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에서 임애지(25·화순군청)가 12년 만에 한국 복싱에 메달을 안겼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8강전에서 임애지는 콜롬비아의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를 상대로 3-2 판정승을 거두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임애지는 한국 여자 복싱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경기 후 임애지는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제가 우리나라 복싱 발전에 도움이 된 것 같아 정말 행복하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오륜기 모양의 안경을 쓰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임애지는 경기 소감을 묻자 "사실은 너무 무서웠어요"라며 솔직한 감정을 털어놨다. 임애지는 아웃복서로서 스텝을 통해 상대와 간격을 유지하는 전략을 구사했지만, 카스타네다는 전형적인 인파이터로서 첫 라운드부터 강력한 공격을 퍼부었다. 임애지는 "상대가 원래 파워풀한 선수다. 전략을 많이 세웠는데, 내가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공적으로 상대 공격을 흘려보내) 엇박자가 나오는 게 정말 즐겁다. 그럴 때는 내 페이스대로 경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치열한 경기였던 만큼 임애지는 최종 판정이 나올 때까지 승리를 확신하지 못했다. "내가 조금 더 정확하게 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끝까지 승리를 확신하지 못했다"며 당시의 긴장감을 설명했다.
임애지는 이날 경기를 통해 2012 런던 올림픽 한순철의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한국 복싱에 메달을 안겼다. 동시에 한국 여자 복싱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어 더욱 뜻깊은 순간을 맞이했다. 임애지는 "제가 여자 복싱 최초로 유스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땄었다. 그때 최초라는 말을 들어서 무척 뜻깊었는데, 그래서 이번에도 여자 최초 타이틀이 더 뜻깊다"고 밝혔다.
도쿄 올림픽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각각 첫판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던 임애지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의 성과가 더욱 감격스러웠다. "선생님이 도쿄 대회 끝나고 '파리 올림픽 3년 남았다'고 하셔서 그 말에 힘이 쭉 빠졌다. 지난 3년 동안 어떻게 했나 싶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도쿄 때는 대학생, 항저우에서는 (실업팀에 들어가서) 직장인이었다. 직장인이라고 생각하며 버텼다"고 말해 같은 직장인인 기자들을 웃게 했다.
임애지는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11시 34분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와 결승 티켓을 놓고 대결한다. 그는 "선생님들이 (8강 경기를 앞두고) 한 번만 이기면 메달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저는 '(금메달 따게) 세 번 이길 거예요'라고 말했다. 결승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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