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e사람]스포티비 게임즈 김하늘PD "스포츠 같은 롤챔스 만들고 싶다"

Talon 2016. 5. 23. 08:53
스포티비 게임즈 김하늘PD는 지난 2014년 도타2 정보프로그램 시작으로 스타리그, KeSPA컵을 거치면서 선수들의 특성을 살린 스토리와 다양한 아이디어로 팬들에게 큰 호응을 샀다. 특히 2014년 본인이 연출한 도타2 KDL 라운지는 '정보 프로그램은 재미없다'라는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며 도타2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그런 김하늘PD가 오는 25일부터 시작되는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서머 시즌을 맡게 됐다. 특히 롤챔스 서머부터 OGN 단독 중계가 아닌 스포티비게임즈가 가세하면서 어떤 모습이 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포모스에서는 김하늘PD와 만나 방송을 앞둔 소감을 들어보기로 했다.

- 롤챔스를 맡게 됐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없는가
▶ 압박감보다는 어떤 프로그램을 하던지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LoL 방송만큼 힘든 것은 없다. 5대5 대전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다뤄야할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 준비는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궁금하다
▶ 2월부터 조금씩 준비했다. 스포티비게임즈 멤버 중 롤을 경험한 사람이 전무해서 팀을 만드는 작업부터 했는데 정말 어려웠다. 팀원을 세팅한 뒤 그들과 OAP(On Air Promotion, 디자인과 효과를 다루는 작업)부터 음악까지 세부적인 이야기를 한 달 내내 했다. 본격적으로 롤챔스 준비를 시작한 것은 한 달 정도 됐다.

- 그러면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 처음 모였기 때문에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이 힘들었다. KeSPA컵은 처음이라서 (실수가) 용납이 된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아니니까. 리그는 오랜 시간 동안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OGN 만큼은 아니더라도 스포티비게임즈가 롤챔스를 한 이유는 내밀 수 있어야 했다.
 

▲ 새로운 해설 조합, '캡틴잭' 강형우와 '헬리오스' 신동진. 

- 중계진부터 이야기를 해보자. 새로운 조합이었다
▶ 성승헌 캐스터하고는 KeSPA컵부터 같이 하자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렇지만 부산 벡스코서 피파 행사가 미리 잡혀있어서 무산됐다. 그래서 부산에서 만났을 때 내년에도 기회가 되면 같이 하자고 했다.

'캡틴잭' 강형우 같은 경우에는 KeSPA컵 때문에 부산에 답사를 갔다가 숙소에서 OGN을 틀어놓고 있었는데 형우가 롤드컵 객원 해설로 나온 것을 보게 됐다. 말은 잘하지 못했지만 경기 포인트를 잡는 것이 날카로웠다. 지금까지 해설은 경기를 보는 시야 때문에 정글러 출신이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형우는 원거리 딜러임에도 불구하고 시야를 넓게 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말하는 것만 가르치면 해설자로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형우가 진에어 그린윙스를 나왔다고 해서 급하게 연락처를 수배했지만 롱주 게이밍으로 갔다고 들었다. 이후 강동훈 감독과 해설자 전향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본인도 서머 시즌부터 하길 원한다고 했다. 지금은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헬리오스' (신)동진이는 마스터즈 올스타전에서 객원 해설을 했고 OGN '만년 다이아'도 했다. 그 때부터 주목하고 있었다. 말은 잘하지만 의미 전달이 부족해서 핵심을 잡아준다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해설진을 만들 때 형우와 어울리는 후보군을 찾는 것이 관건이었다. 같이 어울리지 못한다면 재미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동진이는 형우와 캐릭터가 다르고 예전 같은 팀을 해서 친분이 있다보니 조합을 만들면 시너지가 나올 거라고 봤다.

- OGN과는 어쩔 수 없이 비교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 OGN과 비교하는 것이 무리일 수 있지만 스포티비게임즈 만이 가질 수 있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해설자들을 믿고 있다. 어떤 그림을 그려갈지도 결정됐다. 스케치를 통해 채워나가면 되지만 아쉽게도 처음하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준비한 그림을 다 못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그림을 다 채웠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포인트가 될 것 같다.

- 방송 콘셉트는 어떻게 되는가
▶ 한 경기, 한 경기가 모두 소중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예고편도 나가겠지만 매치별로 홈팀-어웨이팀 별로 비주얼을 다르게 할 생각이다. 또한 매치 별로 어떤 스토리를 갖고 있는지도 들려주고 싶다. 시청자 입장에서 스토리를 알고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 넥슨 아레나에서 열리는 롤챔스에 오는 팬들 손에 채워질 띠(출처=김하늘PD 트위터)

- 넥슨 아레나에서 특별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는가
▶ 스포츠 경기를 보면 선수 시야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장치들이 많다. 예를 들어 야구장을 가보면 양 쪽에 전광판이 더 있지 않은가. 우리도 그런 것을 시도하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바로 적용하기는 힘들다. 나중에는 조금씩 투자해서 해볼 생각을 갖고 있다.

넥슨 아레나가 롤챔스를 위한 최적의 장소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많은 팬들이 원하는 머천다이징(MD) 샵 설치도 고려 중이다. 상품 뿐만 아니라 카운터 스트라이크:글로벌 오펜시브(CS:GO) 중계에서 보면 알 수 있지만 게임내에서만 알 수 있는 상황을 현장 관객들이 느낄 수 있는 장치를 생각 중이다. 예를 들어 게임 내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바론 타이밍을 현장감있게 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야구, 축구처럼 현장에서 일어난 일들을 관객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 팬들을 위해서 준비한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 경기장에 오면 팬들이 즐거웠으면 좋겠는데 아직까지는 부족하다. 응원도구를 만들려고 했는데 중계 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 같아서 그건 나중에 하기로 했다. 팬들이 와서 경기를 보면서 신나게 떠들고 놀았으면 좋겠는데 지금 e스포츠 경기는 영화관에 온 느낌이다. 그 것을 어떻게 타파할지 고민 중이다. 지금까지는 밖에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경기 후 중계 부스를 안으로 밀어서 나오는 공간을 팬미팅 장소로 줄 생각이다. 필요하다면 조명도 켜줄 수 있다.

현장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람은 관람객이다. 현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잘못이 뭔지 생각해보고 바로 교체할 생각이다. 실수를 하면 안된다. 논란이 된 암표도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해놨다. 이번에는 티켓과 함께 팔에 찰 수 있는 띠를 줄 예정이다. 카메라도 팬들을 비추지 않을 것이다. 경기 때는 조명을 꺼서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 방송 그래픽에서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것이 있는가
▶ 개막전 대 밴픽 CG가 뜨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색다른 CG가 나올 것이다. 욕 먹을 각오를 하고 있다(웃음). 우기는 것은 아니지만 KeSPA컵 때 준비하려고 했지만 기술적으로 실패한 시스템인데 대회 이후 연구를 많이 했다. 지금까지는 밴과 픽이 같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분리가 될 예정이다.

팬들을 생각해서 화면도 양쪽으로 나눌 생각이다. 롤챔스에서는 고개를 돌려서 볼 필요가 없다. 무대 중앙 스크린은 선수들의 모습이 나온다. 방송에 나오는 그래픽 요소도 중요하지만 게임 화면과 조합해서 현장 팬들이 편안하게 관전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 어떤 롤챔스를 만들고 싶은가
▶ 스포츠 같은 롤챔스를 만들고 싶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봤을 때 적어도 야구 바로 밑에 있는 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리고 치킨과 콜라를 사서 먹으면서 신나게 떠들 수 있는 방송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즐기다가 갈 수 있는 요소들을 차근차근히 개발해서 팬들을 위한 방송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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