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인은 2014년 초 빅파일 미라클에서 원거리 딜러로 데뷔해 진에어 팰컨스와 프라임을 꺾고 예선 1위로 롤챔스에 진출했으나 시즌이 끝날 때는 당시 2부 리그였던 NLB로 강등됐다. 9월 즈음 빅파일 미라클이 스폰서를 잃자 큐빅으로 이전했으나, 팀 해체로 소속을 잃게 됐다. 국내 활동을 접고 해외팀이었던 디그니타스에 들어가서는 서머 정규시즌 6위에 그쳤다.
한국으로 돌아온 조용인은 KSV(前 삼성 갤럭시)에 입단해 서머 시즌부터 원거리 딜러 대신 서포터로 경기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정규시즌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그의 가능성은 2016 LoL 한국 대표 선발전을 기점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2016년 롤드컵에선 준우승, 다음해에는 당당히 '소환사의 컵'을 들어올려 세계 최고 서포터 자리에 올랐다.
-인터뷰에 앞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 KSV 서포터를 맡고 있는 '코어장전' 조용인이다.
-'코어장전'이란 아이디의 유래를 달려달라
▶ 예전에 했던 게임에서 나오는 대사를 보고 즉흥적으로 지었다.
-스프링 스플릿이 한창이다. 팀 분위기는 어떤가
▶ 겉으로 보이는 성적에 비해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다. 반등하기 위해 서로 격려하면서 노력 중이다.
-빅파일 미라클에서 데뷔해서 여기에 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언제 가장 힘들었나
▶ 팀이 없었을 때 매 순간이 절박하고 힘들었다. 프로게이머임에도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했다는 불안감이 컸다. 나를 어필할 방법은 솔로랭크 뿐이었기에 열심히 솔로랭크를 했다.
-한국에 돌아오고 서머 시즌부터 포지션 변경을 했다. 과정은 어땠는지
▶ 스프링 시즌 원거리 딜러로 활동하면서 스스로 한계점을 느끼고 있었고, 팀도 그렇게 판단을 했다. 예전부터 서포터로 플레이를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여태 해왔던 것을 두고 서포터로 전향할 용기가 없었다. 마침 감독님이 제안을 해주셔서 포지션 변경을 결심했다. 서포터로 변경하면서 팀원들에게 내가 서포터를 하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을 했다. 다들 긍정적으로 봐주고 도움을 줘서 성공적으로 포지션을 바꿀 수 있었다.
-포지션 변경 후 정규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다. 2016년 롤드컵 선발전을 기준으로 포텐셜이 터졌는데
▶ 대회에 나가면 다른 팀의 서포터와 견주어도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정규시즌에서 벽에 부딪혔지만, 선발전 전에는 해낼 수 있단 마음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그때가 가장 자신감이 있던 시절이었다.
-선발전 끝에 첫 롤드컵에 진출해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적한 해에 롤드컵까지 진출하니 어떤 기분이었나
▶ 롤드컵 결승까지 지지 않고 올라갔다. 누구와 상대해도 이길 수 있고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결승전에서 SK텔레콤에게 패배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결승전이란 무대가 주는 압박감이 엄청났다. 동시에 큰 무대에서 잘하는 것은 어렵고, 경험이 굉장히 중요함을 깨달았다. 2016년 롤드컵에서 준우승했음에도 성취감보단 아쉬움이 컸다.
-2017년 시즌 전, 주전 선수 대부분이 재계약을 진행했다
▶ 결승에서 지고 난 후 '다시 한번 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란 생각을 했다. 경험을 쌓고 다시 만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팀워크가 좋았기 때문에 "다 같이 해보자. 이번엔 우승할 수 있다"고 했다.
-롤챔스 정규시즌 우승을 하지 못하고 다시 롤드컵 선발전부터 치러야 했는데 불안하진 않았나
▶ 선발전부터 올라간다는 것은 피곤하고 힘든 길이다. 플레이오프 전후로 경기력이 많이 저하돼 이기기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최우범 감독님이 "선발전 전까지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자"라고 독려해주셨다. 롤드컵 선발전까지 길게 보고 마지막에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집중하는 시기를 가졌다.
-2017년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를 뚫고 만난 8강 상대가 그룹 스테이지 무패의 롱주였다
▶ 롤드컵에 진출한 팀들은 모두 강팀이기 때문에 질 수도 있다. 그래서 상대 팀을 분석하는 일에 신경을 많이 썼다. 보면 볼수록 할만하고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맞붙기 전까지 승부는 모르는 것이지만, 첫 세트 승리 후에 4강에 갈 수 있단 자신감이 생겼다.
-결승 무대에서 다시 만난 SK텔레콤을 꺾었을 땐 어떤 기분이었나
▶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결승전 하루 전날 리허설을 하기 위해 올림픽 경기장에 갔다. 경기장이 너무 멋있었다. 이런 무대에서 경기하는 것이 뿌듯했고, 사람들이 무대에 선 우리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해주면 좋겠단 바람이 있었다. 이기고 나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 2017년 선발전 마지막 경기 전에도 '오늘 이기면 울려나?'라고 생각했고, 결승전 전날에도 '내일 이기면 울려나?' 싶었는데 의식해서인지 눈물이 안 났다(웃음).
▶ 팬들에게 믿음직하고 든든하며, 늘 잘해주는 선수라는 평가를 오래도록 들었으면 좋겠다.
-곧 설연휴다. 계획은 어떻게 되나
▶ 아무래도 시즌 도중이라 오래 쉬지 못한다. 설날에 시골에 내려가서 오랜만에 가족들과 만나서 맛있는 것들을 먹으며 힐링하고 싶다.
-설날에 대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는지
▶ 시골에서 살고 있는데, 아주 어렸을 때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세배하러 돌아다녔다. 그 기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좋아하는 설날 음식은 무엇인가
▶ 특별히 선호하는 것은 없다. 다만, 이맘때쯤 가면 본가에 내려가 새우 구워먹는 것을 좋아한다. 이번에 가면 새우를 굽고 게를 삶아서 먹고 싶다.
-이젠 세뱃돈이나 용돈을 받는 편인가 아니면 주는 쪽인가
▶ 언제까지 받았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젠 드려도 되지 않을까 싶다(웃음).
-팬들에게 새해 인사 부탁드린다
▶ 올 한해 행복하고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언제나 건강이 최고다.
-같은 개띠인 '마타' 조세형과 '고릴라' 강범현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남겨달라
▶ 우리 개띠 서포터들이 서포터들 중에선 최고참급이다. 오래 프로게이머 생활할 수 있게 다 잘했으면 좋겠다.
-2018년에 해내고 싶은 일이 있다면
▶ 이루지 못한 것들을 다 이루고 싶다. 지금 당장은 롤챔스 우승이고, 최종 목표는 롤드컵에 가서 우승하는 것이다.
-앞으로 긴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스스로에게 응원의 한마디를 한다면
▶ 응원이라기보단… 내가 내년 설날에 이 기사를 봤을 때 부끄럽지 않도록 올 한해 열심히 하고 싶다.
▶ 감독님, 코치님 두 분, 팀원들, KSV 사무국분과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까지 고마운 분들이 많다. 요즘 들어 경험이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경기력이 좋지 않을 때가 한 해에도 여러번 있었고, 노력 끝에 경기력을 회복했다. 그런 기억이 있기에 다들 위축되지 않고 열심히 준비할 수 있는 것 같다. 이번에도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모든 구성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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