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마지막 날, 중국 상하이 뉴인터내셔널 엑스포 센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kt 롤스터와 진에어 그린윙스가 맞붙는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6 3라운드 결승전이 열렸기 때문이다.
중국 팬들은 선수들이 멋진 장면을 연출할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고, 그 소리는 마치 '우리의 응원이 이 정도다'라고 자랑하는 듯했다. 그야말로 장내가 떠나갈 정도였다.
진에어 그린윙스가 우승을 차지한 직후에는 팬들이 인터뷰 장소 주변으로 모여들어 평소의 목소리 크기로는 도저히 인터뷰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였다. 팬들은 김유진의 아이디인 "에쓰오에쓰"를 외쳤고, 조성주가 보이자 연신 "마루! 마루!"를 외쳤다. 한 남성팬은 우렁찬 목소리로 "마루, 아이 러브 유!"를 외쳐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경기장에서만큼은 한류 스타 못지않은 인기였다.
인터뷰를 마친 김유진에게는 사인 요청이 쇄도했고, 김유진의 사인을 받기위해 사람이 몰리면서 펜스가 무너질 뻔한 위기도 있었다. 상하이의 더위보다 더 뜨거운 열기였다.
한국 선수들은 중국에서 열리는 온라인 토너먼트에 출전해 수차례 우승하면서 인지도를 높였고, 상하이에서 열린 프로리그 결승은 중국 팬들이 평소 응원하던 선수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리고 그 응원 속에서 스타2 e스포츠에 대한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냉정하게, 스타2 e스포츠는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아직은 건재하지만, 신인 선수의 유입이 없는 상황에서 기존 선수들이 은퇴와 군 입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대 중후반을 넘긴 선수가 많아졌기 때문에 1~2년 후엔 많은 선수들이 키보드와 마우스에서 손을 떼야 한다. 프로리그의 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눈을 돌려 해외 시장을 본다면 어떨까. 해외에는 여전히 스타2 팬들이 많고, 프로리그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기적으로 열리는 오프라인 팀 리그라는 장점이 있다. 프로리그는 현재 글로벌 중계가 이뤄지고 있지만 해외 팬들에겐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직접 보고 싶다는 갈증이 있다. 상하이 결승은 그 갈증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번 프로리그가 ESL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와 연계해 열린 것처럼 해외의 주요 행사 일정에 맞춘다면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면서 대회를 진행할 수 있다. 정규리그가 어렵다면 올스타전이나 프로리그 방식으로 하는 해외 팀과의 친선전도 기획해볼 수 있지 않을까. 1년에 한 두 차례 열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그리 큰 부담은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의 경쟁력이다. 말로만 하는 글로벌이 아닌, '체감할 수 있는' 글로벌 콘텐츠가 됐을 때 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고,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스타2에도 '롤드컵'이나 '디 인터내셔널' 같은 대회가 필요하다. 대회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그만큼 신인 선수가 증가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시간이 많지 않다. 해외에서의 개최를 포함해 프로리그가 지속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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