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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 감수성', 셀럽·미디어의 인식 개선부터[한해선의 X-선]

Talon 2021. 9. 5. 10:10

2021.09.04.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 시대다. 동물권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연예인과 미디어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최근 JTBC '개취존중 여행배틀-펫키지'(이하 '펫키지')가 방송 1회 만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출연자 슈퍼주니어 김희철이 유기견에 대한 편견을 심어줬다는 의혹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희철은 방송 중 유기견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이라며 "유기견을 키운다는 게 진짜 대단한 거 같다"면서 "강아지 전문가들은 강아지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유기견을 절대 추천 안 한다. 유기견들은 한 번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사람한테 적응하는 데 너무 오래 걸리면 사람도 상처 받고 강아지도 상처 받는다"라고 말했다.

맥락상 김희철은 유기견 경태를 키우는 보호자에게 존경하는 뜻을 보인 것이지만, 일각에선 영향력 있는 연예인이 유기견에 대한 편협된 생각을 말해 사람들이 유기견에 부정적 낙인을 찍게 됐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 역시 "유기동물을 반려하기 어려운 동물로 오해를 일으키는 발언이 그대로 방송됐다"며 "유명인의 말 한마디가 유기견에 대한 편견을 강화시키는 경우가 발생한다. 많은 대중들의 인식이 방송을 보고 만들어진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방송과 패널의 힘은 강하다"라고 지적했다.

'펫키지' 제작진의 판단 미스도 문제로 떠올랐다. 김희철의 발언이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을 인지하지도 못하고 편집 없이 그대로 방송에 노출했다는 것. 유기동물의 현실, 사각지대를 깊게 고려하지 못한 연예인과 제작진이 초래한 씁쓸한 결과였다.

이때 많이 나온 말 중 하나가,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유기동물 보호소 봉사, 캠페인 등의 활동을 하며 유기동물에 대한 인식 개선에 노력해도 전파력이 큰 방송에서 연예인이 잘못된 말을 한 번 던지면 순식간에 엎질러진 물이 된다는 것이었다. '개는 훌륭하다' 반려견 방치 학대 논란, 방송인 박수홍의 반려묘 다홍이 사업 이용 의혹, 수의학과생 유튜버 '갑수 농장'의 동물 학대 논란이 큰 공분을 일으킨 것도 동물권은 물론, 미디어의 영향력과 무관하지 않다.

반면 유기동물에 선행을 실천해 연예인으로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있다. 가수 이효리가 장기 유기견 보호소 봉사와 유기견을 입양한 일, 배우 이용녀가 월 생활비 500만 원을 들이며 빠듯하게 유기동물 보호소를 운영한 사실은 감동을 넘어 대중의 인식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농림축산 식품부가 올해 발표한 '2020년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 결과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638만 가구,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약 1530만 명에 육박했다. '인권'처럼 '동물권'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고, '젠더 감수성'처럼 동물권에도 '감수성'이란 표현이 붙는 게 이젠 어색하지 않다. 그만큼 사회적 영향력이 큰 연예인과 미디어가 동물, 반려동물을 소재로 함에 있어서 당연한 것을 예민하게 다각적으로 볼 줄 아는 시선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 출처 :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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