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SK텔레콤 T1의 첫 월드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몇 번의 고비는 있었지만 여전히 한국은 리그 오브 레전드 이스포츠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첫 정식 종목으로 도입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며 게임을 넘어 젊은 세대가 즐기는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서울 한복판인 종로에 자리 잡은 롤파크의 입지가 현재의 리그 오브 레전드의 위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후 LCK를 지켜보는 시청자가 늘고, 플랫폼으로서 가치가 늘자 놀이에서 산업으로 한 단계 올라섰다. 과거 주최 측에서 돈을 준다고 하더라도 대회 개최에 부정적이었던 사회는 LCK를 두고 손익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이스포츠 후원에 들어가는 금액과 후원사가 확실히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따져보고, 그 비용을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보다 효과가 좋다면 이스포츠를 선택하는 시기였다. 여전히 게임이지만 이를 대회로 만드는 과정을 담당하는 산업으로서 이스포츠에 관련된 기업들이 후원의 수지타산을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스포츠는 모르지만 페이커는 알 정도로 시대의 상징이 된 이상혁의 활약과 함께 안정된 환경을 보장하는 프랜차이즈의 도입, 그리고 팬데믹 시절에도 성장하던 LCK와 리그 오브 레전드 이스포츠는 2023년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7년 만에 페이커의 T1이 다시 월드 챔피언십을 들어 올리며 산업에서 문화로 성장했다. 수지타산을 넘어 LCK라는 플랫폼에 후원사의 이미지를 더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금액으로는 따질 수 없는 효과를 거두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이야기다.
한국 최초 일관제철소, 즉 철광석을 철로 만드는 철강 제조의 모든 공정을 가진 제철소인 포항제철소와 단일제철소 조강 생산량 기준 세계 1위인 광양제철소를 운영하며 대표적 철강기업으로 성장한 포스코와 이스포츠는 큰 연관이 없어 보인다.
심지어 경기를 지켜보는 시청자는 직접적으로 포스코와 닿을 기회도 많지 않다. 그럼에도 포스코는 새로운 문화의 대표적 상징인 LCK에 후원한다. 이러한 이유를 알기 위해 2025 LCK 정규 리그 개막을 앞두고 포스코와 이야기를 나눴다.
철은 우리의 삶과 밀접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것에 철은 빠지지 않는 소재다. 하지만 포스코라는 기업은 우리에게 멀게 느껴진다. 포스코는 젊은 층에게도 친숙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LCK를 선택했다. 자라나는 10대와 사회 초년생인 20대, 그리고 사회의 주류로 자리 잡는 30대에게 포스코가 어떤 기업인지 알리기 위해서다. LCK 경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판타스틸((FANTASTEEL)'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포스코의 제품을 사용할 최종소비자이자 포스코와 함께할 중요한 젊은 인재들에게 친숙해지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경기 중 브랜딩을 노출하지 않고, 경기 내에 녹아들 수 있는 방법을 취한 것도 포스코가 LCK 후원에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경기 중 드래곤을 처치했을 때 '판타스틸' 슬로건이 공개된다. 대지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철광석은 바람을 구성하는 산소와 결합한 산화철 형태로 존재한다. 이를 1000도가 넘는 불로 녹인 후 달구고 물로 식히는 화학적 기술이 들어간 것이 제철 산업의 바탕이고, 이것이 게임 내에 등장하는 드래곤과 비슷한 구조라는 것이 포스코의 설명이다.
여전히 이스포츠를 바라볼 때 경제 규모나 매출, 순이익 얼마인지 따지려고 한다. 하지만 문화는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 특히 수출 위주의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는 한국은 내수용 콘텐츠보다 글로벌 콘텐츠의 가치가 더 높다. 특히 이스포츠는 K-POP이나 한국 영화나 드라마 이상의 글로벌 콘텐츠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단방향으로 흐르는 기존 콘텐츠의 흐름이 아니라 이스포츠는 상호 작용이 활발한 양방향 콘텐츠고, 이를 즐기는 시청자와 팬 사이에서도 크고 단단한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계속 순환되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이번 후원은 이스포츠와 LCK가 일부의 취미나 산업을 넘어 문화 플랫폼으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철강기업이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어디든 철이 있듯 포스코 역시 LCK와 이스포츠 팬들과 함께 있다는 포스코의 '판타스틸' 슬로건으로 젊은 층에게 접근하려는 시도에 적잖은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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