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부활의 선봉장 장준[항저우, 주목 이 선수]

한국이 자랑하는 국기(國技) 태권도는 도쿄 올림픽에서 체면을 구겼다. 금맥이라는 별칭과 달리 노 골드의 수모를 겪은 것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금빛 발차기가 쏟아져야 종주국의 이름값을 지킨다.

한국 태권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전초전 격인 이달초 파리 월드 그랑프리에서 재차 노 골드의 수모를 겪으면서 긴장감까지 감돌고 있다.

태권도 부활의 주역으로 남자 경량급(58㎏급) 간판스타인 장준(23·한국가스공사)이 나선다.

정을진 태권도 대표팀 감독도 “장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라며 “요르단 등 타국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왔지만, 장준을 넘진 못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주치 않았다.

장준은 홍성고 재학 시절부터 세계 최고의 자리를 넘보던 혜성이다. 경량급으로는 큰 키(182㎝)와 유연함이 담긴 기술력, 남다른 체력 등을 하나로 묶어 2018년 고교생 국가대표의 영광을 안았다.

장준이 본격적인 이름을 알린 무대는 그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발전. 당시 장준은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태훈과 2차 결승전까지 치르는 접전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장준은 감점 수에서 밀려 아시안게임 티켓은 놓쳤으나 무서운 고교생으로 불렸다.

자신감을 얻은 장준은 그해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잇달아 정상에 올랐다. 특히 월드태권도 그랑프리에선 한국 선수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까지 세웠다.

결국, 장준은 2018년 11월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준결승에서 김태훈을 꺾은 뒤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자신의 시대를 알렸다. 이듬해에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과 함께 세 차례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우승으로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다. 2019년 올해의 남자 선수도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그러나 장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첫 출전이었던 도쿄올림픽에서 우승 후보라는 평가와 달리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당시를 떠올린 장준은 “코로나19로 대회 자체를 참가하지 못하면서 감각이 떨어졌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돼 감각을 살릴 시간을 얻은 게 다행이다. 최선을 다해 준비했기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에는 총 13개의 금메달(겨루기 11개·품새 2개)이 걸렸다. 장준은 품새를 제외한 겨루기 종목의 금메달 도전자로 나선다는 점에서 선봉장으로 불러도 이상하지 않다.

그가 25일 중국 항저우 린안체육관에서 열리는 남자 태권도 58㎏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다른 선수들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장준의 발차기가 한국 태권도 부활의 시작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 출처 :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