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던지지 않겠다".
KIA 타이거즈 좌완 이의리(21)가 복귀를 앞두고 주무기 변화구를 봉인했다. 구종 목록에서 과감하게 체인지업을 제외해 포피치에서 스리피치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팔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이유였다.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한 극약처방이었다.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 주목된다.
이의리는 지난 22일 202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퓨처스리그 광주경기에 등판했다. 4월10일 광주 LG전에서 투구도중 왼팔의 불편함(굴곡근 염좌)을 호소하고 이탈한지 42일 만의 실전등판이었다. 2이닝 동안 50구를 던졌다.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 투구였다. 오랜만의 피칭인 탓인지 깔끔한 투구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최고 151km 스피드를 과시했다. 볼을 던질수록 밸런스로 찾아나가는 모습이었다. "팔상태는 불안한 느낌은 없다. 전체적으로 좋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던지다보니 너무 조절하려고 했다. 세게 던질 때가 밸런스가 좋았다. 억지로 힘쓰지 않고 앞에서 가볍게 던지니까 공도 잘 가고 스피드도 좋았다"라고 자평했다.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만 구사했다. 직구 34개, 슬라이더 9개, 커브 7개를 던졌다. 주무기 체인지업을 던지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이의리는 "체인지업 던질 때 (팔이) 별로 안좋았다. 캐치볼 할 때 체인지업을 던지고 다른 구종을 던지면 통증이 오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체인지업을 던지고 나면 팔이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특히 올해는 체인지업을 던지지 않겠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통증이 이어지니까 (트레이팅 파트에서도) 안던지는게 낫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팔을 안다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는 던지지 않을 것이다. 대신 커브와 슬라이더 제구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가볍게 던지는 것만 좋아지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의리는 입단 초기에 체인지업을 습득해 주무기로 사용해 왔다. 우타자의 헛스윙을 끌어내는 유용한 도구였다. 작년 시즌에도 직구(59%)와 슬라이더(21.4%) 다음으로 많게 체인지업(11.4%)을 던졌다. 커브는 8% 정도였다. 직구 또는 슬라이더와 달리 던지는 동작이 달라 팔에 부담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무래도 4개 구종을 던지다 체인지업을 제외하면 선택지가 줄어들어 타자들 상대하는데 불리할 수도 있다. 반면 본인의 말대로 슬라이더와 커브 등 다른 구종의 가치를 높이고 제구에 신경 쓴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직구의 구위는 국내 투수 가운데는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의리의 변화가 어떤 결과를 도출할 것인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이의리는 늦어도 다음주부터는 1군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팀 선두 유지에 보탬이 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선수들이) 1등 자리를 지키면서 한 경기 한 경기 힘들 것이다. 불펜들도 힘들고 야수 선배들도 지칠 텐데 열심히 해주셔서 감사하다. 아직 시즌 많이 남았다. 빨리 올라가서 함께 야구하며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희망했다. 이범호 감독은 23일 내복사근 부상 이후 첫 등판에 나서는 임기영의 투구까지 지켜보고 1군 콜업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 출처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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