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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가 만난 사람] "40대 게이머요?" VS와 손잡은 '제5종족' 장재호

Talon 2021. 2. 12. 14:10

워크래프트3 출시와 함께 등장한 장재호는 수많은 국내외 무대를 석권하며 '제5종족', '안드로장', '외계인' 등의 별명을 얻었다. 2000년 중반부터 이어진 '스카이' 리샤오펑(현 WE)과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으며 2013년 중국 쿤산에서 열린 월드 사이버 게임즈(WCG) 그랜드파이널서는 3만 명이 넘는 중국 팬이 장재호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2014년 군입대를 한 장재호는 2015년 복귀를 선언해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장재호는 최근 발로란트 최강인 비전 스트라이커즈에 입단해 화제가 됐는데 2012년 프나틱 입단 이후 만 10년 만에 팀 입단이었다. 

30대 게이머로서 두 아이의 아버지인 장재호는 40대 게이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선수보다 잘하는 워크래프트3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 최근 근황에 관해 알려달라 
비전 스트라이커즈와 방송 플랫폼 등 계약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코로나19 이슈도 있지만, 중국이 곧 춘절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워크래프트3 대회가 없다. 현재 휴식기를 가지면서 다른 일도 계획 중이다. 

- 최근 열린 WCG 2020 커넥티드 워크래프트3 부문 단체전은 금메달을 땄지만, 개인전서는 준우승을 기록했다
당시에는 너무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이 컸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운이 안 따라줬다. 이제는 비전 스트라이커즈에 입단했으니 기회가 다시 생긴다면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 비전 스트라이커즈에 합류한 배경을 듣고 싶다. 발로란트를 제외한 타 종목 최초 선수가 됐다
WCG 현장서 양선일 대표님과 인사를 나눈 적 있다. 이후 중국 골드리그, 넷이즈 등 중요한 대회가 끝났을 때쯤 연락이 다시 와서 팀 입단을 제의받았다. 괜찮은 제안이라고 생각해서 팀에 합류하게 됐다. 워크래프트3도 스타크래프트처럼 오래된 게임이고 다른 게임에 비해 인기가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서 잊지 않고 저를 찾아주는 팀이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 양선일 대표가 본인에게 부탁한 건 무엇인가? 중국 쪽 시장 공략을 위해 영입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비전 스트라이커즈 발로란트 팀이 세계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저도 작년까지는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서로 윈윈하는 효과를 얻었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발로란트가 출시된 지 얼마 안 됐지만 시장 상황을 봤을 때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저도 좋은 팀에 들어온 만큼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 오랜만에 팀에 들어가게 됐다
MYM, 위메이드, 프나틱을 거쳐서 오랜만에 팀에 합류했다. 생각해보니 8~9년 만인 거 같다. 예전에도 국내 팀, 중국 팀 등에서 연락이 왔었는데 지금이라도 비전 스트라이커즈에 들어갈 수 있어 책임감이 들며 더 열심히 해야 할 거 같다. 

- 주변 반응은 어땠나?
주위 사람들은 몰랐다. 오피셜이 나온 뒤 '축하한다'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웨이보에 글을 올렸는데 많은 중국 팬이 좋아했다. 

- 한국에서는 워크래프트3 대회는 WCG를 제외하고 전무하다. 그렇지만 중국에서는 많은 대회가 열리고 있다고 들었다 
코로나19 시국이라서 중국에는 못 가지만 대회가 온라인으로 많이 열리고 있다. 2021년에도 어떤 대회가 진행될지 기대감이 크며 중국에서는 넷이즈에서 전용 서버를 갖추고 있다. 유럽 선수들이 사용했을 때는 핑이 높은 데 한국 등 아시아 선수들이 사용했을 때는 전혀 문제없다. 

- 10년 전에 전성기를 구가했던 선수들이 아직도 활동 중인데
대회가 꾸준하게 열려서 그런지 우리가 알고 있는 올드 게이머들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중국은 다른 지역과 다르게 새롭게 들어오는 선수들이 꽤 있다. 

- 30대 게이머에 대한 생각은?
저도 이제 30대 중반이다.(웃음) 워크래프트3에서는 '린' 박준, '루시퍼' 노재욱, '미카엘' 노진욱 등이 있고 중국은 '인피' 왕슈웬, 'Fly100%' 루웨이리앙 등이 여전히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상황을 보면 몇 년은 더 게이머로서 활동할 수 있을 거 같다. 

- 나이가 들면서 어린 선수에 비해 시력이나 반응속도 등에서 뒤쳐지지 않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느끼는 게 안경을 쓰지 않지만 시력이 나빠지는 걸 느낀다. 그렇지만 많은 선수들이 척추나 손목 등에 부상을 호소하는 데 저는 아직 병원을 갈 정도로 아픈 곳은 없다. 반응속도도 아직까지는 괜찮은 거 같다. 

- 과거 중국 쿤산에서 열린 WCG 현장에서는 본인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운집했었다. 지금도 중국에 가면 비슷한 모습인가?
코로나19 때문에 대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많은 팬이 아쉬워한다. 현재는 중국에 못 들어간지 1년이 넘었는데 다시 가서 팬들을 만나고 싶다. 예전에는 공항에 가면 보안검사를 하는 공안 분들이 알아보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나이도 들고 살도 쪘지만 길거리를 지날 때나 경기장에 가면 알아보는 팬들이 종종 있다. 

- 가족의 반응이 궁금하다 
잘 지내고 있으며 이 일을 하는데 있어서 계속 지지해주고 있다. 아이들도 제가 하는 일에 대해 많이 노출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게임하는 걸 좋아하는 거 같다.(웃음) 

- '그루비', '토드' 등 많은 워크래프트3 출신 선수들이 다른 종목에서 해설을 하거나 스트리머를 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도 은퇴 이후 미래에 대해 어떻게 고민하는지 궁금하다
어렸을 때는 프로게이머 은퇴하면 해설자, 코치, 감독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현재도 선수로 활동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e스포츠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보고 싶다.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 

- 2021년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게이머라면 같은 목표를 갖고 있을 건데 큰 대회서 좋은 성적과 최고 상금 기록을 달성하고 싶다. 또 사람들에게 '다른 선수보다 잘하는 워크래프트3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그리고 팀에 입단했으니 비전 스트라이커즈 소속으로 작년만큼 열심히 성적을 유지하고 싶다. 2020년에는 WCG에서는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냈다고 생각한다. 

- 30대 게이머가 나온 상황서 40대 게이머도 도전해볼 만 한데
40대는 모르겠다.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40대가 되서도 게이머를 계속하고 싶지 않다. 워크래프트3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도 모르고... 그 때 되면 알 수 있지 않을까? 

 

-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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