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핑크

"놓아줄 때 되지 않았나" 20년 괴롭힘 당한 아이돌까지…'사생팬 쇼크' [N초점]

Talon 2024. 1. 28. 20:10

2024.01.27.

"이제 놓아줄 때도 되지 않았나."

아이돌 출신 스타들이 오랜 기간 사생팬(스타들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극성팬을 뜻하는 말)에게 시달리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2일 김재중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자신을 따라다니는 택시들을 촬영한 영상을 올린 뒤 "구간마다 기다리는 사생택시들, 손님이 쫓아가 달래서 가야 한다는 드라이버들, 차 안에서 무전으로 작전 수행하듯 한 사람의 소중한 시간과 감정을 짓밟는 괴롭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당신들, 정말 여전하다"라며 "시대가 바뀌었다, 어제 차량 6대 전부 블랙박스 영상을 포함해 촬영했고 앞으로도 더 수집할 예정이다, 사생활과 인간의 고통을 수집하는 당신들은 큰 처벌을 받길 바란다"라고 경고의 말을 건넸다. 김재중은 지난 2003년 12월 동방신기로 데뷔한 뒤 20년 넘게 사생팬들에게 시달려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제 해당 팬들 및 이들을 이용해 돈을 버는 일부 택시 기사들에게 자신을 놓아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사생팬 때문에 고통받는 스타는 김재중뿐만 아니다. 에이핑크 멤버이자 연기자 정은지는 자신의 스토킹 한 50대 여성 A씨 때문에 고통받았다. A씨는 지난 2020년부터 오토바이를 타고 정은지를 쫓아가거나, 정은지의 자택에서 잠복하며 기다리는 등 스토킹 행위를 이어왔다. 또한 약 5개월 동안 보낸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DM)와 유료 소통서비스 버블 메시지만 544회에 달했다. 이로 인해 정은지는 팬들과 소통하는 통로인 버블을 중단했다.

 

이외에도 NCT 재현은 지난해 미국 일정 중 묵고 있던 호텔 방에 사생팬이 침입, 방의 전경을 촬영해 유포하는 일을 겪었고, 방탄소년단 정국 역시 자신의 집 주소를 알아내 배달 음식을 보내는 사생팬에게 "그만하라"라고 직접적으로 경고의 말을 하기도 했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스타들이 '사생팬'들의 스토킹 행위로 인해 크게 고통받는 중이다. 특히 몇몇 아이돌들은 연습생 혹은 데뷔 초반부터 사생팬들이 따라다녀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사생활 침해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스타들도 많다.

 

과거에는 매니지먼트사들이 이 같은 일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사안의 심각함을 인식하고, 아티스트 사생활 침해에 대해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정은지를 스토킹 하던 A씨는 결국 피소돼 법정에 섰다. 최근 서울중앙지법은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벌금 10만원과 보호관찰, 사회봉사 120시간, 스토킹 범죄 재범 예방 강의 40시간 수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메시지는 팬이 연예인에게 보낼 법한 응원, 관심, 애정 등을 표시하는 정도를 넘어섰다"며 "피해자가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버블에 가입했더라도 어떠한 형태의 접근, 연락까지 동의·허락했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현재 항소한 상태며, 정은지 측은 향후 대응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수의 아이돌 그룹이 소속된 하이브 측 역시 사생팬들을 상대로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하이브 산하 6개 레이블인 빅히트 뮤직,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빌리프랩, 쏘스뮤직, 어도어, 하이브 레이블즈 재팬 등은 소속 아티스트별 위버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각 아티스트에 대한 권익 침해 사례와 이에 대한 법적 대응 상황을 일괄 공지했다. 특히 아티스트의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이른바 '사생'(사생팬)에 대해서도 재판부에 엄벌을 탄원하는 등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빅히트 뮤직은 방탄소년단 멤버 자택으로 수차례 우편과 택배를 보내며 가족에게까지 피해를 끼친 사생팬에 대해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스토킹처벌법)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고 검찰 수사 결과 형사 처벌이 내려졌다. 주거 침입 등의 혐의가 드러난 또 다른 사생팬에 대해서는 경찰이 현재 수사 중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최근 각 연예기획사들이 사생팬들에게 단호하게 대응하는 이유에 대해 "선을 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예전에는 좋아하는 마음이 과한 정도였다면, 이젠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한다"라며 "항공편이나 숙소 주소 등 개인정보를 빼돌린다던가, 이를 바탕으로 사적 장소에 침입하고, 초상권을 침해하는 등 도를 지나친 행동을 하기에 회사 차원에서 대응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다른 가요 관계자도 "단순히 좋아해 따라다니는 수준을 넘어서 스타들의 정보를 빼돌리고 이를 바탕으로 이익을 취하기까지 하는 이들도 많아 법적 대응을 해야 하는 단계까지 왔다"라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대중의 인식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예전에는 사생팬에게 대응을 하면 '어떻게 팬들에게 그러냐'는 반응이 많아 회사 입장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사생팬들의 행동이 점점 도를 지나치고 이를 대중 역시 인식하게 됐다"라며 "덕분에 회사 차원에서도 단호하게 대응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팬들도 스타를 괴롭히는 사생팬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팬분들이 사생팬들의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생활 침해를 발견하면 제보를 해주기도 한다"라며 "그만큼 사생팬들을 제재해야 한다는 인식이 전반적으로 깔려 있어 대응이 수월해졌다"라고 이야기했다.

 

관계자들은 사생팬을 향해 법적 대응을 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사생팬들은 대부분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는데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다"라며 더 강력히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 출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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