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광주는 '독일전' 이후 최대 터닝포인트"... 주세종이 쓰는 '빛고을의 기적'[인터뷰]

Talon 2026. 2. 13. 17:30

프로축구 K리그1 광주 FC가 동계 2차 전지훈련지인 경상남도 남해에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2025 시즌을 끝으로 4년간 함께했던 이정효 감독과 이별한 광주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구단 수석코치를 지냈던 이정규 감독을 올 시즌을 앞두고 제8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구단에게는 매우 중요한 새출발의 순간.

 

한편 어느덧 프로 데뷔 16년 차를 맞이하는 베테랑 주세종(35)은 광주의 노란 유니폼을 입고 더 오랜 시간을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거함 독일을 꺾은 '카잔의 기적' 주인공이 남도의 타오르는 도시 광주에서 또 다른 기적을 쓰려고 한다.

▶이하 주세종과 일문일답

기자: 주세종 선수가 2025시즌을 앞두고 이정효 감독님이 이끄는 광주에 왔을 때, 은퇴 후 지도자를 하기 위해서라는 얘기도 돌았습니다. 그래서 시즌 종료 후 광주를 떠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는데 오히려 2028년까지 재계약을 했어요.

주세종: 사실 광주에 처음 올 때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겠다'라고 생각했던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정효 감독님과 훈련을 하면서부터 어느 순간 마지막을 준비하기보다는 선수로서의 욕심을 더 갖게 되더라고요. 시즌 종료 후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아산 무궁화(군 복무)에서 함께했던 이정규 감독님이 새로 오시고 구단에서도 좋은 제의를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더 오래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기자: 아산에서 뵀던 이정규 코치님과 지금의 이정규 감독님의 차이가 있다면요.

주세종: 사람으로서 변함없이 의리 있는 분이에요. 선수들과 거짓 없이 소통하시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선수들에게 먼저 물어보기도 하세요. 코치일 때는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하기 위해 따라가고 노력하셨다면, 이제는 본인이 원하는 축구를 펼친다는 점이 유일한 차이이지 않을까요. 감독님은 광주에서 수석코치를 지내셨고 팀의 시스템을 잘 유지하실 수 있는 분이에요. 감독님과 함께한다는 사실도 재계약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광주는 이정효 감독님부터 시작해서 지금 이정규 감독님까지 이어지는 확고한 시스템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팀에 처음 왔을 때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을 듯해요.

주세종: 각 팀마다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부분에서는 유사점이 있는데, 광주는 그런 틀이 아예 달랐어요. 공에 접근하는 방식을 포함해 많은 상황에서 세부적으로 달랐죠. 그런 걸 맞닥뜨리다 보니 기존에 갖고 있던 경험만으로는 쉽지 않겠다고 느꼈어요. 두 감독님 모두 그런 디테일이 있기에 상대가 대처하기 쉽지 않죠. 또한 디테일을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광주의 구성원들은 2~3년 동안 그걸 배웠던 친구들이고, 저는 이제 막 들어온 선수였기에 더 많이 생각하고 노력해야 했습니다. 왜 광주 축구를 접한 선수들이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지 알게 됐죠(웃음).

 

기자: 선수 본인에게 있어 광주와 함께한 첫 시즌은 어땠나요. 동료들과 팬들은 모두 주세종 선수에게 엄청난 든든함을 느낀 듯한데요.

주세종: 정말 감사한 한해였죠. 광주가 리그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돈을 쓰는 팀은 아니지만, 이름값 높은 선수들을 다수 보유한 기업구단과 경기력을 견주었을 때 크게 밀리지 않았다고 느낍니다. 구단의 모든 구성원이 많은 노력을 했고,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 올 땐 '많이 도와줘야지'라는 생각이었지만, 돌아보니 오히려 제가 더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광주 덕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와 코리아컵 결승 무대를 경험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기자: 그날 광주 팬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쪽 응원석을 가득 채웠어요. 구단에서도 버스 60대를 동원했다고 하더라고요.

주세종: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패한 건 아쉬웠지만, 전북 현대라는 엄청난 팬덤을 가진 팀에 안 밀리는 광주 팬들의 응원 덕에 힘을 많이 받았어요. 운동장에 나가서 많은 팬들이 서울까지 와서 멋진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는 걸 확인했을 때 선수들 모두 '무조건 이겨야 한다. 경기 정말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자: 주세종 선수는 더 큰 무대에서도 뛰셨던 분이잖아요. '카잔의 기적(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2-0 승리)' 당시 손흥민의 골을 어시스트한 선수로 많은 축구 팬들의 기억에 남아있는데요. 올해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니, 벌써 8년 전 일이네요.

주세종: 그 어시스트는 제 축구 인생에 영원히 기록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많은 팬 분들이 저를 알아봐 주시는 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죠. 첫 경기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월드컵이라는 실감이 많이 안 났어요. 그런데 스웨덴전에 들어가서 애국가를 듣자마자 '이게 월드컵이구나' 싶더라고요. '나라를 위해, 팀을 위해 몸 바쳐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기자: 올해 월드컵에 나설 선수들에게 응원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주세종: 러시아 월드컵 직전까지 국내에서 뛰다가 유럽 리그 선수들을 맞닥뜨리니 템포나 강도에서 차이가 난다고 느꼈어요. 하지만 지금 국가대표에 뽑히고 있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유럽에서 뛰고 있고, K리그에도 좋은 감독님들이 많아지면서 수준이 올라왔다고 느껴요.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고 본인들이 하던 대로 하면 충분히 잘해낼 거라고 생각합니다. 주변 환경에 휩쓸리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기자: 광주에 오고서 선수로 더 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하셨지만, 언젠가 은퇴 후 지도자 생각도 당연히 있으실 듯해요. 목표로 하는 지도자상이 있을까요.

주세종: 독일전 어시스트가 저를 많은 팬들에게 알리는 결정적 순간이었다면, 축구를 대하는 태도가 가장 크게 변한 때는 광주와 함께한 지난 시즌이었어요. 요즘 선수들이 워낙 축구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고,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축구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정말 빨라졌어요. 그렇기에 지도자는 축구적으로 더 공부하고, 더 디테일을 챙기고, 선수들에게 새로운 것을 줄 수 있어야 해요. 그런 점에서 이정효 감독님과 이정규 감독님에게 좋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기자: 시즌 개막이 머지않았습니다. 김천 상무가 2부리그로 자동 강등되는 시즌이기에 예년보다 강등 걱정이 줄었지만, 광주가 여름 이적시장 전까지는 전력 보강 없이 버텨야 하는 점은 핸디캡이에요.

주세종: 말씀하셨듯이 쉬운 상황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러 제재와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이 노력하고 있고, 좋은 감독님을 잘 따라가고 있어요. 광주가 늘 그랬듯, 어려움을 이겨내고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땀흘리겠습니다. 개막전부터 많이 찾아와 주신다면, 선수들이 개인의 능력보다 배로 좋은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막전 때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출처 :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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