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표는 세계 1등이에요. WCS 우승." '요즘 대세' 김준호가 이제야 제대로 된 포부를 밝혔다.
김준호는 지난 10월 31일 CJ엔투스의 연습실에서 진행 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새로운 목표 지점을 제시했다. '한국 1등이 세계 1등'이라는 e-스포츠강국의 프로게이머답게 전세계를 겨냥한 공언이다.
하지만 팀 이야기가 나오면 분위기는 사뭇 달라진다. 팀워크 앞에 겸손해지는 김준호다. '2012 SK플래닛 스타 프로리그 시즌2'에서 5년 만에 CJ엔투스의 우승을 이끈 김준호는 공을 동료들과의 팀워크로 돌렸다.
"지금 팀은요, 팀워크가 좋아요. 노하우를 공유하고 새로운 것을 찾으면 알려주고요. 그전에는 알게 모르게 팀 내에서도 경쟁심 같은 게 있어서 나만의 빌드 같은 건 숨기거나 하는 그런 분위기였죠."
'2012 WCS 아시아 파이널 4위', '2012 WCS 한국대표 10인'으로 CJ엔투스의 에이스로 자리잡은 그도 프로게이머로서 순항만을 해온 것은 아니다. 20살의 청년이지만 아직은 앳된 소년의 얼굴을 하고 있는 그는 게이머의 길을 걸은 지 벌써 햇수로 4년 째다.
17살이라는, 대부분의 청소년이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할 나이에 프로게이머의 삶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자 그는 "게임을 좋아하다 보니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된 것 같다"고 답했다.
"중학교 1학년 때 친구들이랑 팀 전을 해봤는데 재미있더라고요. 그리고 중학교 2학년 때 개인전을 하면서 실력이 늘고, 깨닫는 재미에 빠지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교내 랭킹 1위더라고요. 같이 하던 친구들이 2, 3위였고요. 내가 게임에 재능이 있다는 걸 느꼈죠. 이 때 친구들이랑 많이 어울려 다니면서 연습했는데 이게 놀이보다는 게이머가 될 준비였던 것 같아요."
공부를 잘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오히려 자신이 놀라며 "아니요. 공부에 뜻이 없는 건 일찍부터 알았어요. 축구선수가 하고 싶었는데 키가 안 자라더라고요. 좌절을 했죠. 그 다음엔 달리기가 빠른 편이어서 육상선수를 목표로 했는데 800m에서 8등 하고는 이것도 접었죠. 진학을 해야 하는데 성적은 안되고 내가 잘하는 건 게임이니까 '이 길이다' 하고 마음 먹었죠."
학업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에 게임에 빠져있는 아들을 보고 부모님은 반대가 심했다. 그는 부모 몰래 연습을 했으며 때로는 사우나를 가거나 친구네 집에서 잔다는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한계를 느낀 그는 클랜의 선배들로부터 조언을 얻어 부모를 회유할 방법을 찾았다.
"처음에는 동네 PC방 같은 작은 대회에서 입상해서 실력을 증명해갔어요. 한 번 대회에 나오니까 물꼬가 트여서 계속 출전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결정적인 거는 방송에 나왔던 적이 있어요. '엘리트 스쿨리그'라고 중학생 신분으로 친구들이랑 기대도 안하고 예선에 나갔는데 본선 진출을 해서 방송에 나왔죠. 바로 올킬당하긴 했지만 방송에 나왔잖아요. 이걸 부모님께 보여드렸는데 이 때 부모님의 반대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나 싶어요."
그는 공고에 진학 했다가 게이머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는 화곡동의 성지고로 전학 했다. 그리고는 집에서의 연습에 모자람을 느끼고 아마추어 숙소에 들어갔다. 이 때 흔쾌히 허락한 부모의 모습에 약간 놀랐다고 한다.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온 그에게 기회가 왔다. 그렇게 그는 2009년 위메이트 폭스의 지명으로 프로의 세계에 입성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팀에는 이미 자신과 같은 저그 종족으로 이미 이름이 나있는 신노열, 이영한이 버티고 있었다.
"2군에 있을 때는 반복되는 훈련에 기계가 된 것 같았어요. 그리고 처음에는 게임 하는 재미에 힘든 것도 몰랐는데 주변에서 점점 힘든 소리와 불안의 소리가 나오니까 저도 덩달아 동요가 되더라고요. '이러다 1군 갈 수 있을까', '미래가 보장이 될까' 등등 많은 고민이 한꺼번에 밀려왔어요."
그러던 중 2010년 이윤열의 제안으로 대한항공 광고에 출연해 먼저 얼굴을 알렸다. 이후 10-11 하반기에 출전기회를 얻나 싶었으나 프로 데뷔 전에서 고배를 마셨고 이어서 팀이 해체되는 고초를 겪어야 했다.
"생각해보니 힘든 시기가 많았네요. 이 때, 아마추어 숙소를 다시 찾았죠. 조인클랜이라고 하는데 이 숙소에서 7개월 정도 있었어요. 그런데 연습량이 적어지니까 실력도 줄고, 미래가 불안해서 마음 고생을 좀 했죠."
이후 CJ엔투스로 영입돼 스타2에서 프로토스로 종족을 전향하고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마침내 SKT1의 정윤종을 꺾고 팀 우승에 일등공신으로 우뚝 섰다.
"저의 모토가 '즐기면서 재미있게 하자'인데 스타2에서도 저그로 플레이하면 매력이 없을 것 같아서 프로토스로 바꿨어요. 그런데 요즈음 스타2에 익숙해지니까 새로움을 찾지 못해서 재미가 떨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에요. 실력이 제자리 걸음이에요. 그리고 종족끼리 같이 앉는 게 도움이 많이 되는데 독학하고 있어서 더 정체기인 것 같아요. 코칭 스태프한테 자리 변경해달라고 하려고요."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김준호와의 짧은 만남은 '프로게이머'에 대한 약간의 편견을 깨놓기에 충분했다. 그는 외쳤다, 장난기 가득하지만 강한 의지가 담긴 목소리로….
"제 목표는 세계 1등이에요. WCS 우승."
-출처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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