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e스포츠 인사이드] 오버워치, e스포츠로 흥행하려면?

Talon 2016. 7. 15. 16:36

블리자드의 오버워치가 유례없이 빠른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오버워치가 204주간 PC방 점유율 1위를 지켜온 리그오브레전드(LoL) 아성을 넘어서느냐 마느냐 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오버워치가 부동의 1위로 자리잡는 추세다. 오버워치는 정식 출시 3주 만에 PC방 점유율 25%를 돌파하며 ‘갓게임’ 반열에 올랐고, 한 달 만에 LoL을 제치면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게임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둔 오버워치의 다음 행보는 e스포츠가 될 거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현재 e스포츠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파워 콘텐츠로 자리 잡았고, 성공한 게임의 e스포츠화는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볼 수 있다.

블리자드는 오버워치의 개발 단계부터 e스포츠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버워치 한국 출시 행사에서 유명 전 프로게이머들을 초청한 오버워치 이벤트대회를 개최, e스포츠적 요소를 첨가한 무대를 꾸몄다. 제프 카플란 오버워치 디렉터는 “방송과 옵저빙을 위한 관전 모드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에선 이미 클로즈 베타 때부터 네임드 유저들이 팀을 꾸렸으며, 오픈 베타와 더불어 프로팀을 준비하는 경우도 생겼다. MiG가 한국 최초로 오버워치 프로팀을 창단했고, 북미와 중국의 유명 프로게임단들도 오버워치팀 창단 소식을 알리고 있다.

오버워치는 게임의 세계적인 흥행으로 e스포츠 기본 조건인 넓은 유저 풀, 대회에 참가할 선수 및 팀 등 필수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e스포츠를 위한 좋은 토양이 마련된 셈이다. 그렇다면 오버워치가 e스포츠로 성공하기 위해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 보는 재미를 위한 관전 모드

오버워치 출시 행사에 몰린 인파.

게임이 인기가 있으려면 ‘하는 재미’가 있어야 하고, e스포츠로 성공하려면 ‘보는 재미’도 있어야 한다. 오버워치 e스포츠 흥행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블리자드가 대회에 최적화된 관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오버워치는 FPS와 AOS 장르가 결합된 형태의 1인칭 시점 게임이다. 그러나 12명이 참가하는 6대 6 팀 게임을 1인칭 시점으로 보여줄 경우, 시청자가 전체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3인칭 시점도 완전하지 않다. 워낙 속도감이 빠른 게임이다 보니 3인칭 시점으로 관전한다 해도 전황 파악이 어려울 수 있으며, 1인칭 시점으로 봤을 때 느낄 수 있는 박진감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블리자드가 개발 중인 관전 모드가 경기 상황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가 향후 오버워치 e스포츠 인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매우 중요한 요소다.

# 캐릭터 황금 밸런스

‘밸런스’는 e스포츠 종목이 된 게임의 영원한 숙제다. 그렇지 않으면 지나치게 강한 일명 ‘OP’ 캐릭터와 너무 약한 ‘고인’ 캐릭터가 생겨난다.

이때 문제점은 대회에서 같은 패턴이 반복돼 경기가 지루해진다는 점이다. 프로게이머들은 이기기 위해 성능이 좋은 챔피언을 선호하게 되니 결국 경기마다 똑같은 캐릭터가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 매번 같은 캐릭터로 비슷한 싸움을 하는 경기는 쉽게 질려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많은 e스포츠 팬들은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가 e스포츠 종목으로 장기간 인기를 끌었던 이유 중 하나로 3종족 간 ‘황금 밸런스’를 꼽는다. 누가 누구와 붙어도 5대 5에 가까운 싸움, 종족만으로는 누가 이길지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보는 이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 오버워치 전문 인력

이 부분은 방송사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중계진과 옵저버, PD 등 대회를 만들어가는 인물들이 오버워치를 얼마나 잘 아느냐에 따라 대회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부터 LoL까지, 흥한 e스포츠 종목을 살펴보면 반드시 전설적인 중계진이 있다. 이들은 단순히 경기 상황을 요약하고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심도 있는 분석과 재치 있는 입담 등 전문성과 재미를 겸비해 리그를 대표하는 얼굴로 거듭났다. 일반 시청자가 눈으로 따라잡기 어려운 0.1초의 찰나를 포착하고, 선수의 플레이 뒤에 숨겨진 심리까지 읽어내는 해설로 e스포츠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전문적인 해설을 하려면 일단 해설위원이 게임을 잘 알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국내 오버워치 리그가 론칭될 경우 얼마나 준비된 중계진을 꾸릴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시청자들의 눈이 되어주는 옵저버 자리에도 오버워치 전문 인력이 배치돼야 한다. LoL 리그 초창기에는 옵저버가 중요한 장면을 포착하지 못하고 엉뚱한 화면을 보여줘 시청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오버워치에 있어 선수들의 슈퍼플레이와 결정적인 샷 등 주요 장면을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옵저버의 전문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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