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오후 10시가 막 지난 시간, 이정효 광주 FC 감독이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늦게 온 것에 사과하며 인천국제공항에 등장했다. 선수단과 함께 이 감독을 기다리던 광주 팬들은 어느 때보다도 큰 환호성을 질렀다.
20일 오후 8시 30분부터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광주 선수단의 사우디아라비아 출국에 맞춰 광주 팬들과 함께하는 환송식이 열렸다. 광주 선수단은 오는 25일 오후 7시 30분(한국시간 26일 오전 1시 30분) 사우디에서 열리는 알힐랄과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을 치르기 위해 이날 출국했다. 선발대와 후발대로 나눠 선발대는 20일 오후 11시 55분에, 후발대는 21일 새벽에 비행기를 타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향한다.
이날 광주 선수들을 위해 광주 팬들이 환송식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구단과 팬들의 교감 속에 진행됐다. 구단 측에서도 광주 팬들이 공항을 편히 오갈 수 있게 버스를 마련하고 간식거리를 제공하는 등 광주 팬들이 환송식에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먼저 공항에 도착한 선발대 선수들은 게이트에서 출국 수속을 마친 뒤 9시 30분부터 공항까지 마중 나온 팬들과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하는 등 팬서비스를 진행했다. 선수나 팬이나 충분히 피로가 쌓일 법한 일정이었음에도 그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선수들도 팬들의 환영 열기에 들뜬 기색을 보였다. 광주 주장 이민기는 "사우디 가는 게 실감이 안 났는데 아까 공항 앞에 도착하니까 팬들께서 환송식을 해주셨다. 너무 많이 오셔서 깜짝 놀라기도 했고 그제야 ACLE 8강에 간다는 게 실감이 났다"라며 "얘기는 전해 들었는데 이렇게까지 많이 오실 줄은 몰랐다. 버스 내리자마자 소름 돋았다"라며 광주 팬들의 열정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최경록 역시 "아직까지도 사우디 가는 게 실감이 안 난다. 그런데 버스를 내리면서 팬들께서 응원을 해주셨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오시는 걸 보고 조금씩 실감을 하고 있다"라며 "이 정도까지 오실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어제 경기만 해도 많은 팬들이 서울까지 찾아와주셔서 응원해 주신 덕에 사우디를 가기 전에 승리로 좋은 기운을 잘 얻어갈 수 있었다. 팬들께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후발대가 도착하고 마지막으로 이 감독이 등장했다. 이 감독은 자동문을 통과해 들어오자마자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사과했다. 자신 때문에 기다렸을 선수들과 팬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팬들은 오히려 더 큰 환호성으로 ACLE 8강을 선물한 이 감독에게 박수를 보냈다.
우선 선수단과 스태프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팬들까지 합세해 환송식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기 직전 아사니가 늦은 시간까지 선수단을 기다린 어린 팬을 정중앙까지 바래다줬고, 이 감독은 어린 팬을 안고 사진을 찍으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 감독은 공항을 찾은 팬들에게 "항상 고맙다. 광주가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여러 팬들이 경기장에 찾아와주시고 관심 가져주시는 게 크다. 그 에너지가 나와 우리 선수들에게 온다. 그 힘을 받아서 우리가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라며 이번에도 팬들의 기운을 받아 우승까지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출처 :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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