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메이션까지 바꿨는데…‘FC온라인 황제’ FSL ‘충격 탈락’ [SS시선집중]
‘황제’가 조별예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좀처럼 포기하지 않던 주력 포메이션까지 바꾸며 경기에 나섰음에도 결과가 좋지 못했다. 디플러스 기아 ‘곽’ 곽준혁(25)이 FC온라인 슈퍼 챔피언스 리그(FSL)서 탈락했다.
곽준혁은 2025 FSL 스프링 A조 최종전에서 젠지 e스포츠 ‘체이스’ 권창환에게 패했다. 세트스코어 0-2 완패다. 경기 내용에서도 완전히 밀렸다. 1세트서 먼저 잡은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1-3으로 졌다. 2세트서는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0-1로 무릎 꿇었다.
이날 곽준혁은 1세트에서 본인을 상징하는 포메이션인 4-2-3-1을 선택하지 않았다. 최근 4-2-3-1의 수비 약점이 드러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팀배틀부터 꾸준히 흔들렸다. ‘끝장 승부’를 앞두고 결단을 내린 것.
4-2-3-1 대신 4-1-2-3을 꺼냈다. 그러나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벼락같은 선제골을 터트렸다. 거기까지였다. 이후에는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곽준혁이 4-2-3-1을 즐겨 사용한 이유는 간단하다. 풀백까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시켜 공격 숫자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스 근처에 공격 숫자가 많을수록 곽준혁이 즐기는 세밀한 공격이 가능하다.
반면 4-1-2-3은 풀백 공격 가담이 많지 않다. 윙포워드를 활용한 선 굵은 공격에 어울린다. 역습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엑시토’ 윤형석이 보여주는 플레이가 대표적이다. 지공을 좋아하는 곽준혁은 4-1-2-3에서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수비는 수비대로 문제였다. 곽준혁은 수비도 공격적이다. 기다리기보다는 달려드는 압박 수비를 선호한다. 4-2-3-1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두 명이다. 압박이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대비가 된다.
4-1-2-3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한 명이다. 자칫 압박에 실패하면 센터백을 보호하는 선수가 사라진다. 이런 문제가 1세트서 연이어 나왔다. 내리 세 골을 준 이유이기도 하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했다. 그래서인지 2세트에서는 다시 4-2-3-1로 돌아왔다. 포메이션을 바꿨지만, 넘어간 분위기까지 바꾸지는 못했다. 결국 경기를 내줬다.
이적 후 팀원이 바뀌었다. 더욱이 ‘캡틴’으로 선수들을 챙겨야 하는 입장이다. 곽준혁에게는 여러모로 혼란스러웠을 이번 FSL 스프링이다.
조기 탈락은 분명 뼈아프다. 다음 시즌까지 재정비할 시간이 많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실패에서 배운다고 했다. 그동안 곽준혁은 실패에 대한 빠른 피드백을 보여왔다. 올시즌 부진했지만, 그래도 다음 시즌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유다.
- 출처 : 스포츠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