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박상진의 e스토리] GSL 박진영 해설이 답하는 최고가 된 유망주의 결승 대결

Talon 2018. 9. 15. 08:52

얼마 전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진에어 그린윙스 테란 조성주가 금메달을 획득하며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조성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올해 마지막 GSL 시즌까지 결승에 진출하며 최전성기를 구가 중이다. 이런 조성주의 앞을 가로막은 선수는 같은 테란 전태양.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시절부터 항상 유망주로 불리던 전태양은 비슷하게 스타크래프트2에서 유망주로 불리던 조성주와 대결을 벌이게 된 것.

이번 결승에서 조성주가 우승하면 GSL에서 전무한 3회 연속 우승과 더불어 한 해의 모든 정규 시즌을 우승한 첫 선수로 기록된다. 전태양 역시 조성주를 꺾으면 생애 첫 한국 스타크래프트2 정규 리그 우승을 차지한다. 두 선수 모두 놓칠 수 없는 결승이다.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는 조성주와 전태양이 15일 벌이는 2018 GSL 시즌3 결승. 올해 블리즈컨 진출은 모두 확정됐지만, 자신만의 목표를 가지고 경기에 임한다. 같은 테란, 그리고 유망주로 성장했다는 공통점을 가진 조성주와 전태양의 이번 결승은 어떻게 진행될지 GSL 박진영 해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시즌의 조성주와 전태양의 결승까지 경기력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양쪽 다 완벽하다. 기량이 최고조에 올랐고, 우승을 차지하기 위한 좋인 기회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대회의 기세가 11월에 있을 블리즈컨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조성주는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더불어 GSL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최고의 모습을 보인다. 이기기 힘든 상황에서도 이기는 상황을 만들고, 이기는 상황을 어떻게 굳히는 지 잘 알고 있다. 전태양은 2016년 GSL 준우승 이후 판짜기 능력을 계속 키워왔고, 이번 시즌에서 모습을 봤을 때 충분히 성장했다고 본다. GSL에 집중하기 위해 중국 대회까지 포기한 게 전태양이다. 조성주보다 전태양이 더 간절한 결승이다.

-조성주는 시즌 1에서 김대엽, 시즌 2에 주성욱에 이어 시즌 3에서 전태양이라는 전 kt 롤스터 선수를 만나 결승을 치른다. 조성주의 이전 결승 상대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시즌1에서는 김대엽의 우승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김대엽의 경기력이 좋았고, 조성주가 이기는 상황을 그리기보다는 피지컬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준비하기도 편하고 우승 경험도 도움이 될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시즌1에서 조성주는 결승 판짜기에서 다른 모습을 보였다. 테란 대 프로토스에서 테란이 할 수 있는 전략이 없었던 시절 길을 열어 준 게 조성주다. 김대엽을 잡고 나서 주성욱과의 결승에서는 조성주의 우승을 예측했고 4대 2 정도로 예상했다. 하지만 더 유연한 판짜기와 피지컬까지 겸비해 4대 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조성주와 전태양의 이번 시즌 동족전 경기력은 어떤지
조성주는 이제 스타크래프트2 본좌 자리에 오르기 직전이다. 8강에서 고병재에서 3대 0 스코어를 기록했고, 결승에서도 동족전을 벌인다. 조성주의 기량이 먼저 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걸 막은 게 전태양이다. 작년 WESG 우승 상금 1억 원을 두고 벌인 경기에서 전태양이 조성주를 상태로 4대 3으로 승리했고, 조성주의 기세가 잠시 멈췄다. 전태양은 조성주에게 각별한 상대다. 테란에는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주지만, 정석 그대로 최선이라는 플레이를 보인다. 완벽한 테란의 플레이가 이런 거라는 모습을 보인다. 전태양은 상대를 분석하는 스타일이다. 상대의 스타일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선수다. 조성주의 동족전 약점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쉽지 않을 거로 생각된다. 이번 시즌 조성주는 동족전에서 패배한 적이 없다. 약점을 찾기 힘들고, 그래서 3회 연속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전태양에게 쉽지 않은 결승이 될 거다.

-두 선수 모두 전진 빌드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데, 이 점이 결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프로토스전에서 두 선수 모두 잘 나가고, 그다음이 저그고, 마지막이 테란이다. 결승 7세트를 모두 합쳐서 한 세트 정도 전진 병영이 나올 거 같다. 동족전에서 명확한 해법이 존재하는 빌드고, 그래서 잘나가는 테란들이 나가지 않는 신선한 장면이 연출될 거 같다.

-동족전으로 벌어지는 경기인데, 게임 양상은 어떻게 흘러갈 거로 보나
모두 바이오닉 테란을 잘 활용하는 선수다. 하지만 최근 메카닉 빌드도 괜찮다고 재평가 받았다. 바이오닉 빌드를 활용한 속도전은 병력을 한 번 흘리면 위험해지지만, 메카닉 빌드는 느린 대신 안전하다. 결승전 같이 중요한 무대라면 무리수보다는 안정감이 높은 빌드를 활용할 확률이 높다. 조성주는 32강과 8강 두 번만 동족전을 치렀고, 전태양은 32강에서 한 번만 테란전을 치렀다. 둘 다 동족전에서 보여줄 게 남았다는 이야기다. 조성주가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전투순양함 같은 빌드를 계속 사용하기는 힘들지만 깜짝 빌드로 사용할 수도 있고, 고병재를 상대로 보여준 레이트 바이오닉도 다시 나올 수 있다.

-이번 결승을 앞두고 두 선수의 연습 환경이 결과에 미칠 영향이 있을지
두 선수의 가장 큰 차이다. 조성주는 같은 팀 테란인 김도욱이 있다. 이번 결승에서도 전담 마크를 해줄 거고, 같은 종족이 아니더라도 옆에서 경기를 보고 조언해줄 수 있는 동료가 많다. 반면 전태양의 주력 연습 상대는 '스페셜' 후안 로페즈인데, 지금 WCS 서킷에 참가하느라 해외에 나가 있는 상태다. 전태양 역시 '소래포구'로 알려진 외국인 선수 연습실에서 결승을 준비 중이지만, 조성주보다 환경이 좋지 않고 이를 어떻게 극복하냐가 관건이다.

-본인이 생각하는 결승 예상 스코어와,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있다면
4대 3으로 조성주의 우승을 예상한다. 결승은 실력적이 부분이 비슷하다면 멘탈로 넘어간다. 두 선수 모두 어린 시절부터 선수 생활을 해서 그 부분이 강하다는 생각을 못 받았다. 하지만 모두 올해 멘탈 부분을 극복했다. 특히 전태양은 4강에서 엄청난 정신력과 집중력으로 무승부를 만들어냈고, 결국 결승에 올랐다. 서로가 인정하는 만큼 경기가 한쪽으로 기울 가능성도 적고, 전진 병영을 시도할 여지도 적다. 그래도 최고의 자리를 앞두고 있는 조성주가 조금 더 강하게 집중력을 보일 거라고 예상해 조성주의 우승을 예측했다. 전태양 역시 생에 첫 한국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대업을 앞두고 있어 예상이 뒤집힐 가능성도 충분하다.

-결승전을 앞두고 시청자들과 팬들에게 한마디
조성주가 우승하면 전무한 역사적인 기록이 세워진다. 스타크래프트2에는 최강자가 없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번에 조성주가 우승하면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본좌의 자리에 오른다. 전태양 역시 GSL 우승에 이어 블리즈컨 우승까지 이어간다면 올 시즌 최고의 테란은 전태양이 될 수 있다. 이번 결승에 오시거나 보는 분들이 이러한 스토리에 집중해서 응원해주신다면 어느 때보다 기억에 남을 대회가 될 거 같고, 그래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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