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스럽지만 알힐랄과 일전을 앞둔 상황에서 최경록이 이정효 감독에게 보내는 찬사는 평소보다 더 진심으로 느껴졌다.
광주 FC는 오는 26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알힐랄과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는 8강부터 중립지역으로 선정된 사우디에서 단판 승부로 펼쳐진다.
최경록은 지난 시즌 독일 10년 생활을 마치고 광주로 이적했다. 최경록은 독일 장크트파울리와 카를스루어에서 주로 2. 분데스리가(2부)를 경험했다. 독일은 축구 열기가 대단해 2부 리그라도 완성도 높은 축구를 경험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세계적인 명장이 된 위르겐 클롭이나 손흥민보다 어린 감독으로 화제가 된 파비안 휘르첼러 등 2.분데스리가에서 처음 두각을 나타낸 실력자들이 많다.
그럼에도 최경록은 광주 이적 이후 줄곧 이 감독의 지도자 역량에 찬사를 보냈다. 처음 동계 훈련을 받을 때부터 "훈련에 있어 외국에서도 이렇게까지 디테일해본 적은 없다"라고 말했고, 이후에도 이 감독에 대한 신뢰는 변하지 않았다. 이 감독 역시 최경록을 두고 "기술이 있고 축구 지능이 좋다. 전술적으로 디테일하게 이야기하는데 그걸 받아들이는 게 되게 빨랐다"라고 칭찬했으니 둘의 조합이 잘 맞는다고 해야 할까.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사우디 출국을 앞둔 최경록을 만났을 때도 최경록은 변함없이 이 감독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독일에 10년이란 시간 동안 있으면서도 훈련을 통해, 미팅을 통해 이렇게 디테일하게 전술적으로 플레이를 해본 적은 없었다"라며 "광주에 와서 감독님 덕분에 이런 축구를 하다 보니 그런 부분들을 많이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광주는 이번 시즌에도 이 감독 밑에서 단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ACLE 16강에서는 비셀고베를 만나 1차전 0-2 패배를 뒤집고 2차전 3-0 승리로 8강에 올랐다. 리그에서는 4승 4무 2패로 승점 16점을 쌓아 리그 3위에 위치해 있다. 지난 시즌에는 어느 정도 부침이 있던 것도 사실인데,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처럼 핵심 선수들이 여럿 이탈했지만 변함없이 단단한 축구를 펼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최경록도 이 점을 느꼈다. "아무래도 지난 시즌에 우리가 과정은 좋았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 과정 덕에 올해 더 탄탄함을 느끼는 것 같다. 수비적인 부분도 그렇고 선수들 간의 호흡이나 전술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것들을 잘 수행하다 보니 광주가 작년보다 더 성장했다. 나 또한 많은 성장을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광주에 미드필더 전 포지션을 설 수 있는 최경록은 든든한 자원이다. 최경록은 포지션이 달라져도 해야 하는 역할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사실 포지션에 그렇게 구애를 받지 않는다"라며 "어느 포지션에 있든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든 공격형 미드필더든 측면에 서든 공간을 생각한다. 공을 잡았을 때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거에 집중한다"라고 설명했다.
최경록은 이번 시즌 광주에 남았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놓고 보면 다른 팀이나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편이 연봉 상승폭을 높일 수 있는 길이었다. 그러나 아주대 시절 짧은 인연을 시작으로 K리그 입성까지 함께한 이 감독에게 크게 만족했고, 광주 잔류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최경록은 지난 겨울 많은 고민을 했지만 지금은 광주에 남길 잘했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고 언급했다. "고민이 많았고 다른 것들에 대한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오로지 축구만을 생각하려 한 것 같다. 감독님을 바라보고 결정했고, 잘했던 것 같다"라며 "우리가 비셀고베와 경기를 통해서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고 지금도 역사를 쓰고 있다. 또 경기장에서 광주에 남길 잘했다는 걸 제일 많이 느낀다. 상대가 힘들어하는 걸 보면 경기장 안에서 플레이가 재밌어진다"라며 광주 잔류가 옳은 선택이었다고 확신했다.
이제 최경록은 알힐랄과 경기 승리를 목표로 달린다. 비셀고베전 환희를 벌써 잊었다는 최경록은 "기대가 크고 설렘도 많다. 잘 준비해서 좋은 과정을 만들어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크게 보면 결승 진출이지만 바로 앞에 있는 알힐랄전을 이기고 4강에 진출하는 게 바로 앞에 있는 목표"라며 사우디에서 최대한 늦게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 출처 :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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