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등용문 넓어진 지금, 신인급 선수들에겐 기회입니다”

Talon 2025. 7. 13. 06:00

박재석 쉐도우 코퍼레이션 대표 인터뷰

쉐도우 코퍼레이션은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e스포츠 전문 에이전시다. 이곳 수장인 박재석 대표는 e스포츠 코치 출신이다. 미국 게임단에서 억울하게 해고를 당한 그는 보호받을 데가 없는 e스포츠 노동자들이 얼마나 무력했는지를 절감했다. 와신상담하다가 2020년 초 직접 에이전시를 설립했다. 현재 쉐도우 코퍼레이션에는 80여 명의 프로게이머가 소속돼 있다.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사무실에서 박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국내외 e스포츠 시장의 동향, 몇 년 전부터 업계 전반에 떠도는 ‘e스포츠의 위기론’의 실체 등에 대한 그만의 통찰을 들어봤다.

 

-업계 분위기를 피부로 느끼는 직업이다. 최근 e스포츠 시장의 동향은.

“확실히 몇 년 전만큼 선수들의 연봉 규모가 크진 않다. 잘하는 선수들, 정상급 선수들의 대우는 여전하다. 대신 중위권, 하위권 선수들한테는 팀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 차라리 신인을 써보려고 한다. 시장이 냉정해졌다. 이건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 리그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오랫동안 열심히 기량을 연마해 온 신인급 선수들에겐 지금이 기회다. 등용문이 넓어졌다.

해외 팀들은 여전히 한국 선수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게임만 잘해서는 안 된다. 소통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지 언어 습득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현지 선수들과 잘 어울리려는 자세가 돼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팀들도 데려가고 싶은 선수의 성격과 태도가 어떤지를 많이 물어본다.”

 

-코치 시절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게 에이전트로 변신한 계기가 됐다고.

“팀으로부터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당했다. 너무 억울해서 현지 에이전시나 국내 유명 로펌에 자문을 구하러 다녔다. 나중에 북미 에이전트들이 내 사정을 안줏거리 삼는 걸 듣게 됐다. 저런 사람들도 에이전트라고 하고 다니는데 나라고 못 할 게 있을까 싶더라. 곧바로 인터넷에 ‘스포츠 에이전트’를 검색해 보고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다시 프로팀에 코치로 들어갔지만 거기서도 틈틈이 관련 학문을 공부하면서 에이전시 창업을 준비했다. 2020년 초 지금의 회사를 만들었다.”

 

-전 세계 많은 프로게임단과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비결이 있다면.

“나는 팀들과 억지로 관계를 맺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 만나야 할 이유가 확실하게 있을 때, 그럴 때 협상을 해야 더 돈독한 신뢰 관계가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저희 선수들 한 번만 봐주세요’하는 태도로 해외 팀들과 만나진 않았다. 대신 기회가 왔을 때 반드시 잡으려고 했다. 그러기 위해 미리 좋은 선수들과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했다. 신인 선수를 찾고, 연습 게임을 맨날 보고, 유소년 리그에도 자주 얼굴을 비추고.”

 

-에이전트를 비롯해 e스포츠 업계 지망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나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은 아니다. 대신 무얼 하든 꾸준히는 했다. 내 좌우명은 ‘킵 고잉(keep going)’이다. 업계에 발을 들인 뒤에 마음에 들지 않는 일과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재능이 없는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선 그 일을 더 꾸준히 해야 한다.”

 

-앞으로 쉐도우 코퍼레이션의 목표는.

“e스포츠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퍼트리고 싶다. 매년 소속 선수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프로게이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개선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봉사활동이 선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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