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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부상→에이핑크 편집→김재환 음향..지상파, 방송사고 그랜드슬램

Talon 2020. 1. 1. 14:05

2020.01.01.


SBS, KBS, MBC 지상파 3사가 연말 음악 방송에서 나란히 방송사고를 냈다.

SBS '가요대전', KBS '가요대축제', MBC '가요대제전'은 음향 실수부터 심각한 부상 사고까지 방송사고 그랜드슬램으로 시청자들을 뒷목 잡게 만들었다.

SBS '가요대전'은 레드벨벳 웬디의 추락 사고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레드벨벳 웬디는 오마이걸 승희, 여자친구 은하 등과 함께 합동 무대를 준비하다 리허설 도중 약 2.5m 높이 무대에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웬디는 얼굴 및 오른쪽 골반, 손목 골절을 당했고, '사이코'로 자체최고기록을 경신하며 화려하게 컴백한 레드벨벳은 활동에 비상이 걸렸다.

▲ 지난해 SBS '가요대전' 리허설 중 무대에서 추락해 심각한 부상을 입은 레드벨벳 웬디. ⓒ곽혜미 기자

웬디는 사고 이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웬디는 완쾌할 때까지 당분간 건강 회복에만 전념할 예정이다. 사고 이후 SBS는 피해자인 웬디에게는 사과하지 않는 '유체이탈 사과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SBS는 "웬디의 회복이 우선인 만큼 사고 직후부터 SBS 예능본부장 및 제작진이 소속사인 SM 측과 긴밀한 협의하에 적절한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정확한 진상 파악을 위해 SBS는 내부 조사에 착수했으며,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해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 웬디와 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문을 다시 발표했다.


▲ '2019 KBS 가요대축제'에서 30초 분량의 무대가 편집된 에이핑크. 출처| '2019 KBS 가요대축제' 방송 캡처

KBS '가요대축제'는 에이핑크 무대를 편집해 버리는 방송 사고로 '홀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가요대축제' 측은 에이핑크 멤버들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있는데도 카메라를 전환했고, 방송을 아예 멈춰버렸다. 어렵게 준비한 연말 무대를 망친 에이핑크 멤버들은 방송 이후 SNS를 통해 "모든 가수들이 열심히 준비한 무대 앞으로는 안전하게, 공평하게, 만족스럽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글을 올리거나, V라이브 방송을 통해 눈물을 보이는 등 속상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가요대축제' 측은 "팬들을 위해 밤낮없이 열심히 준비한 공연이 저희의 실수로 빛이 바래진 데 대해 멤버들과 팬들의 다친 마음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 멋진 무대를 위해 애쓴 에이핑크의 스태프들에게도 사과드린다"라며 "더 철저하게 준비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다. 제작과정의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라고 사과했다.

▲ '2019 MBC 가요대제전'에서 음향사고를 겪은 가수 김재환. 출처| '2019 MBC 가요대제전' 방송 캡처

MBC '가요대제전' 역시 지상파 연말 방송사고에 빠지지 않았다. 김재환은 31일 잠실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 잔디광장에서 이원 생중계로 진행된 '2019 MBC 가요대제전: 더 케미스트리' 무대에 올랐다가 1곡의 무대가 날아가는 방송사고를 겪었다. 이날 김재환은 '시간이 필요해', '누나' 두 곡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제작진의 음향 실수로 '누나'만 겨우 선보일 수 있었다. 게다가 방송에 공개되지 않은 미공개 공연에서도 음향 사고가 이어져 팬들의 분노가 커졌다.

MC 장성규는 곧바로 사과했다. 장성규는 "연결이 양호하지 못했다. 너그럽게 양해 부탁드린다. 이런 게 생방의 묘미"라고 말했다. 그러나 '생방의 묘미'라는 표현이 또 한 번 논란을 불러 일으키자 장성규는 "음향사고가 있었다. 긴장을 많이 해서 김재환 씨를 배려하지 못했다. 추운 곳에서 고생하셨을 김재환 씨와 시청자분들께 죄송하다"라고 다시 한 번 사과했다.

가수들에게 상을 주는 자리는 사라졌지만, 지상파 연말 음악 방송은 한 해 가요계를 마무리하는 자리다. 지상파 3사는 '대전', '대축제', '대제전'이라는 말로 매해 가수들을 무대에 세우고 있지만 늘 '빛 좋은 개살구'에 가까운 것은 왜일까. 2019년에도 규모와 자화자찬 면에서는 어느 때보다 화려했으나, 내실은 없었다.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연이어 터진 방송사고는 낯 부끄러운 지상파의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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