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핑크

[초점]선 넘는 스타와 팬의 비극..스토킹도 이젠 범죄

Talon 2021. 8. 29. 19:20

2021.08.28.

아이돌과 팬 사이의 관계가 선을 넘고 있다.

8월 셋째주 한 주 동안 NCT 멤버 루카스의 사생활 폭로, 에이핑크 정은지의 스토킹 피해가 연이어 연예계를 뜨겁게 달궜다.

스타와 팬의 관계가 변질되고 있다. 선한 영향력으로 상생하는 관계가 아닌 유사 연애 관계로 번져 논란이 되고 있다. 선을 넘는 행위. 오스카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에서 주인공 이선균은 "선 넘는 사람들을 제일 싫어한다"며 경계했다. 결국 선을 넘은 사람들로 인해 비극을 초래했다. 마찬가지로 스타와 팬이 선을 넘으면 비극이다. 스타의 생명줄은 끝이나고, 과도한 사랑은 쇠고랑을 차게 된다. 사건 사례를 정리해봤다.

팬한테 개인적인 만남 요구한 루카스...어떻게 봐야하나

 

NCT 멤버 루카스 사생활 논란의 경우는 루카스 본인이 사건 발단의 장본인이다. 루카스는 아이돌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팬에게 개인적인 만남을 요구, 자신을 동경하던 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겼다.

루카스의 사생활을 폭로했던 중국인 팬 K씨에 따르면 루카스에게 팬 사인회에서 SNS 주소를 쓴 편지를 건넸더니 메신저 부계정을 통해 연락이 왔다고 한다.

루카스는 팬에게 '호텔에서 만날 수 있냐'는 요청을 했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 K씨에 따르면 루카스는 '네 편지만 읽는다', '팬사인회에서 너만 보였다' 등 말을 해 좋아하는 가수가 나에게 호감을 표현했다는 게 정말 행복했다"고 폭로를 했다.

폭로 이유에 대해 K씨는 "다른 여성의 폭로가 없었다면 나는 그를 끝까지 믿었을 것이다. 루카스는 항상 '착한 여자가 좋다'고 했는데 '착함'이란 멍청하고 맘대로 조종하고 세뇌시킬 수 있는 팬들을 말했던 것 같다. 아이돌은 책임감이 있어야 하는데 그는 책임감도 없고 사랑받을 자격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앞서 루카스는 사생활 의혹이 제기되자 자필 사과문을 통해 사과했으며 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25일 신곡 '할라페뇨'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사생활 논란으로 음원과 뮤직비디오 등 모든 콘텐츠 공개를 중단하고 잠정적 자숙에 들어갔다.

과도한 팬심...아이돌 스토킹 피해 빈번

한편, 아이돌 스토킹이 기승이다. 이번에는 팬이 선을 넘었다.

에이핑크 정은지의 소속사 플레이엠 엔터테인먼트는 25일 공식입장을 통해 정은지가 스토킹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소속사에 따르면 가해자는 수차례의 접근 금지 요청에도 정은지의 자택까지 찾아오는 등 악의적인 스토킹을 이어왔다.

연예인을 향한 사생 및 스토킹 행위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발생해온 문제다. 1971년엔 가수 김추자가 괴한에 폭행을 당했고, 1998년엔 고(故) 최신실이 피습당했다.

전 아이돌 그룹 ‘위너’ 멤버 남태현 역시 지난 달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또 스토커가 기승을 부린다. 전 당신과 모르는 사이다. 제발 꿈에서 깨길 바란다. 망상증은 의사의 상담과 치료, 약물복용 등으로 개선 가능하다"며 스토킹 피해를 호소했다.

계속된 스토킹 피해에 SM은 지난달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소위 사생의 과도한 사생활 침해 행위 역시,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엄중히 대처해 나갈 예정이다. 사생의 무분별한 스토킹 행위로 인해, 아티스트는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정신적∙물질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그동안 사생에 대해 견지해 왔던 관용적인 태도를 버리고, 선처나 합의 없이 단호하고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토킹, 올 10월부터 범죄된다...법안 발의 22년 만에 '스토킹 처벌법' 통과

계속된 스토킹 범죄 행위에 정부가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범칙금 수준이 아닌 징역 또는 벌금으로 가해자를 처벌하는 '스토킹 처벌법'을 제정해 스토킹을 근절시키려는 것이다.

올해 3월, '스토킹 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법안이 발의된 지 22년 만에 '스토킹 처벌법'이 통과된 것이다.

법안에 따르면 '스토킹 행위'는 '상대방의 의지와 상관없이, 또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이나 그 가족에게 접근하거나 지켜보는 행위'를 뜻한다. 또 '우편이나 전화, 메시지 등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해 물건이나 글, 영상 등을 보내 상대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이러한 행위가 반복될 경우 '스토킹 범죄'로 분류된다.

스토킹 범죄에 대한 처벌은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법안은 올해 10월부터 시행된다.

성폭력 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정재 국민의 힘 국회의원은 법안 통과에 대해 "스토킹이라는 행위가 범죄로 인정됐다는 것"이라며 "스토킹 행위와 스토킹 범죄에 각각 정의를 두고 스토킹 행위에 대해 피해자를 어떻게 긴급보호 하고 가해자에 대해 어떤 처벌을 할 지 정의를 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금까지 스토킹 행위가 법 제도권 안에 없었기 때문에 신고해도 무의미했지만, 이제는 신고 시 경찰, 검찰, 법원까지 반드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극성 팬도 팬이라는 이유로 말 못할 고통을 받던 연예인들이 가해자를 보다 강력하게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아이돌과 팬 사이의 건강한 관계 유지를 위해서는...

루카스 사건으로 아이돌 인성 교육 문제가 다시금 떠오르고 있다.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오로지 춤과 노래 연습으로 아이돌을 양산하는 공장식 형태의 기획사 운영은 비윤리적·비상식적 사고관을 가진 아이돌을 세상 밖으로 내놓는 셈이다. 이번 루카스 사건을 단순 개인의 일탈로 보아서는 안 될 이유다.

또한 아이돌과 팬의 관계는 말 그대로 '유사'연인 사이지 진짜 '연인' 사이가 아니다.아이돌을 소비하는 주 연령층은 10대 청소년이다. 연예인의 행동 하나하나에 영향을 크게 받는 나이다. 10대에게 우상처럼 떠받들여지는 만큼 아이돌은 모든 언행에 도덕적·윤리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팬이 있기에 지금의 부와 인기가 있는 것이다.

팬 역시 아이돌을 비롯한 연예인에게 하는 행위가 순수하게 응원하는 '덕질'인지, 피해를 주는 행위인지 성찰해야 한다. 거부 의사를 표현했음에도 일방적으로 상대방을 집요하게 따라다니고 괴롭히는 스토킹은 명백한 범죄다.

연예계 전문가들은 "연예인을 고통에 빠뜨리는 사람은 팬이 아니라 스토킹 가해자일 뿐이다. 오는 10월부터 '스토킹법'이 시행되는 만큼 자신의 과도한 팬심이 법적처벌로 이어질 수 있음에 유념해야 할 것"이라며 "지나치면 독이 된다. 사랑에도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출처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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