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게임사 행사로는 가장 큰 규모의 이벤트인 블리즈컨 2016이 지난 5일, 막을 내렸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의 창립 25주년이자 블리즈컨 10주년을 맞아 진행된 이번 행사는 e스포츠에 집중된 모습이었다.
현장에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아레나, 스타크래프트2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 하스스톤 월드 챔피언십,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폴 챔피언십, 오버워치 월드컵 파이널이 열렸다. 블리즈컨 행사의 반 가까이가 e스포츠 결승으로 장식된 것. 신작 소개 중심의 이전 행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블리자드 창립자이자 CEO인 마이크 모하임은 블리즈컨 2106 오프닝 무대에서 '오버워치 리그'를 발표하며 e스포츠가 이번 행사의 주인공임을 분명히 했다. 2017년 첫 시즌이 시작되는 오버워치 리그는 선발전을 거쳐 기존 스포츠의 트라이아웃과 비슷한 형식으로, 오버워치 리그에 참여하는 각 팀과 계약을 맺는다. 팀들은 선발전에서 선수들의 경기력을 확인하고 계약을 진행한다.
블리자드는 오버워치 리그에 지역 연고제를 도입하겠다고도 밝혔다. 각 지역 팬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장을 지원한다는 게 그 이유다. 이들 지역팀이 공인되면, 공인 팀은 리그 내에서 일정 기간 유지된다. 마이크 모하임은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역 연고제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기존 e스포츠는 팀을 구분하는 요소가 선수밖에 없었다. 또, 한국을 제외한 기타 지역에서는 대도시를 제외하고 e스포츠를 접하기 쉽지 않았다. 야구나 축구 같은 전통 스포츠를 보면 지역을 대표하는 팀이 있어 스포츠가 더 발전할 수 있었다. e스포츠도 전통 스포츠에서 있던 연고제를 도입해 팀 오너에게는 수익을, e스포츠 팬들에게는 접근성을 넓힐 것이다.”
e스포츠 종목 게임들은 모두 지연 속도에 민감하다. 한국이라면 온라인으로 리그를 진행에도 큰 문제가 없지만, 미국이나 유럽은 거리 문제로 지연 속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블리자드는 지역 연고제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e스포츠 거점을 늘여 팬의 유입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대형 프로젝트는 성공시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실패했을 경우 후폭풍도 만만찮다. 그러나 블리자드는 e스포츠 생태계 마련을 위해 오버워치로 이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마이크 모하임은 "블리자드 e스포츠는 관중이 중요하다. 관중을 위해 안정적인 리그가 필요하고, 안정적인 리그를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생태계가 있어야 한다. 이 생태계를 오버워치로 만들고 싶다.여기에 연고제를 바탕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까지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e스포츠는 단순히 '게임 대회'였지만, 이제는 단순히 게임의 서브 콘텐츠가 아니라 시청자를 게임에 끌어들이는 하나의 접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와 하스스톤, 히어로즈를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오버워치를 통해 e스포츠를 스포츠의 위치로 끌어올리려는 시도를 시작했다. 이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다른 종목사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오버워치 리그가 출범하는 2017년은 e스포츠에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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