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거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에 재미있는 사진이 등장했다.
‘페이커’ 이상혁, 정확히 말하자면 페이커로 둔갑한 한 남성이 수많은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들에게 둘러싸여 절을 받고 있는, 왠지 모르게 뿌듯한 모습의 사진이 올라온 것.
리그오브레전드 유저로 추정되는 아이디 ‘DedlyMuFFiNkid’는 ‘페이커’ 이상혁의 가면을 쓰고 이달초 LA에서 열린 2016 애니메이션 엑스포 현장에 나타났다.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 코스프레를 훌륭하게 해낸 것이다.
게임 속 챔피언이 아닌 프로게이머가 되고자 했던 이 팬의 계획이 완벽하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페이커’란 이름의 네임밸류 덕분이다. 페이커 이상혁은 한국 롤챔스에서 5번이나 우승을 차지했고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도 두 번이나 우승하는 등 2013년 데뷔 이후 지금까지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최고의 프로게이머다.
라이엇게임즈의 더스틴 벡 부사장이 “LoL의 마이클 조던 같은 존재”라고 언급한 이후로 이상혁은 LoL e스포츠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가 됐다. 얼마 전 미국 CNN 방송에서도 e스포츠의 세계적 붐업(Boom Up) 현상을 다루면서 ‘페이커’ 이상혁을 집중 조명했다.
CNN은 3분 남짓한 영상을 통해 한국과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페이커와 그를 추종하는 팬들의 인터뷰를 실었고, 이상혁이 국내에서 프로야구 시구자로 나섰던 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LoL의 월드 챔피언 ‘페이커’는 한국에서‘슈퍼스타’로 통하며 LoL계의 ‘리오넬 메시’ ‘마이클 조던’으로 평가된다” – 2016년 5월 CNN 보도.
페이커는 언제부터 이렇게 스타가 된 것일까.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접했다는 이상혁은 고등학생일 때부터 솔로랭크 1등을 찍는 등 두각을 드러냈다. 국내 최고의 프로게임단 중 하나인 SK텔레콤 T1에 입단한 후로는 팀 내에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큰 기복 없이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다.
게임 내적으로는 ‘완전체’에 가깝다는 평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엄청난 피지컬을 지닌 선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섬세한 콘트롤과 자신감에서 비롯된 대범한 무빙은 여전히 페이커만이 가능한 ‘슈퍼플레이’를 탄생시킨다. 엄청난 챔피언 폭도 장점이다. 싸움도 잘하는데 무기까지 다양하니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특히 올해부터는 팀플레이를 염두에 둔 챔피언 선택이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놀랍게도 페이커의 활약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상혁은 지난 11일 롤챔스 무대에서 최초로 통산 1,000킬의 대기록을 세웠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MVP 포인트도 따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기록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앞으로도 계속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경기가 잘 풀리는 날이면 나 역시 내 팬들처럼 내 영상을 찾아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친 기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뛰어난 재능과 꾸준한 최고 성적, 리더십 등으로 눈에 띄는 운동선수. 팀 스포츠에서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팀에 이바지하는 공헌도가 높은 선수. 프로 스포츠의 경우 슈퍼스타는 높은 연봉을 받게 되며, 대중매체에 의해 널리 알려져 국가의 영웅과 같은 의미를 부여 받기도 한다.
이상혁은 이미 LoL의 슈퍼스타다. 당신이 만약 LoL을 즐기는 유저라면 페이커, 혹은 페이커의 가면을 쓴 남자를 만났을 때 기꺼이 경의를 표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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