다. 

이범호 감독은 “개막 초반을 빼곤 타격 페이스가 떨어진 적이 없다. 유지를 계속 잘하고 있다”며 40-40 달성 여부에 대해 “체력을 아끼기 위해 지금은 도루를 일부러 안 하는 것 같다. 도루야 (마음먹으면) 쉽게 쉽게 하는 친구라 관건은 홈런일 것이다. 가면 갈수록 상대 견제도 심해질 텐데 35개에서 40개 언저리 정도 치지 않을까 싶다. 체력 관리나 모든 면에서 좋은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스태프에서도 도와줘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런 기회가 쉽게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범호 감독도 응원하는 마음이 크다. “40-40은 대단한 기록이다. 앞으로 더 좋은 시즌을 만들 수 있는 선수이지만 이런 기회가 왔을 때 할 수 있으면 본인한테도 좋고, 우리나라 야구에도 굉장히 큰 역사가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4일 한화전이 폭우로 우천 취소되면서 김도영은 광주 홈에서 30-30 기록 달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6~8일 KT, 9~11일 삼성 상대로 광주 홈 6연전이 예정돼 있다. 눈앞에 다가온 기록이지만 김도영은 “앞으로도 기록에 대해선 전혀 생각 안 할 것이다. 팀이 필요로 할 때 살아나가는 데 신경 쓰겠다”며 팀 퍼스트를 강조했다.

- 출처 : OSEN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