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한국에서는 e스포츠로 한 시대에 한 게임만이 인기를 얻었고, 그 외의 게임은 접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TV의 시대가 저물고 채널과 시간에 제한이 없는 인터넷 미디어의 시대가 열리자 상황이 바뀌었다. 최고 인기를 얻은 게임 외에도 다양한 종목의 게임의 리그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며 시청자들의 취향에 맞추고 있다.
특히 한국은 e스포츠에서 FPS 장르 게임 리그를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한국 지역에서도 FPS 게임들이 인기를 얻으며 과거 RTS와 MOBA 장르만을 볼 수 있었던 시절에서 벗어나 새로운 종목들이 선보이고 있다.
유비소프트의 레인보우식스 시즈 역시 이러한 분위기에서 한국 리그를 재편해 진행 중이다. 레인보우식스는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PC방에서 인기있던 게임 중 하나. 2015년 레인보우식스 IP를 인수한 유비소프트는 레인보우식스의 시리즈인 레인보우식스 시즈를 개발했고, 글로벌 리그와 함께 올해 들어 한국 리그도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FPS 종목이 예전보다 시청자와 게이머에 친숙하지만, 그래도 한국 시장의 장벽은 높은 편이다. 유비소프트는 어떤 이유로 한국 시장에 레인보우식스 시즈 종목을 소개하고 대회를 진행 중인지 유비소프트 코리아 한정호 시니어 브랜드 매니저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터뷰에 앞서 소개와 함께 한국에서 레인보우식스 시즈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유비소프트 코리아에서 레인보우식스 시즈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한정호입니다. 레인보우식스 시즈는 전 세계 6천만 명 정도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는 유비소프트의 대표 FPS입니다. 한국에도 100만 명 정도의 유저를 확보하고 있고, 지금은 그 수가 더 증가한 가운데 레인보우식스 시즈라는 게임을 활성화하기 위해 e스포츠를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레인보우식스 시즈 리그를 시작한 지 2년 정도 시간이 지났고, 이제 본격적으로 저변을 늘리기 위해 올해부터 리그 홍보나 진행에 더 적극적으로 나선 상황입니다. 리그 구조도 손을 보면서 전체적인 초석을 다지는 단계죠.
과거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 시기 PC방에서 같이 인기가 있었던 FPS 게임이 레인보우식스였죠. 저 역시 PC방에서 두 게임을 번갈아 가면서 했을 정도로 한국에서 레인보우식스는 낯익은 브랜드입니다. 한국에서 e스포츠 리그가 진행 중인 시리즈인 레인보우식스 시즈는 어떤 특징을 가진 게임인가요
레인보우식스라는 브랜드는 20세기 후반인 1998년 정도부터 만들어진 브랜드로, 유비소프트가 IP를 인수해 2015년에 레인보우식스 시즈를 개발하고 출시했어요. 레인보우식스 시즈라는 게임은 기존에 있던 게임과는 다르게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게임이고, 크게 보면 이를 두 가지로 소개할 수 있습니다. 먼저 게임이 진행되는 맵을 변형시킬 수 있는데, 잘 아시겠지만 벽을 뚫을 수도 있고 파괴할 수도 있습니다. 덕분에 전략적으로 맵을 활용할 수 있죠. 그리고 보통 FPS 게임들은 등장하는 캐릭터의 기본적으로 능력치가 비슷한데 레인보우식스 시즈에 등장하는 오퍼레이터들은 각각의 특성과 특수 능력을 갖고 있어 특수 능력들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어떻게 조합을 맞추는지에 따라서 승패가 나뉘는 전략적인 요소도 있습니다.
레인보우식스 브랜드에 친숙한 한국에서 e스포츠 리그를 시작하셨습니다. 한국은 e스포츠 종목이 다양하게 진행되는데, 시장의 어떤 면을 보고 리그 시작을 결정했나요
리그를 시작한 지 2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많이 알려지지 않아 올해부터 리그가 시작된 거로 아시는 분들이 많지만, 이미 2년 정도 된 리그입니다. 작년에 조금 더 체계적으로 리그를 구성할 계획을 세워 대회 구조도 새로 짜고, 브랜드 이미지도 새로 만들었죠. 그리고 한국에서 e스포츠 리그를 시작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대한민국은 e스포츠의 종주국이고 문화가 태생된 국가'라는 상징성 때문에 유비소프트 본사의 모든 경영진이나 구성원들이 e스포츠를 할 거면 한국에서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한국 e스포츠 시장을 레인보우식스 시즈로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우리 게임이 e스포츠로 얼마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했고, 이런 마음가짐을 기반으로 한국에서 e스포츠에 도전한 거죠. 지금까지 유비소프트의 게임 중에서 e스포츠로 보여줄 수 있는 게임이 많지 않았습니다. 유비소프트는 콘솔을 기반으로 한 패키지 게임 위주였기에 첫 도전이라고 할 수 있는 레인보우식스 시즈를 e스포츠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노력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리그를 시작했었습니다.
한국에서 리그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유비소프트 본사와도 충분한 논의가 진행됐겠네요. 쉽지 않았을 과정이라고 예상합니다
전체적으로 제가 설득하기도 전에 본사가 한국 시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작년에 본사에서 e스포츠 및 전체 경영진이 한국에 방문했었고, 라이엇 코리아에서 감사하게도 롤파크 투어까지 허락해 본사 임직원들이 한국 e스포츠 현황에 대해 직접 확인할 수 있었죠. 이번 인터뷰를 통해 작년 롤파크 방문을 승낙해 준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에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덕분에 한국이 가진 세계 최고 수준 e스포츠 문화나 시설, 그리고 세계 최고 콘텐츠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환경을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본사에서 우리는 결국 이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좀 더 한국 유저들과 한국 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큰 결정을 내렸죠. 그래서 높은 수준의 예산 증액과 리그 확장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결정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올해 다양한 리그를 만들고 많은 방송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던 힘이 됐죠.
리그를 개편했는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진행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첫 번째로 게이머 커뮤니티가 원하시는 눈높이에 맞추려 했습니다. 이미 다양한 e스포츠 종목이 한국에서 인기 있고, 덕분에 높은 수준의 e스포츠 콘텐츠들이 제작되고 활용되기에 레인보우식스 시즈 역시 e스포츠를 만들 때도 그 수준과 눈높이에 맞는 리그와 운영, 그리고 상금의 규모를 맞춰야 했죠. 리그 재편을 진행하며 로고 역시 새로 디자인했는데, 브랜딩부터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로 한국 게이머가 좋아하고 한국 리그라는 의미를 담아 로고를 만들었습니다.
새로 개편한 리그의 구조는 어떻게 될까요
코리안 오픈이 1부 리그로, 그 아래에 2부 리그 개념인 코리안 오픈 트라이얼즈가 있습니다. 코리안 오픈 트라이얼즈 최상위 두 팀과 코리안 오픈 최하위 두 팀끼리 승강전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팀들이 경직되지 않고 계속 경쟁적인 구도를 가질 수 있도록 구성했죠. 1년에 세 번 시즌을 진행할 예정으로,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안타깝게도 시즌들이 뒤로 밀려있지만 내년부터 정상화된다면 봄-여름-가을 이렇게 3시즌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특히 국내 리그는 글로벌 리그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코리안 오픈의 한 단계 위 리그인 글로벌 에이펙 노스 리그에 한국팀이 승강전을 통해 올라가는 방식으로 구조가 잡혀 있습니다. 한국 리그만 독립되어 리그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고, 이 리그를 통해서 선발된 팀들이 글로벌 리그에 출전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식스 인비테이셔널까지 이어지는 글로벌 로드맵까지 연결되어 있는 구조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FPS 장르 게임이 주목받지 못하다 블리자드의 오버워치 이후 펍지의 배틀그라운드가 출시되며 한국에도 FPS가 저변이 확대됐죠. 레인보우식스 시즈 역시 선수층이 늘었을 거 같습니다
총 8팀을 선발해서 코리안 오픈을 진행하는데 지금 프로 게임단은 5개 팀이 있습니다. 3개 팀은 아마추어 팀들로 구성되어 있고요. 그래서 저희가 컵이 아니고 오픈입니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다 아우르기 위함이죠. 작년까지는 3개 프로팀만 있었는데 2팀이 추가되었고, 내년엔 많은 곳과 팀 창단을 논의 중입니다.
아직까지 레인보우식스 시즈를 접할 기회가 적어서 리그를 볼 때 사람들이 익숙한 서든어택-배그와 비교하게 되는데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레인보우식스 시즈는 단순한 FPS라고 보기엔 전략적인 요소나 오퍼레이터들이 가진 특수 능력들이 강해요. 특수 능력들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승패가 나뉘기 때문에 실제로 e스포츠 리그에 밴픽이 존재하고요. 전략적인 부분들이 AOS 게임들과 유사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오리지널 FPS와 차별성을 가집니다. 개인의 피지컬이나 이런 부분들만 가지고 승패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오퍼레이터 구성으로 다른 게임 양상을 만들어 낼 수 있죠. 그리고 맵의 지형지물을 파괴해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게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상대의 동선을 예측해 오브젝트를 파괴하고, 경기 양상을 바꾸는 거죠. 그렇기에 게임에 등장하는 폭탄들의 현실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1층에서 천장에 폭탄을 장착해 2층에 있는 선수를 제거할 수도 있죠. 그런 플레이들이 계속 이루어지기 때문에 좀 더 전략적이고 현실적인 부분이 강조된 게임이 레인보우식스 시즈입니다.
다른 게임에 비해 현실적이지만, 그만큼 게임 내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는 이야기도 되겠네요
말씀해주신 부분에 저희도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레인보우식스 시즈를 좀 더 대중화 시키기가 어려운 포인트고, 서든 어택이나 펍지 같은 게임을 접하다가 레인보우식스 시즈로 넘어오실 때 어렵다고 느끼시는 부분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오퍼레이터와 맵을 설명하고 현재 플레이어들이 활용하고 있는 전략을 소개하는 영상이나 콘텐츠들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리그를 진행하기 힘들었을 거 같은데, 내년 이맘때쯤에는 리그가 어느 정도로 성장해 있을까요
레인보우식스 시즈는 세계적으로 굉장히 큰 e스포츠 리그를 갖고 있고,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리그 중 하나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빨리 리그를 알리고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입니다. 한국에서도 글로벌 위상에 부합하는 수준의 인기를 받기를 원하고, 그만큼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제작해서 한국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싶습니다. 굳이 다른 경쟁사들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저희는 보다 재미난 콘텐츠들을 만들고, 내년엔 더 많은 게임단이 레인보우식스 시즈 팀을 만들어주시길 바라고 있고요.
두 번째는 상금 규모를 더욱 키우고 경기 규모도 더욱 키우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선수들이 더 열정적으로 레인보우식스 시즈 프로게이머에 계속 도전하고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어려움과 불편함 없이 오로지 경기에만 몰두할 수 있는 리그 환경을 그들과 함께 만들어 가고 싶어요. 세 번째로는 말씀드렸다시피 보다 많은 경기들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경기가 하나라도 더 많아야 방송도 많고, 선수들도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해 경쟁력을 갖추게 됩니다. 내년에 사실 어떤 몇 명의 누적 시청자수를 확보하겠단 큰 그림보단 한 번이라도 더 경기를 만들고, 한 번이라도 더 방송해서 우리 리그를 좀 더 알리고 좀 더 많은 분들이 다양하게 즐기실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선수들도 중요하지만 시청자들도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하죠. 차츰 레인보우식스 시즈 리그를 진행하며 시청자들도 늘어날 텐데, 시청자들과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레인보우식스 시즈 e스포츠를 사랑해주시는 많은 팬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레인보우식스 시즈 팬들은 굉장히 게임과 리그를 사랑하죠. 매경기 자신의 일처럼 경기 결과나 이후 모습들에 큰 관심을 가져 주시거든요. 향후에 저희 유비소프트 코리아는 e스포츠에 더 많은 투자와 한국 커뮤니티를 위해서 지금보다 더 많은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앞으로 더 재미나고 박진감 넘치는 e스포츠 콘텐츠들을 전달해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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