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즈

KBS의 다양한 시도 [클릭TV]

Talon 2018. 10. 4. 09:29

2018.10.02.


요즘 KBS를 구석구석 살펴보면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형식의 프로그램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난 9월 17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오늘밤 김제동〉이 먼저 눈에 띕니다. 〈오늘밤 김제동〉은 기존 〈뉴스라인〉의 분량을 줄이고 30분을 방송하는 생방송입니다. 보통 생방송이라 하면 뉴스이거나 아침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일단

<오늘밤 김제동> KBS

〈오늘밤 김제동〉은 심야 시간에 생방송이 과연 가능한지를 실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KBS1 프로그램의 특징이었던 엄숙성을 어느 정도 걷어내고 방송 중간 시청자들의 반응을 하단에 댓글 형태로 표시하는 등 재미와 생방송의 묘미를 살리려고 애를 썼습니다. 아직 시청률은 2%대로 저조한 편입니다.

지난 9월 6일과 13일 2주에 걸쳐 방송됐던 〈도시전설〉 역시 이례적인 형식을 갖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대한민국의 도시 곳곳에 숨겨진 진짜 장소에서 장소의 비밀을 추리하는 ‘다크 버라이어티’ ‘공포 예능’을 표방합니다. 〈대탈출〉(tvN)처럼 방탈출 게임의 요소를 도입해 한 장소에서 다음 장소로 옮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어진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을 줍니다. 그런데 이런 요소들을 다 조합하니 안타까운 현대사의 한 페이지가 열립니다. 1회에서는 서울 대학로 14구 유골의 미스터리와 2회에서는 선감학원의 진실을 다뤘는데요. 1회는 일제강점기, 2회는 40년 동안 아동의 인권이 유린된 역사를 보여줬습니다. 러블리즈, 우주소녀 등 아이돌가수가 출연하고 VR(가상현실) 관련 기기를 이용한 구성도 보여줘 예능적 재미와 다큐멘터리의 의미, 그리고 매체로서 TV의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시청률은 2%를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회사가기 싫어> KBS

6부작으로 준비된 〈회사가기 싫어〉는 지난 9월 12일부터 방송 중입니다. ‘모큐멘터리(Mockumentary)’ 장르를 표방하면서 하나의 가상 회사를 상정해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최대한 진짜처럼 준비해 시청자를 몰입하게 하는 형식입니다. 중소기업 ‘한다스’ 영업기획부를 배경으로 직장문화를 다각적으로 탐구합니다. 온갖 부조리와 답답함이 재구성돼 직장인의 애환을 전합니다. 현실을 반영하다보니 분위기는 어두울 수 있다고 예상되지만 각종 영화나 드라마의 패러디, 은어의 설명, 중계 등 이질적인 장르를 들여오는 이른바 ‘병맛’ 구성으로 재기를 더했습니다.

KBS는 공영성 등을 이유로 그동안 변화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새로운 형식은 모두 KBS에서 이뤄지고 있는 시도입니다. 예능, 교양, 뉴스 보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같은 변화는 새로운 사장의 부임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권위주의 정권이 지속되는 지난 몇 년 동안 ‘알아서’ 검열하고 건드리지 않았던 분위기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분위기가 바뀌고 자유롭게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프로그램들은 아직은 시청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러면 어떻습니까. 변화하고 도전해야 발전합니다. 사람뿐 아니라 방송사도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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