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초반 코로나19 영향으로 많은 부분이 영향을 받았다. e스포츠도 마찬가지로 일정 중단, 의도치 않은 휴식기, 온라인 경기 등 기존과는 다른 흐름이 흘러갔고 팀들에게 쉽지 않은 시즌이었다. 한국 LCK와 마찬가지로 중국 LPL 역시 정말 힘든 기간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LPL에서 활약 중인 윤성영 감독은 소속팀인 징동 게이밍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결승전 1세트를 승리했지만 2세트와 3세트를 연달아 내주며 패배 위기에 빠진 윤성영 감독의 징동 게이밍은 4세트와 5세트를 따내며 기적적인 역전극을 마무리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나를 믿어준 선수들이 고맙다"며 소감을 밝힌 윤성영 감독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서 자신의 롤 e스포츠 인생을 전했다. 강팀이 아닌 성장할 수 있는 팀을 선택하고, 결국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낸 윤성영 감독은 기회가 된다면 자신의 우승 기록을 이어받은 팀인 젠지 e스포츠에서 기회가 된다면 활동하고 싶다는 마음을 밝혔다. 또한 이번 LCK 결승을 앞두고 최고령 우승자로 다시 조명받은 부분에 있어 "최고령 미드 우승자인 '페이커' 이상혁이 자신의 최고령 우승자 기록을 넘는 날을 보고 싶다"고도 전했다.
이번 LPL 2020 스프링 스플릿에서 소속팀인 징동 게이밍을 우승으로 이끄신 소감은 어떤가요
2년 전 징동에서 시작은 8등이었지만, 그래도 2년간 부족한 저를 믿고 따라준 선수들과 관리자들 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결승전에서 1대 2로 지고 있던 있는 상황에서도 나머지 두 세트에서 저를 믿어준 선수들에게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번 우승은 다른 팀보다 열심히 해준 선수들이 만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결승전 3세트까지 1대 2로 지고 있었는데,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선수들의 부담감을 덜어주려고 했죠. 그러지 못하면 이길 수 없으니까. 그리고 앞 경기를 봤을때 무조건 아펠리오스를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선수들에게는 쓰레쉬를 가져오지 않은 내 판단이 잘못된거니 아펠리오스와 조합하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넣어줬죠. 그리고 1세트 승리의 핵심 챔피언인 르블랑까지 가져오면 된다고 선수들에게 말했어요. "나만 믿으면 이길 수 있다"고. 그래서 아펠리오스-르블랑-쓰레쉬를 선택했고, 올라프가 밴이 되는 등 정글 사일러스가 활약하기 좋은 상황이 나와서 가져왔어요. 그리고 탑에는 '줌'이 잘하는 갱플랭크를 가져왔죠. 탑과 미드에서 선수들이 자신감 있는 챔피언을 가져와서 바텀과 정글도 자신감이 붙었다고 봅니다.
마지막 5세트에 앞서서는 우리가 무조건 유리한 입장이라고 선수들에게 강조했어요. 상대가 아펠리오스-브라움-아트록스를 선택할 거라고 예상했고, 우리는 미스 포츈과 오른을 가져와야 하는 상황이었죠. 서진혁이 3픽으로 리 신을 하고 싶어했는데 이날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서 렉사이를 추천했고, 이게 탑-정글 라인 3연속 킬을 가져올 수 있었던 한 수가 됐습니다. 그리고 브라움 상대로 바드를 꺼낸 것도 괜찮았죠. 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 판단을 믿고 따라서 우승까지 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생각합니다. 밴픽은 선수와 감독이 같이 하는 거죠.
이번 시즌에는 코로나 문제로 시즌 중간에 휴식 기간이 길었는데, 그 부분이 힘들지는 않으셨나요?
쉽지 않았죠. 코로나19로 '줌'이 몇 경기 참여하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막 뽑은 아마추어 선수를 기용하게 되어 경기 중 한타나 팀호흡적인 부분을 맞추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다른 부분은 크게 문제되지 않은았던 거 같네요. 한국에서도 코로나19로 힘드실 텐데 다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우승 멤버 중 한국 선수로는 '로컨' 이동욱과 '카나비' 서진혁 두 명을 기용했는데, 이 두 선수는 어떤 점에서 팀에 도움이 됐고 우승에 어떤 기여를 하셨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동욱은 실력에 비해 많이 저평가 받고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리마오'와 호흡도 좋은 선수죠. 하지만 성격이 너무 착한 편이고, 조용히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라 다른 부분에 신경을 안 쓰고 게임에만 집중하게 해주면 분명 잘할 거로 믿었습니다. 결국 이번 결승에서 우리 바텀 라인이 5경기 다 라인전에서 더 잘해준 게 우승 원동력 중 하나가 됐죠. '재키러브'를 상대로 밀리지 않고 리드해준 이동욱과 리마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서진혁은 처음 팀에 왔을 때는 솔랭습관이 강해서 팀게임은 부족한것 같았습니다. 경기에서 가장 기본적인 부분인 이동 시 부쉬 체크도 잘 안됐죠. 하지만 솔로 랭크 게임 기본 실력은 매우 높은 상태 였고 피지컬도 좋은데다 공격적인 플레이와 교전 능력이 뛰어난 선수였습니다. 아마 이런 부분을 그리핀에서 잘 배우고 온 것 같습니다. 거기에 챔피언 폭도 넓어서 의사소통과 팀플레이 문제가 해결되니 크게 활약했습니다. 정말 성장 속도가 빨랐습니다. 정말 타고난 재능을 가진 선수고, 이동욱과 함께 우리 팀에 있어서 우승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감독님은 강한 팀보다는 성장할 수 있는 팀 위주로 활동하셨는데, 징동과 어떤 점이 맞아서 이번 우승까지 가능했을까요
기존에 상위권 팀에 가면 다시 우승하거나 롤드컵 갈 확률은 매우 높겠죠. 커리어 쌓기도 좋고. 하지만 강팀 감독을 맡으면 그만큼 부담감이 따릅니다. 징동에 온 이유는 피지컬이 좋은 선수가 많았지만 팀플레이와 운영, 판단의 3박자에 가장 중요한 소통을 통해 팀에 도움되는 자기가 해야하는 역할을 찾는 총 4가지가 부족해 이 부분만 제가 도와주면 충분히 상위권이 가능한 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선수들은 개인기량 피지컬 유지와 챔피언 폭과 교전능력 그리고 순간 판단 오더능력 부분은 선수가 잘해줬고 서로의 노력이 있어 우승까지 가능 했다고 생각합니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2년 동안 시간에 이룬 일입니다. 그동안 선수 이동이 적었으면 좀 더 빠르게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도 드네요. 이번 스프링 우승은 우리가 운이 좋았고, 서머만 가도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징동 팀과 선수들이 모두 성장해서 이제는 제가 알려줄 게 없다고 느낍니다. 제가 없어도 잘할 팀이죠. 그만큼 성장해준 선수들에게 고맙습니다. 선수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 징동에서 뜻한 바를 이루어 더 의미 있습니다. 저를 믿고 그만큼 대우해준 징동이기도 하고요. 상위권 팀에서는 제안하지 않았던 조건들을 걸면서 저를 영입했고, 그 보답을 이번 우승으로 한 거 같습니다.
LPL 우승을 차지했는데 아쉽게도 이번 MSI는 열리지 않습니다. 이 부분이 아쉬울 거 같고, 그만큼 서머에 집중해야 하는데 리그 휴식기는 어떻게 지내실 생각이신가요
MSI를 위해 다른 나라에 가는 걸 기대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그래도 곧 한중 친선전이 열릴 거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거기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습니다. 핑 문제가 있긴 하지만 아직 한국 팀과 연습 경기에서 승률이 좋지 못합니다. 그래서 제대로 한국 팀과 붙어보고 싶기도 합니다. 선수들도 스프링 우승에 만족하지 말고 더 큰 무대인 롤드컵 진출, 그리고 우승까지 노리도록 더 동기부여를 해야 할 듯합니다.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야죠.
중국 생활을 오래 하셨는데, 힘든 부분은 없으셨는지
쉽다고 생각하면 쉽고, 힘들다고 생각하면 힘든 생활이 중국 생활입니다. 한국과 비교하지 않고 중국 그대로 받아들이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다만 가족과 시간을 많이 갖지 못하는 건 힘드네요. 저만큼 가족과 부인도 저를 보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고, 그래도 이해해줘서 감사합니다. 부인에게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중국 우승팀 감독으로 현재 한국 LCK는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시나요. 최근 2년 동안 중국이 롤드컵 우승을 하면서 한국이 강하다는 기존 시각이 깨졌거든요
이제는 중국이 한국한테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경기 스타일에서는 중국팀이 앞서죠. 하지만 선수 피지컬은 여전히 한국이 좋습니다. 한국 팀이 중국 스타일로 운영하면 정말 상대하기 힘들 거 같습니다. LCK 팀 중 경기 스타일을 제대로 흡수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팀은 롤드컵 우승 후보팀이 될 거로 생각합니다.
예전 삼성 갤럭시에서 같이 활동했던 '마타' 조세형이 올해 RNG 감독으로 부임했는데, 혹시 이후에 나눈 이야기가 있을까요
세형이와 많은 대화를 나눠요. 경기도 경기고 사적인 대회도 많이 하고요. 그리고 RNG는 정말 조세형 감독을 신뢰하고, 팀 구성이 바뀐 상황에서도 8강이라는 성적을 낸 걸 보면 조세형 감독의 앞길도 기대됩니다. '임프' 구승빈과는 LPL 한 번 같이 활동했고, '댄디' 최인규나 조세형 감독과도 선수가 아닌 팀 구성원으로 같이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그곳이 한국이라면 더 좋을 거 같고요.
한국팀 복귀에 대한 이야기를 몇 번 하셨는데, 만약에 LCK 감독으로 부임한다면 어느 팀으로 가고 싶나요
감성적인 부분으로 말해보자면 젠지 e스포츠 팀입니다. 제가 2012년 처음 데뷔했던 MVP가 삼성에 인수됐고, 그 삼성이 지금의 젠지니까요. 선수 구성도 좋았고, 젠지 e스포츠라는 회사도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징동 게이밍도 정말 좋은 회사고요. 다만 선수로 활동하고 우승했던 팀에서 감독으로 다시 우승한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고, 도전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클리드' 김태민에게 힘내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는 코칭스태프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고, 중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데 감독님의 장점과 이상적인 감독의 모습은 어떤 거라고 생각하시는지
장점은 아니지만 제가 맞다고 생각하는 걸 말해보자면, 저는 선수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둡니다. 그리고 가족이 있어 힘들긴 하지만 연습 이후에도 선수들이 돌아가기 전까지 연습실을 지키려고 합니다. 선수들 앞에서 드라마를 본다던가 다른 게임을 하려는 모습도 안 보이려고 하고요. 음주 등 흐트러진 모습도 잘 안 보이려고 합니다. 게임 내에서는 피드백을 강하게 하고, 평소 습관을 중요시합니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인 시야 확보, 콜, 팀 플레이, 소통 등 네 가지를 제대로 안 하면 강하게 지적하죠. 다만 피지컬 부분에서 실수는 경기 내에서 안 하면 되는 부분이니 크게 화를 내지는 않습니다. 평소에 개인 기량과 챔피언 폭을 넓히도록 선수들을 지도하는 것도 중요하죠. 그리고 자신들끼리 상의해서 운영 방향을 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해야 하죠. 경기 10분 이후는 선수들의 판단이 정말 중요합니다. 저는 그전까지 제가 할 수 있는 밴픽과 초반 운영에서 부족함 없이 노력하죠. 그리고 지는 상황에서 밴픽을 더 신경씁니다. 그리고 슬슬 경력이 쌓이다 보니 중요한 경기에서 상대의 맥을 자를 수 있는 밴픽 능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저도 이 부분은 어느 정도 감이 생기 거 같습니다. 이번 결승 역전에 큰 도움이 됐죠. 말하고 보니 감독이 할 일이라고 보다는 코치가 해야 하는 일과 겹치는 거 같기도 하네요.
그리고 이번에 감독님이 한국에서 다시 조명된게 LCK 최고령 우승자고, 가장 유력한 경쟁 후보가 '페이커' 이상혁이라는 이야기 때문이죠. 이상혁이 최고령 우승 미드 라이너 자리에 올랐고, 다음 목표는 최고령 우승자일 거 같습니다. 이 부분에서 기록을 가지고 있다는 기분은 어떠신가요
제가 우승할 당시에는 정말 강한 챔피언이 많았고, TP나 탱커 챔피언을 하는 사람이 적어서 제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세형이와 인규, 승빈이, '다데' 배어진, '폰' 허원석, '루퍼' 장형석이라는 동료를 만난 게 저에게는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상혁처럼 정말 훌륭한 선수보다 앞서는 기록 하나를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된 거 같습니다. 이게 나이에 관련된 기록이라 조금 아쉽긴 해도요. 하지만 제 기록이 깨지는 것에 아쉬움은 없고, 28세의 이상혁이 우승을 차지하고 제 기록을 가져가는 모습이 기다려집니다. 이 기록을 가져갈 자격이 있는 선수가 이상혁이죠.
인터뷰를 마치며 선수 시절부터 지금까지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항상 저를 응원해주시는 팬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최근 코로나19로 많이 힘드실텐데 잘 이겨 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더 좋은 감독이 되어 LCK 무대에 다시 서고, 한국팀 소속으로 롤드컵 무대까지 가는 날이 오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우승을 지원해준 징동 게이밍, 그리고 응원해준 징동 게이밍 팬들과 노력해준 팀 구성원 모두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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