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핑크

보미·솔라·대성·윤두준, 아이돌의 유튜브 활용법

Talon 2021. 7. 17. 08:50

2021.07.12.

 

아이돌 그룹이 출연하는 TV나 온라인 콘텐츠를 보다보면 종종 이런 말이 튀어나온다. "아 저 친구 이름이 뭐였더라?". 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12명까지 아이돌 그룹 멤버수가 많다보니 개개인의 이름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다. 대다수는 배우로 개인 활동을 하는 '연기돌' 정도만 기억할 뿐이다. 그만큼 그룹이 아닌 멤버 이름까지 대중에 알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브라운관이 주 활동 무대였던 시대에는 더욱 기회를 잡기가 어려웠다. 프로그램 출연 기회도 적었을뿐더러, 자리를 놓고 타 그룹과도 경쟁해야 했고, 또 그 사이에서 멤버들과도 신경전을 벌여야 했다. 그래서 예전 아이돌 그룹들은 돋보이기 위한 과한 개인기, 작위적 리액션 등이 필수였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브라운관은 추억 속으로 사라졌고, 온라인 속 다(多) 플랫폼의 시대가 열렸다. 이는 아이돌 그룹에서도 좋은 기회가 됐다. 개인 온라인 채널을 통해 오롯이 자신의 진짜 매력을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중에서도 유튜브를 기반한 개인 활동이 눈에 띄게 활발하다. 이들은 각자의 이름을 내세운 개인 채널로 그룹 내에선 볼 수 없던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며 대중에게 새롭게 각인되는 중이다. 얼굴 가리고 '부캐'로 활동하는 멤버부터 먹방, 쿡방, 여행기까지 그 면면도 다양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이 개인 채널의 색깔도 점점 달라지고 있다. 어필을 위한 수단에서 '진짜 자신'을 보여주기 위한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진짜 모습을 통해 팬들과 대중 역시 마음을 열고 이들의 개인 활동을 응원하고 있다.

 

 

첫 스타트를 끊었던 아이돌 멤버를 빼놓을 수 없다. 그 주인공은 에이핑크 윤보미다. 보미는 지난 2018년 아이돌 그룹 멤버 최초로 개인 유튜브 채널 '봄봄봄'을 개설했다. 당시만 해도 보미의 개인 채널 운영은 '파격'또는 '이색'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화제를 모았다. '뽐뽐뽐'은 '보미에 의한, 보미를 위한, 보미만의 채널'이라는 컨셉트로, 일상, 여행기, 커버 영상, 제품 리뷰 등 다양한 포맷의 영상이 공개됐다. 그 중에서도 보미의 먹방이 꽤나 화제였는데 예쁜 것에만 초점을 맞췄던 걸그룹 활동 때와는 달리 입을 크게 벌리고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반전 매력이 대중을 사로잡았다. 유튜브 속 보미의 모습은 털털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넘쳐난다. '뽐뽐뽐'은 현재 83만명의 구독자를 보유 중인데, 에이핑크 공식 유튜브 구독자가 131만명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팬덤에 기반한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마마무 솔라도 지난 2019년 '솔라시도'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솔라시도'라는 채널명은 '솔라의 시도'라는 의미로 지었다. 솔라는 해당 채널에 대해 잡지사 '마리끌레르'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단순하게 재밌을 것 같아 시작했는데, 지금은 나를 표현 하는 또 다른 창구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솔라는 '솔라시도'를 통해 여느 유튜버처럼 먹방이나 평범한 체험기도 하고, 가끔 '본캐'로 돌아가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춘다. 하지만 '솔라시도'엔 특별한 점이 있다. 자신을 보여주는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솔라시도'에선 사회적인 의미를 지닌 특집을 꾸민다. '임산부의 날 체험기'를 비롯해 '세계 여성 할례금지의 날' '호국보훈의 달' 등의 특집을 통해 직접 육아의 고충을 보여주기도 하고, 참전용사를 만나 이들의 녹록지 않은 현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진정성 덕분인지 '솔라시도'의 현재 구독자는 무려 317만명이다.

 

 

아예 '부캐'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채널을 운영하는 아이돌 멤버도 있다. 바로 빅뱅의 대성이다. 대성은 '디스플레이(D’splay)'라는 채널을 운영 중인데, 화악산 호랑이 조교의 놀이방이라고 소개한다. 해당 채널에는 대성의 전면 얼굴이 없다. 간간히 옆모습이나 목소리로 그의 존재를 얼핏 인지할 따름이다. 채널이 유명해진 것도 그의 인상착의를 꿰뚫고 있는 몇몇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다. 지금도 대성은 해당 채널에서 자신의 존재를 밝히지 않는다. '디스플레이'에서 그는 그저 화악산 호랑이 조교일 따름이다. 화악산 호랑이 조교로 분한 대성은 드럼 연주와 레고를 이용한 목소리 연기를 주로 선보인다. 여러 아이돌 그룹의 히트곡을 틀어놓고 직접 드럼을 연주하고, 인형극처럼 레고를 이용해 자신의 음성으로 목소리 연기를 한다. 대성에게 '디스플레이'는 그저 놀이와 힐링의 공간이다. 모두가 그의 정체를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 그의 '부캐' 놀이를 함께 즐기고 있다.

 

 

하이라이트 윤두준도 이제 막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팬들과 만나고 있다. 채널명은 '방랑자 윤두준'. 방랑자라는 말에서 느낄 수 잇듯 해당 채널은 여행이 컨셉트다. 윤두준은 평소 팬들 사이에서도 여행을 좋아하기로 유명한데, 자신이 다녀온 여행지에서 직접 영상 촬영하는 것도 즐긴다. 이러한 취미 활동을 결합해 '방랑자 윤두준'을 만들었다. '방랑자 윤두준'에는 윤두준이 직접 카메라를 든 모습과, 직접 촬영한 영상을 모두 볼 수 있다. 윤두준은 해당 채널을 통해 여행의 유용한 정보와 여행지 소개, 또 대리만족을 통한 힐링을 선사하겠다는 목표다. 여행지의 고즈넉한 풍경과 윤두준의 살아있는 입담이 묘하게 어우러지며 힐링을 안기고 있다. 후발 주자이지만 뚜렷한 컨셉트로 나름 잘 전진하고 있다.

 

이들 모두는 유튜브 채널 운영을 통해 개인 인지도를 끌어올리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도전함으로써 '꿩먹고 알먹기'식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해당 채널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다는 것이다. 진짜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통해 작위적이지 않은 본연의 매력으로 대중에게 다가서고 있다. 유튜브로 연 아이돌의 2막. 그 다양한 모습만큼이나 가치를 일구는 새로운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 출처 : 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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