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e스포츠 인사이드]성공적으로 끝난 상하이 프로리그 결승전

Talon 2016. 8. 4. 17:42

프로리그 3라운드 결승전이 열린 지난 31일 중국 상하이 신국제 무역전시관 내 IEM 시즌11 상하이 무대에는 현장 스태프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천명에 가까운 많은 팬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IEM 중계진은 기자와 만난 자리서 'It`s Pro league Time'이라고 외치며 흥분된 모습을 보였다.

▶ 반신반의했던 오프라인 이벤트

한국e스포츠협회가 처음 프로리그 3라운드 결승전을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한다고 발표했을 때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반신반의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이유인 즉 6년 전 준비했다가 태풍 무이파 때문에 취소됐던 아픈 기억을 갖고 있었던 협회로서는 스타크래프트2를 부흥시키기 위해 다시 한 번 상하이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에는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IEM) 시즌11 상하이 현장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취소될 가능성은 전무했다. 그렇지만 당시에는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스타크래프트1였지만 지금은 스타2로 진행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팬들이 현장을 방문할지 의문이었다. 외적으로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WCS) 체제가 되면서 많은 선수들이 은퇴를 선언했고, 대회가 열리는 중국에서도 리그오브레전드(LoL), 도타2에 밀리면서 대부분 스타2 대회가 온라인으로만 진행되는 등 열악한 상황이었다.

▶ IEM 대회부터 엿보인 성공 가능성

프로리그 열린 IEM 시즌11 상하이는 차이나조이가 열린 신국제 무역전시관 E3관에서 진행됐다. 중국 최대 게임행사인 차이나조이에서 진행된다는 장점이 더해지면서 대회 첫 날부터 많은 팬들이 몰려들었다. 특히 팀엔비어스 '바이올렛' 김동환과 요이 플래시 울브즈 'Has' 케유펑의 16강전서 케유펑의 예언자 견제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던 중국 팬의 모습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 예언자 견제에 입을 다물지 못한 중국 팬(영상 출처=SC2HL)


프로리그 결승전 개막을 하루 앞두고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았을 때도 IEM 대회를 주최하는 ESL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 특히 대회 실무를 맡은 'apollo' 션 클락은 IEM 상하이가 프로듀서로서 첫 번째 이벤트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따로 내 협회 관계자와 꾸준하게 이야기하면서 필요한 부분이 없는지, 고쳐야 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소통하는 모습은 기자 입장에서 인상적이었다.

▶ 전혀 다른 환경. 그렇지만 중국 팬은 달랐다

사실 프로리그가 열리는 넥슨 아레나의 장점은 여러 선수가 동시에 경기 세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IEM 현장은 1인 1부스 시스템이다보니 세팅에서 시간이 많이 소비됐다. IEM은 다른 곳에서 선수가 세팅을 한 뒤 본체에 하드를 분리해서 대회 컴퓨터에 꽂아서 추가 세팅을 하는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프로리그 결승 방식이 승자연전제이다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길어졌다.

경기 전날에 진행된 선수들의 연습도 순탄치 않았다. 진행된 진에어와 kt 선수들의 연습 때도 밀폐된 공간이 아닌 IEM 스테이지에서 진행됐다. 컴퓨터는 문제 없었지만 선수들은 많은 팬들이 보는 앞에서 연습을 해서 그런지 불편함을 호소했다. 빌드 노출 문제까지 제기되면서 양 팀 모두 PC방은 급하게 섭외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과 전혀 다른 환경이었지만 대회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배경에는 열정적인 중국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결승전 당일 시작 2시간 전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프로리그 결승전 무대에 천여명(대회 좌석은 500개로 추정)이 넘는 팬들이 몰려들었다. 팬들은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하며 경기를 관전했다. 게임에 승리한 선수들은 팀 동료 뿐만 아니라 중국 팬들과도 하이파이브를 했다. 경기 후에는 한 중국 팬이 '아이 러브 유 마루!'라고 외쳐 관계자들과 선수들이 웃음을 짓기도 했다. 결승전 MVP를 수상한 진에어 김유진은 "더운 날씨 때문에 힘들었지만 팬들을 보면서 '게임할 맛이 난다'라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 성공적으로 끝난 상하이 결승. 이제 공은 넘어왔다

지난 'e스포츠 인사이드'에서도 기자는 프로리그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매년 되풀이하고 있지만 거의 전무한 신인 선수 풀과 함께 한국 내에서 스타2는 리그오브레전드(LoL)와 오버워치에 밀리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상하이 결승전을 통해 스타2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한 이상 장기적인 플랜을 지금부터라도 만들어야 한다.

2년 전 IEM 시즌9 월드 챔피언십서 kt 롤스터 주성욱이 우승을 차지했을 때 현장 관중들은 'Zest is Best!'라고 외치며 새로운 왕좌의 등극을 축하했다. 이번 상하이 결승전때도 김유진, 전태양, 조성주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지나갈 때마다 사인을 받기 위해 몰려들었다. IEM 해설진들도 오랜만에 만난 한국 선수들과 사진을 찍은 뒤 기뻐했다.

이렇듯 한국 스타2에 대한 콘텐츠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이상, 스타2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으로 종목 활성화에 신경 써야한다. 협회 등 많은 이들의 노력이 이어진다면 국내에서 '죽은 콘텐츠'라고 여겨졌던 프로리그가 진화된 모습을 보여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