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란트

NFT, e스포츠와 만나 팬과 구단 모두에 만족을 줄 수 있을까

Talon 2022. 3. 25. 12:50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저장된 데이터 단위로, 고유하면서 상호 교환할 수 없는 토큰을 뜻한다. 이것은 사진, 비디오, 오디오 및 기타 유형의 디지털 파일을 나타내는데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실물 제품들의 진품 증명서나 홀로그램과 같이 어떤 제품이 진품임을 증명하는 역할을 한다.

실재하지 않는 디지털 데이터로 된 것의 증명을 하다 보니 일각에서는 “돈을 주고 영수증을 산다”라고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으나 결국 ‘어떤 것을 누구에게 파느냐’를 생각했을 때 구매층이 될 팬들에 있어서는 대체 불가능한 진품 인증을 소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 매력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잘 알려진 사례로는 킹즈 오브 레온이라는 밴드가 지난해 자신들의 첫 NFT 밴드 앨범을 판매해 2백만 달러(한화 약 24억 원)를 벌어들인 뒤 이중 1/4에 해당하는 금액을 라이브 밴드 크루들을 지원하는 기금에 기부했으며,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이 2007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만든 디지털 아트 5,000점을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라는 이름으로 크리스티 경매장에 출품해 6,933만 달러(한화 약 852억 원)에 낙찰되며 크리스티를 통해 경매가 진행된 첫 번째 NFT 작품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이러한 NFT가 최근 블록체인과 함께 e스포츠와 관계가 깊어지는 중이다. 블록체인 경매소들이 e스포츠 팀들의 네이밍 스폰서가 되기도 하며 관련 업체가 대회를 후원하거나 직접 개최하는 경우도 있는 등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들이 e스포츠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에 대해 명확한 이야기가 되고 있지 않다 보니 최근 북미를 중심으로 양성화되고 있는 ‘e스포츠 베팅’과 비슷한 취급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블록체인이 e스포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단계가 바로 NFT인데, 팀이 만드는 선수나 팀과 관련된 디지털 상품, 즉 포스터나 선수 핀업, 로고 관련 상품, 3D 아트 등에 NFT로 정품 인증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인증서’ 역할을 할 수 있다.

해외에서 활용된 사례로는 닌자스 인 파자마스(Ninjas in Pajamas, NIP)가 ‘카운터 스트라이크:글로벌 오펜시브(CS:GO)’ 팀의 2021년 IEM 쾰른 대회 진출을 기념해 ‘시노비 쇼조쿠’라는 명칭의 디지털 유니폼 2종 103매를 선보여 1분 59초 만에 완판한 사례가 있다. 이 디지털 유니폼은 ‘쾰른의 밤을 무대로 그림자 속에서 활약할 닌자들’을 콘셉트로 제작되었으며 구매자들에 사용 권리가 부여돼 AR 형태로 사진과 합성하거나 메타버스, 게임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센티널즈는 발로란트 팀이 지난해 첫 마스터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을 기념해 디지털 트로피 상품을 NFT로 판매했다. 큐브가 회전하며 팀원들의 모습과 팀 로고가 담긴 트로피를 보여주는 이 제품은 200개 한정으로 발매됐으며 약 51달러 또는 0.025 이더리움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나라와 인도, 싱가포르 등에서 다양한 종목의 팀을 운영한 바 있는 글로벌 이스포츠도 지난해 NFT 콜렉션을 선보이고 인간과 오크 엘프, 언데드, 데미갓이라는 명칭의 8비트 이미지를 팬들에 제공한 바 있으며, 나투스 빈체레 등 몇몇 구단은 디지털 화폐를 도입해 이를 바탕으로 팀의 NFT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NFT와 e스포츠의 관계는 응원하는 팀의 선수에 대한 디지털 상품을 원하는 팬들과 안정적인 수입원을 필요로 하는 팀의 이해관계가 가장 잘 맞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것들이 그렇듯 장밋빛 미래만을 보여주지만은 안는다는 점도 생각해 둬야 할 필요가 있다.

G2는 최근 협력을 진행했던 블록체인 업체인 본들리에 525만 달러(한화 약 64억 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G2는 지난해 블론디와 2년 동안 연간 200만 달러의 권리금을 받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NFT 발행이 지연되며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G2 측은 본들리 측이 약속했던 발행 기한을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본들리도 G2가 현실적이지 못한 조항을 내세웠으며 자신들이 연기 또는 계약 해지를 위해 노력했음에도 G2가 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NFT는 분명 제대로 된 제품이 출시됐을 경우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한 팬들에 즐거우믈 주고 구단에도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블록체인이라는 환경이 가지고 있는 위험성과 안정성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을 경우 피해를 피할 수 없다.

한편 NFT에 대한 긍정적 분위기 속 우리나라도 몇몇 구단 또는 관련 업체들이 이와 관련한 사업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샌드박스게이밍은 메타 토이 드래곤즈와 소속 프로 게임단을 활용한 PFP NFT(Profile Picture NFT, 프로필 사진형 NFT)를 프리세일 2,000개, 퍼블릭 3,000개 판매한다. 구매자들에게는 해당 제품의 소유 권한과 함께 대회 관람 또는 클럽하우스 행사 참가 기회와 같은 오프라인 특전과 마케팅과 비즈니스 활동, 선수단 운영 의사결정 참가 권한, 대회 성적에 따른 상금, 스킨 수익에 연동되는 토큰 보상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 밝혔다.

DRX는 십이지신 설화를 바탕으로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는 이더리움 기반의 NFT 브랜드 TEB와 협력해 캐릭터 NFT를 발행한다. DRX는 TEB의 세계관에서 용 가문으로 나타나게 되며, TEB는 DRX의 IP를 활용하여 NFT를 제작 및 판매하고 NFT 보유자를 위한 각종 이벤트 및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대표 선수인 ‘데프트’ 김혁규의 NFT 발행을 계획하고 있음도 함께 밝혔다.

샌드박스게이밍의 정인모 CSO는 “메타토이드래곤즈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샌드박스게이밍 팀 운영에 참여하는 커뮤니티에 대한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후에도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통해 e스포츠 산업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NFT가 우리나라에서도 하나의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이들 구단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는 상황이다.

 

-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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