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이러다 ACL 홈 경기 못 한다…K리그 클럽 라이선스에 ‘잔디’ 항목 추가하자 [긴급진단=K리그 잔디가 아프다…이렇게 해봅시다②]

Talon 2024. 9. 24. 19:10

어떻게 하면 잔디 관리를 수월하게 할지 고민할 시기다. 자칫하면 아시아 무대에서 K리그 팀이 홈경기를 치르지 못할 수도 있다.

 

잔디 문제는 단순히 K리그 내에서만 화두가 아니다. 아시아 무대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울산HD, 포항 스틸러스, 광주 FC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를 소화하고 있고 전북 현대는 ACL2에 나서고 있다.

 

울산과 광주는 첫 경기를 홈에서 치렀다. 다만 울산 안방인 울산문수경기장은 그야말로 최악의 그라운드 컨디션이었다. 움푹 패인 곳이 다수였을뿐더러 그라운드 자체가 울퉁불퉁 고르지 않았다. “이정도면 한강고수부지에서 축구하는 게 낫다”는 볼멘소리가 나온 이유다. 상대 팀인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오니키 토루 감독도 “선수들은 최고의 상태에서 경기하고 싶어 한다. 더 나은 상태에서 경기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며 잔디 문제를 지적했다.

 

광주도 마찬가지다. 안방인 광주축구전용경기장이 AFC 규정에 맞지 않아 광주월드컵경기장을 사용했다. 광주월드컵경기장은 오랜 기간 축구 공식전이 열리지 않았다. 여러 콘서트 대관 이후 잔디가 망가진 상태였다.

AFC는 울산과 광주에 공문을 보냈다. 경고 성격이다. 잔디 관리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으면 향후 홈 경기 진행이 어렵다는 내용이다. 혹시 모를 ‘대체 경기장’ 제출도 요구했다. 홈 개최권 박탈을 시사한 것이다. 두 팀은 이어질 ACLE에서 홈구장을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AFC가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만큼 단순히 잘 관리하겠다는 다짐으로는 안 된다. 일각에서는 프로축구연맹이 각 구단 경기장 관리에 관해 엄격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K리그 클럽 라이선스에 잔디 ‘항목’을 넣자는 견해도 있다. 클럽 라이선스는 AFC 클럽 대회 및 K리그 참가 구단이 갖춰야 할 요구 사항과 제반 사항을 규정화해 대회 참가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때마침 프로연맹은 기술위원회 산하에 기술연구그룹(TSG)처럼 시설개선그룹를 꾸렸다. 5인 전원을 천연잔디 전문가로 구성했다. 한 관계자는 “지금도 시설 미비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며 “다만 기준은 주관적이다. AFC도 관계자가 직접 보고 (경기 여부를) 판단한다. 페널티는 홈 개최권 박탈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경기장 관리 주체가 구단이 아니어서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클럽 라이선스에 잔디 항목을 추가하면 각 구단은 대다수 경기장 관리 주체인 시설관리공단 등 지자체와 더욱더 긴밀하게 논의할 동력이 된다. 지자체도 ‘축구장 잔디 개념’을 더욱더 인지할 수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프로연맹이 (잔디 관련) 교육이나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잔디 관리를 연맹이 직접 할 수 없겠지만 클럽 라이선스에 포함해 실질적 관리에 도움을 주면 나아지지 않을까”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프로연맹이 확인해 잔디 관리에 실패해 경기 개최가 어렵다면, 홈 경기 개최권 박탈과 같은 강한 징계도 필요하다고 본다. 몇년 째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래야 구단도 관리 주체에 할 말이 생긴다. 그렇지 않고서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잔디는 경기장 환경의 기본 요소 중 하나다. 무엇보다 프로스포츠 최대 상품인 선수 경기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구단 뿐 아니라 프로연맹서부터 세심한 검토와 관리에 힘써야 하는 이유다.

 

프로연맹은 제도 보완 뿐 아니라 잔디 품종 개혁 역시 삼성물산연구소와 고민 중이다. 한 관계자는 “한지형 잔디를 심으면서 동시에 고온을 버티는 난지형 잔디를 심는 방법을 실험 중이다. 여름이 되면 한지형 잔디가 죽고 난지형 잔디가 올라오게 하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 출처 :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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