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소환사이야기]'로코도코'와 '웅', 미국에서 시작될 그들의 새로운 도전

Talon 2013. 9. 12. 18:20

퀀틱 게이밍 소속으로 미국에서 LOL 게이머 생활을 이어가게 된 두 사람의 이야기

MiG를 근간으로 다시 뭉친 퀀틱 게이밍에는 잠시 지도자 생활로 눈을 돌렸던 '웅' 장건웅, 정글러 '프라임' 윤두식, 탑에서 미드로 자리를 옮긴 '애플' 정철우, 이슈메이커 '로코도코' 최윤섭, 그리고 그의 새로운 서포터 '건자' 정건희 등이 속해 있다.

출국을 일주일 여 앞둔 어느 날, 2년 전 MiG의 첫 출발이 이뤄졌던 목동 숙소 근처의 카페에서 만난 그들은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포모스 기자들을 맞이했다. "한국을 떠나기 전에 꼭 인터뷰하고 싶어요"라는 요청 때문에 시작된 인터뷰지만, 말 없이 떠나버렸다면 아쉬울 건 오히려 이쪽이었다.

국내에서 최초로 해외 무대로 나아가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게 되는 퀀틱 게이밍, 그 중에서도 장건웅-최윤섭에겐 묻고 싶은, 듣고 싶은 이야기가 넘치도록 많았기 때문이다. 팀 인터뷰를 마친 뒤 둘만 남게 되자 적정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알아서 척척 대화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두 사람. 이젠 CJ 엔투스 프로스트가 돼 버린, 과거의 MiG 프로스트를 추억하는 팬들에겐 눈물 나게 보고 싶었던 광경이었을 게다.

냉정하게 말해 현존 최강의 팀은 아닐지라도 '웅'과 '로코도코'라는 닉네임이 뿜어내는 오묘한 아우라는 자꾸만 그들의 앞날을 기대하게 만드는 게 사실이다. 지나간 과거를 '실패'라 칭하지 않고 '경험'으로 받아 들인 장건웅과 최윤섭이 그려낼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졌다.

"아직도 나를 선수로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며 입단 계기를 밝힌 장건웅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한국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와 함께 웃어 보인 최윤섭. 이 둘이 뭉친 퀀틱 게이밍만의 색깔은 무엇일지, 또 어떤 마음가짐으로 미국 행을 결심하게 됐고 이루고픈 목표는 무엇인지 물어보기로 했다.

따로 심화 인터뷰에 응한 '로코도코' 최윤섭과 '웅' 장건웅
- 팀 인터뷰는 끝났고, 이제 두 분하고만 좀 더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눠보죠. 전 아무래도 두 사람이 다시 뭉치게 된 계기가 가장 궁금하네요.
▶ 장건웅=아마 제가 먼저 연락을 했을 거예요. 로코한테 "베인 골랐던 날 오리아나한테 잡히고 나서 기분이 어땠어?"라고 말을 텄죠(웃음).
▶ 최윤섭=(장)건웅이 형네 팀이 16강에서 탈락한 뒤에 멘탈이 부서지진 않았는지 확인할 겸 만나러 갔던 걸로 기억해요.
▶ 장건웅=그 전까지는 간간이 근황만 묻는 수준이었고요.

- 최근에는 각자 무엇을 하면서 지냈나요?
▶ 최윤섭=그냥 집에서 게임을 하며 지냈죠.
▶ 장건웅=롤챔스 리그가 종료된 후에도 계속 감독직을 맡고 있었는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해체 쪽으로 흘러 갔어요. 선수들이 이 정도 환경에서 오래 게임을 할 수 있는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예전에 제가 처음 게이머 생활을 시작했을 때와 비교해 보면 많이 아쉽지만요. 이적을 원하는 선수들이 늘어서 타 팀에 테스트를 보러 가도록 놔주기도 하고, 몇몇은 제가 직접 소개도 해줬어요. MiG 블리츠의 서포터였던 '류나' 최원호 선수는 아마추어 팀 코치가 됐고, '꼬꼬' 고수진 선수는 여전히 테스트를 보러 다니는 걸로 알아요. 게이머 생활을 그만두진 않은 것 같아요.

- 그러던 중, 미국 행을 결심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면 뭐였을까요? 또 그 진행 과정도 궁금한데요.
▶ 장건웅=아직까지 나를 선수로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 신기했고, 거기에 이끌려서 결정을 내리게 됐어요.
▶ 최윤섭=저는 제가 직접 운영할 수 있고, 제가 좋아하는 팀원들과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게 제일 좋았어요. 다들 제 말을 잘 듣기도 하고요. 맏형인 건웅이 형도 제 말을 잘 들어요(웃음).

퀀틱 게이밍 소속으로 활동하게 된 두 사람
- 아직 이름조차 생소해할 한국 팬들에게 퀀틱 게이밍이 어떤 게임단인지 간단하게 소개를 해준다면요?
▶ 최윤섭=저도 처음 퀀틱 게밍에 대해 들은 건 스타테일에서 활동할 때에요. 당시 스타테일이랑 퀀틱 게이밍이 같이 동맹을 맺어서 교류가 잦았고, 퀀틱 게이밍 소속 선수들 몇 명이 스타테일 숙소에서 지냈거든요. 그때 얘기를 나눠보니까 월급도 제법 잘 받는 거 같았고, 여러모로 좋아 보이더라고요. 퀀틱 게이밍에 있던 기존 선수들이 지금은 클라우드 나인에 가 있는데, 그런걸 보면 선수 보는 눈도 있는 팀 같아요.

- 한 동안 직접 팀을 운영해왔던 장건웅 선수는 선수와 감독 생활을 모두 경험해봤는데요.
▶ 장건웅=감독 역할을 하는데 있어서 어려운 점은 많지 않았어요. 처음 MiG를 꾸렸을 당시 강현종 감독님을 보며 많은 걸 배우기도 했고, 운영적인 측면에서 힘들건 없었거든요. 오히려 감독을 하면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법을 많이 알게 됐다는 점이 좋아요. 다시 선수로 돌아오게 된 시점에서 생각해보니 큰 도움이 되겠다 싶었어요. 보다 나은 마음가짐으로 팀 생활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고 할까요? 앞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그렇다면 본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롤 게임단'은 어떤 모습인가요?
▶ 장건웅=이상적인 롤 게임단이라면 일단 성적이 잘 나오는 팀이 가장 정답에 가깝겠죠. 쉬운 예로 우리 팀은 KT나 SK텔레콤을 이길 순 없을 거란 얘기에요. 최소한 팀원들이 제일 좋은 성적을 내도록, 마음 편히 게임 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 최윤섭=무엇보다도 선수들의 마음이 편해야죠. 선수들이 자기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분위기여야 해요. 자신이 만들어낸 운영법이나 팀에 대한 불만 같은 게 있다면 벽을 느끼지 않고 곧바로 의견을 표출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저도 퀀틱 게이밍을 그런 팀으로 만들기 위해서 지금도 노력 중이에요. 일단 오더 역할을 동생들에게 넘겼고, 5명 모두가 의견을 주고 받고 있어요. 게임 내적으로는 팀장, 감독, 형의 개념이 없죠.

- 특히 '로코도코' 선수는 TSM, MiG, 스타테일, CLG, 나진 등 여러 게임단을 경험해보면서 느낀 것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 최윤섭=느낀 거 정말 많죠. 프로라면 무조건 성적이 나와야 되고, 성적이 안 나오면 아무것도 안 된다는 걸 느꼈어요. 그 다음에 배운 건 선수들끼리 개개인적으로 교류가 있어야 한다는 점? '오픈 마인드'를 갖춰야 된다는 뜻이에요. 이건 선수들뿐만 아니라 코칭 스태프에게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여러 팀을 오가며 프로게이머 생활을 이어온 '로코도코' 최윤섭
- 1년여 간 보고, 듣고, 경험해온 국내 LOL 프로게임단의 장단점을 짚어본다면요?
▶ 최윤섭=국내 게임단은 간혹 너무 무식하다 싶을 정도로 게임을 시킬 때가 있어요. 현재 전 세계에서 LOL을 가장 잘하는 나라는 한국이 맞아요. 그런데 그렇게 되기 위해 포기해야 될 부분이 너무 많다는 거죠. 굳이 포기하지 않아도 될 것들인 것 같은데, 이전에 만들어진 스타1 프로게임단의 틀에 맞춰 LOL 팀을 운영하다 보니 선수들이 쉽게 지쳐요. 때문에 때로는 잔인해 보일 정도죠. 하지만 역시 한국 팀의 최대 장점은 연습을 제대로 시키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교육하는 거예요. 힘들겠지만 우리도 미국에서 그렇게 연습할 생각이에요. 단점 없이 장점이 있을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자유로우면서도 규칙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팀을 잘 조율하려고 해요.
▶ 장건웅=시스템이라는 건 개인적으로 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군대를 아무렇지도 않게 가는 사람도 있고, 가서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듯이 말이죠. 한국 게임단이 외국 게임단에 비해서 빡빡한 건 사실이에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엔 한국 게임단의 시스템에 적응하는 게 힘들기도 했어요. 개인의 능률에 맞춰 연습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스케줄대로 따라야 한다는 점이 힘들었죠. 그래도 그런 건 제가 다 맞춰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이번에는 선수들끼리 대화를 통해 조율하면서 맞춰갈 수 있는 환경이에요. 개인적으론 최고의 팀에서 생활도 해봤고, 어렴풋이나마 감독도 해봤기 때문에 누가 따로 저를 감독하지 않아도 컨트롤 할 수 있을 것 같긴 하지만요(웃음). 다섯 명이 서로 스타일을 잘 맞춰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크고, 누군가가 제어하고 이끌어 가는 것보다 다같이 걷는 느낌이라 뿌듯해요.

- 그렇다면 한국의 현 리그 시스템은 어떤 것 같아요? 곧 떠나게 될 북미와 비교해 본다면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 최윤섭=선수들에게 조금 더 편한 쪽은 북미 방식이죠. 기회가 더 많거든요. 거기서는 6위만 해도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잖아요.
▶ 장건웅=북미 쪽이 한국보다 선수들이 떠안는 리스크가 적어요. 하지만 북미도 서킷 시스템으로 가는 게 더 나아 보이고, 전 서킷 포인트제가 더 평등하다고 생각해요. 지금의 LCS는 두 번째 시즌에만 잘해도 롤드컵에 나갈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그런 점이 불공평하다는 거죠. 물론 현재 가장 실력 있는 팀이 가는 게 맞긴 하지만, 첫 시즌에 성적을 냈던 팀들은 제대로 챙겨주질 않더라고요. 시드를 주는 선에서 무마하는 편이기 때문에 그 대가가 너무 적은 것 같아요.

-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제안할만한 리그 시스템은 없는지? 서킷 포인트를 얻을 대회가 더 필요하다거나 하는 것들이요.
▶ 장건웅=간략하게 말해서 그냥 대회 자체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파이에 비해서 달려드는 사람이 많다 보니 아마추어 팀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계속 팀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반해 참가할 수 있는 대회는 롤챔스 리그 정도밖에 없어요. 한국도 계속 서킷 제도로 갈 거면 양대 리그 느낌을 살리거나, 넉넉하게는 3개의 리그 정도를 운영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 최윤섭=한국 방식도 크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NLB의 규모를 더 키우거나, 2부 리그를 온게임넷에서 운영하는 것도 좋겠네요. 사실 저는 운이 좋아서 1세대 프로게이머로서 생활할 수 있었고, 다른 선수들에 비해 집안이 넉넉한 편이라 게임을 편하게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몇몇 선수들은 진짜 게임 아니면 할 게 없는, 학교도 제대로 안 나오고 군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경우가 꽤 있어요. 그런 걸 생각하면 너무 막막하죠. LOL로 성공하는 사람들은 정말 극소수잖아요. 아마추어 중에 저보다 더 잘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테스트를 볼 때 몇 번 실수하면 가차 없이 잘리곤 해요. 일이 잘 풀리지 않아 군에 입대하거나 대학으로 돌아가 힘들게 생활하는 선수들도 있고요. 그래서 전 선수들에게 기회가 좀 더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LOL판에 시간과 인생을 투자하는 애들이 너무 많은데, 솔직히 대회가 너무 적잖아요. LOL이란 게임이 너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도 이유 중 하나겠죠. 그래도 다음 시즌에는 LOL판 자체도 더 커지지 않을까 기대해요.

1년 전과 많은 것들이 바뀐 LOL 판, 이들이 생각하는 국내 리그의 강점은?
- 미국에 건너가면 차기 시즌 LCS 참가를 목표로 한다던데, 요즘 북미의 경기력 수준은 어떤가요?
▶ 장건웅=음… 그냥 재미있는 수준? 한국 롤챔스 리그의 8강 급인 것 같아요.
▶ 최윤섭=진짜로 북미 1, 2위 팀이 한국에 오면 8, 9등 정도일 것 같아요. 그마저도 운이 좋아야 그 정도 될 거예요. 아직 차이가 많이 나는 게 사실이에요. 연습 시스템의 차이로 실력 차이가 많이 벌어졌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무엇보다 선수들의 마인드 차이가 커요. 저희가 미국에 가서 증명하고 싶은 건 '선수들의 마인드 차이' 때문에 실력이 다르다는 점이에요. 저희가 미국에 가서 경기를 하면 저희는 북미 시스템 안에 속해 있는 거잖아요.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게임을 앞에 두고 생각하는 마인드가 외국 선수들과 달라요. 게임을 위해 다른 걸 희생을 할 줄 아는 거죠. 얼마 전에 '진격의 거인'이라는 애니메이션에서 앨빈 스미스가 한 대사가 있어요. "희생 없이는 뭔가를 바꿀 수 없다"는 이야기였는데, 저희도 그걸 한 번 보여주고 싶어요.

- 올 시즌 롤드컵 결과를 예상해본다면 어때요? 한국 대표 팀들이 선전할 것 같나요?
▶ 최윤섭=이번에 한국에서 세 팀이 출전하는데, 아마 한국 대 한국의 결승전을 보게 될 것 같아요. 한국에서 어느 팀이 가든 똑같은 결과일 거예요.
▶ 장건웅=그나마 변수가 있다면 중국 팀들일 것 같아요.

- 해외에서도 통할 것 같은, 또는 해외 팬들에게 소개해 주고픈 국내 게이머를 꼽아본다면요?
▶ 최윤섭=제 생각엔 '카카오' 이병권, '인섹' 최인석 선수가 인기 있을 것 같아요. 경기도 재미있게 하고, 도발도 많이 하잖아요. 그리고 '페이커' 이상혁 선수도요. 플레이가 화려하고, 입을 잘 털어서…(웃음).
▶ 장건웅=저는 '피글렛' 채광진 선수도 꽤 인기 있을 것 같아요. 요즘 원딜 플레이 하는 걸 지켜보니 잘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 최윤섭=서포터 중에 꼽자면 우리 팀 (정)건희요. 웃기게 생겼고, 말도 재미있게 해요.
▶ 장건웅=정글러는 (이)현우 형? 영어 회화도 어느 정도 되잖아요.
▶ 최윤섭='노페' 정노철 형도 잘 통할 것 같아요. 입담도 좋고, 되게 똑똑하거든요. 아, 그리고 (조)재걸이요. 요새 솔로 랭크 하는 걸 보면 메카닉도 좋고, 일단 외모가 잘생겼어요(웃음).

- 반대로 한국 팬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외국 게이머도 있을까요?
▶ 최윤섭=벌컨의 미드 라이너인 'Mandatorycloud' 선수나 클라우드나인의 정글러 '미티오스' 선수가 떠오르네요. 특히 '미티오스' 선수의 경우엔 정말 뛰어난 정글러인 것 같아요. 다른 외국 선수들은 그냥 한국의 전략전술에 대해서 알려달라고 하는 정도에 그치는데, '미티오스'는 자신들과 다른 한국의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싶어해요.
▶ 장건웅=이미 유명하지만 '미사야' 선수요. 잘하는 건 둘째치고 굉장히 재미있는 선수에요.

과거 MiG 프로스트의 창단 멤버였던 둘,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 돌고 돌아 1년 만에 다시 같은 팀이 됐는데 어떤가요? 서로의 성향이나 모습이 조금 달라졌다는 걸 느끼는지요?
▶ 장건웅=솔직히 로코는 별로 달라진 게 없어요. 하지만 '형' 소리를 하는 건 진짜 장족의 발전이죠(웃음). 1년 전에 같이 생활할 땐 형이라고 불려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요새는 간혹 듣고 있어요. 자기가 위급할 때만 형이라고 부른다는 게 단점이지만…(웃음). 아직도 로코가 한국 사람 같지는 않아요. 그냥 잠깐 한국에 게임을 하러 온 느낌이랄까요? 그렇지만 저는 로코가 미국식이든 한국식이든 상관 안 해요. 지금은 팀원들도 있으니까 서로 신경 써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요.
▶ 최윤섭=이제는 '캐떡'이라고 부르지도 않는다고요(웃음). 사실 제가 보기엔 형도 그대로인 것 같아요. 아직까지 레넥톤 밖에 안 하는 것도 똑같고요. 그래도 여자친구가 생긴 건 희대의 발전이네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 최윤섭 선수는 경우는 한국 게임단에서 생활하며 배운 것들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 최윤섭=한국 게임단들의 운영 방식을 많이 배웠죠. 한국 게임단의 시스템 중에 옳은 방식이 많거든요. 박정석 감독님 아래에서도 배운 게 참 많아요. 사람 대하는 방식도 많이 배웠고요. 스스로 많이 참아 가며 사람들을 대해야 된다는 점 같은 거요.

- 장건웅 선수도 1년 간 여러 일을 겪었는데, 한 걸음 성장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 장건웅=그렇죠. 옛날과 비교해 보면 조금 더 참을성이 생긴 것 같아요. 서로 조금씩 조율하고 협상하는 느낌이라고 해야겠네요. '밀당'하는 법을 배운 거죠. 적당히 양보하고, 또 요구할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겨서 조율이 수월해요.

덧붙이고 싶은 말이 많은 듯 길게 말을 이어간 최윤섭과 장건웅
- 슬슬 인터뷰를 마무리 할 시간이네요. 갑작스러운 소식을 접했을 팬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 장건웅=예전부터 '다시 탑에서 플레이 하는 모습이 보고 싶어요'라고 말씀해주시는 팬 분들이 많았어요. 잘 될지 안 될지는 미국에 가봐야 알 것 같고 선수로서 재기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크진 않지만, 최대한 열심히 노력할게요. 자의든 타의든 선수로 복귀하게 됐으니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야죠. 더 열심히 하는 것만이 답인 것 같아요.
▶ 최윤섭='선 성적, 후 입 털기'를 지킬게요. 성적부터 낸 다음에 팬들에게 뭔가를 이야기 하겠다는 뜻이에요.

- 그밖에도 고마운 분들이 있다면 인사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릴게요. 옛 팀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많을 것 같은데요.
▶ 최윤섭=먼저 온게임넷의 최은혜 PD님과 김윤지 작가님, 그리고 조아라 기자님과 이혜린 기자님, 박정석 감독님, 채우철 코치님, 심성수 코치님, 이석진 대표님께 모두 감사 드려요. 한국에 있는 동안 여러모로 고마웠어요. 가르쳐 준 것도 많고, 성적이 안 나올 때도 잘 챙겨주신 분들이거든요. 특히 나진에서는 제가 다루기 힘든 선수였는데도 계속 데리고 있어줘서 고마웠어요. 나진에서 절 자른 게 아니라 제가 제 발로 나온 거거든요. 나진에서는 계속 자리를 마련해주려고 하셨어요. 성적이 떨어졌다고 잘라버리거나 한 게 절대 아니에요. 어쨌든 도와주신 관계자 분들 모두에게 너무 고마워요. 미국에서 성공하고 돌아오면 그때까지 번 연봉으로 맛있는 걸 사드릴 거예요(웃음).

또 나진 소드가 올 해 롤드컵에서 꼭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소드 선수들이 진짜 좋은 사람들이거든요. 조금 저평가가 돼 있는데, 재걸이는 하이에나가 아닌 사자 같은 정글러에요. 정말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실드 팀 '고릴라' 강범현은 근 거리 서포터를 조금만 더 잘했음 좋겠고, (정)노철이 형은 '퍼즐 앤 드래곤' 좀 그만했으면 좋겠어요(웃음). '제파' (이)재민이 형은 제가 만난 원딜 중 가장 똑똑한 선수인 것 같고, '세이브' (백)영진이는 냉면 이야기만 하는데 그 외엔 정말 게임만 하는 스타일이에요. 둘 다 언젠가 꼭 성공할 거라고 믿어요. 하던 대로만 하면 될 것 같아요. '촙' (정)인철이는 '압도'랑 듀오 좀 안 했으면 좋겠고요.

라이엇코리아의 최영우 팀장님께도 감사하고, '러스트보이' (함)장식이랑 '헬리오스' (신)동진이에게는 아직도 많이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앰비션' (강)찬용이에게 하루 빨리 '멘붕' 상태를 극복하고 '페이커'고 '다데'고 모두 무찔렀음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 장건웅=출국 전 인터뷰를 하고 있는 지금이 8월 30일인데요. 롤드컵 결정전이 얼마 안 남았네요. 이 기사를 볼 때쯤이면 당연히 다 끝났겠지만, 저는 CJ 프로스트가 한 번 더 롤드컵에 갔으면 좋겠어요. 저와 함께 했던 멤버들의 모습을 롤드컵에서 다시 봤으면 싶거든요. 더불어 강현종 감독님께도 감사 드리고, 많이 챙겨주신 라이엇 코리아 관계자 분들께도 고마운 마음이 커요. 로코와 저 모두 감사하고 있어요. 또 앞으로 팬 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네요(웃음).

- 앞으로 미국에서 서로를 의지하게 될 텐데, 각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도 있나요?
▶ 최윤섭="웅이 형, 가서 연습 많이 하자. 나도 여자 친구도 안 만들고 열심히 할게"
▶ 장건웅="지금 잘 해주고 있는 것 같아. 그대로 지치지만 않았으면 좋겠어"
▶ 최윤섭="내가 지치지 않도록 팀원들이 잘 해줬으면 좋겠어. 건희야, 두식아 말 좀 듣자!"

- 길고 긴 인터뷰를 모두 마쳤는데요. 자, 그럼 현 시점에서 자기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끝으로 마무리 해볼까요?
▶ 최윤섭="로코야, 너 세계 최강인 거 잘 알고 있지? 모두에게 보여 주자"
▶ 장건웅="예전만큼 멘탈이 약하진 않은 것 같아. 지금도 엄청 좋은 편은 아니지만(웃음). 이전 같은 모습은 보이지 말자. 탑에서 도망쳤던 모습은 다 잊고, 다시 탑솔로 서자. 자기 자신한테 부끄럽지 않게 더 열심히 하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퀀틱 게이밍 선수들, 그들의 앞날에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본다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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