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김용우가 만난 사람] '모글리' 이재하 "경쟁 선택한 이유, 최연성 감독"

Talon 2018. 1. 10. 09:04

2월 프로게이머 데뷔 1주년을 맞는 아프리카 프릭스 '모글리' 이재하에게 2017년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롤챔스)는 게이머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일지도 모른다. '스피릿' 이다윤과 함께 팀의 정글러를 책임진 이재하는 고비 때마다 교체 출전해 팀을 위기에서 구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러나 크게 보면 게이머에게 중요한 성적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팀이 두 스플릿 연속 5위를 기록했고,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에도 실패했다. 최근에 열린 KeSPA컵서는 그리핀에게 일격을 당하면서 탈락했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자면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갔어요. 데뷔한 지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1년이 됐더라고요. 아쉬운 점이 많지만 '잘해야겠다', '잘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 팀플레이서 중요한 건 '경험'
이재하는 솔로 랭크에서 두각을 보였고 2016년 Kespa컵도 출전했다. 지난해 2월에는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kt 롤스터와의 경기서 데뷔전을 치렀다. 롤챔스 한 시즌을 경험한 이재하는 팬들에게 인지도를 쌓아 좋았지만, '경기 경험과 팀플레이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지난 1년을 되돌아봤다. 

LoL이라는 게임은 팀원들 간의 호흡을 맞춰야 하므로 팀플레이와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이재하는 "게임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고 당황할 때가 많았어요. 또, 솔로랭크만 하다가 팀플레이를 하려고 하니까 많이 어렵고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됐죠"라고 말했다. 

그는 "롤챔스서 경기를 치르면서 깨달은 건 '경험'과 '팀플레이'의 중요성이었어요. 경험이 쌓인다면 어느 순간에도 당황하지 않고 긴장감도 떨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라며, "롤챔스를 통해 경험을 쌓았다면 아프리카 프릭스에 들어와서는 팀플레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 팀에 잔류한 이유 '최연성 감독' 
아프리카는 2018 스프링 스플릿을 앞두고 대부분의 기존 선수들과 재계약하면서 에버8 위너스에서 활약한 탑 라이너 '기인' 김기인을 영입했다. 이재하는 팀을 옮겨 주전 자리도 노리는 것보다 아프리카에 남아 다시 한번 이다윤과 경쟁하는 쪽을 선택했다. 이런 이재하의 선택 배경에는 최연성 감독이 있었다. 

"연습 환경이 중요했어요. 더불어 생활적인 부분에서도 아프리카 팀이라면 잘 성장할 수 있을 거로 확신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최연성 감독님이었죠. 연습을 많이 시켜주고 동기 부여도 해주거든요. 감독님을 믿고 팀에 남겠다고 생각했어요. 잘 성장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최연성 감독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이재하가 알고 있는 '게이머 최연성'이 궁금해졌다. 이에 그는 "팀에 들어올 때 스타크래프트에서 유명한 선수 출신이라고 들었지만, 스타를 안 봐서 잘 몰랐어요. 감독으로서는 엄청나게 '타이트'하다고 들었는데 직접 겪어보니 연습을 중시하고 똑똑한 분인 것 같아요. 감독님은 항상 '평소 생활하는 게 게임에 반영된다'며 선수들에게 정리정돈 등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강조하세요.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분이죠."

이재하는 최연성 감독이 겉으로 보기엔 '무뚝뚝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다는 질문엔 "공과 사 구분이 뚜렷해서 그렇지 유머있는 부분도 많아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 '마형'과 헤어짐 
국내외 팬들에게 화제였던 '마린' 장경환은 아프리카를 떠난 후 새로운 팀을 찾는 대신 휴식을 선언했다. 이재하는 지난 1년간 장경환과 함께하면서 그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롤챔스에서 승리한 뒤 같이 사진을 찍은 모습은 팬들에게 화제가 됐다.

"'마형'이 나가면서 한 말이 있어요. '(이)재하야 한 해 수고했어'라는 말을 메신저로 받았는데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것을 처음 경험해봐서 그런지 기분이 오묘하더라고요. '마형'은 게임을 잘 읽고,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이야기를 많이 해줬어요. 쓴소리할 때도 많았지만, 잘할 때는 잘했다고 칭찬해주기도 했고요."

오는 16일 개막하는 롤챔스 스프링서 이재하는 kt 롤스터와 롱주게이밍, SK텔레콤 T1을 경계하는 팀으로 꼽았다. 또 2018년 목표는 주전 출전과 함께 롤드컵 참가다. 

"롤드컵에 정말 가고 싶고, 경기를 해보고 싶어요. 현재 작년에 지적받았던 처음부터 실수 없이 하는 걸 연습 중인데 탄탄하게 기초부터 밟아나가고 있어요. 최연성 감독님은 '백업 선수가 못하면 주전 선수도 힘들다, 다 같이 잘해야 성공한다'고 했어요. 저희 팀 선수들은 롤드컵이라는 목표가 뚜렷해요. 경쟁 구도를 통해 팀원들이 실력을 끌어올린다면 앞으로 저희 팀이 최고의 팀이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올해 목표는 주전으로 올라서는 거예요. 대회에 50% 이상 출전하고 싶어요. 많은 경기를 뛰며, 크게는 손에 꼽히는 정글러가 되는 것이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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