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인사이드]'페이커', 최고를 의미하게 되다

Talon 2016. 11. 3. 00:39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벌써 4년동안 최고의 자리를 지킨 e스포츠 선수가 있다.


지난 10월 30일은 ‘페이커’ 이상혁이 다시 한 번 전인미답의 경지에 오른 날이었다. 이상혁은 미국 LA에 위치한 스테이플스에서 열린 2016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전에서 맹활약하며 SK텔레콤이 삼성 갤럭시를 3:2로 꺾고 우승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이상혁은 이번 롤드컵 우승으로 ‘벵기’ 배성웅과 함께 롤드컵 최초 3회 우승 및 2회 연속 우승을 이룬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LoL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페이커' 이상혁.


96년생인 이상혁은 2013년 데뷔, 그해 한국의 LoL 리그인 롤챔스에서 첫 우승을 이뤘다. 이후 이상혁은 롤챔스 최초 5회 우승 및 롤챔스 최다 MVP 수상(3회)을 기록하면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커리어를 쌓았다.


해외에서의 수상 경력 역시 화려하다. LoL 대회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참가해 최초 3회 우승 및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롤 올스타전, MSI 등 라이엇 게임즈가 공식 주최하는 모든 세계대회를 석권하면서 최초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페이커' 이상혁이 '롤드컵'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세 번째 우승을 이뤘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상혁은 2014년 슬럼프에 빠져 부침을 겪기도 했고, 올해 들어서 경기력 기복을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라이엇 게임즈가 선정한 롤드컵 TOP 20 플레이어에서 이상혁은 ‘스멥’ 송경호에게 1위를 내주고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상혁은 뛰어난 실력으로 롤드컵 우승을 차지하면서 다시 한 번 자신이 세계 최고의 LoL 선수임을 증명했다. 이상혁은 4강에서 ROX를 꺾은 뒤 자신의 경기력에 만족하며, “내가 최고다”라고 당당한 자신감을 보였다.


2013년 데뷔 이후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를 달고 지낸 ‘페이커’ 이상혁. 그가 최고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감을 가지되 자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고의 자리에서도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자 끊임없이 노력했다.


이런 점은 그의 인터뷰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상혁은 롤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실제 경기는 모르는 일이라 언제나 자만하지 않는 마음으로 준비한다. 막 프로게이머가 됐을 때는 최대한 우승을 많이 하고 싶었는데, 현재는 더 좋은 프로게이머가 되자는 것이 목표다. 그러기 위해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페이커' 이상혁이 활약을 다룬 ESPN.


약관의 나이에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이상혁은 e스포츠의 마이클 조던, 리오넬 메시에 비견되며 한국 e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상혁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e스포츠 선수라는 점은 해외 팬들의 반응과 외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상혁은 2014년 롤 올스타전 현장에서 프랑스 파리 팬들로부터 생일 축하 노래 선물을 받았고, 2015년에도 MSI에 참가했을 당시 미국 팬들에게 생일 축하를 받았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지난해 6월 ‘무적의 대마왕(The Unkillable Demon King)’이라는 제목으로 ‘페이커’ 이상혁을 집중조명한 기사를 실었다. 또, 미국 뉴스 채널 CNN은 올해 5월 이상혁이 ‘신’, ‘e스포츠계의 리오넬 메시와 마이클 조던이라 불린다’고 소개한 바 있다.


최근 이상혁은 미국의 스포츠 선수 기고문 사이트인 플레이어스 트리뷴에 한국인 최초, 프로게이머 최초로 글을 싣기도 했다. 그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한다.


“올해 초 내가 점점 약해진다고 느꼈다. 내 실력이 점점 나빠지고, 세계의 다른 이들이 점점 내게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았다. 한동안 내 직감이 떨어졌다고 생각했고, 그걸 회복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나는 영원히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올해 초, 나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오고 있고, 다른 선수가 나를 뛰어넘고 있다고 했던 사람들의 말이 옳았을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을. 이제는 아니다.”

- 플레이어스 트리뷴 발췌


이상혁이 세운 많은 기록들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최초’ 롤챔스 전승 우승과 ‘최초’ 롤챔스 연속 우승을 비롯해 ‘최초’ 롤챔스 5회 우승 금자탑을 쌓았다. 또, 한국팀 중 ‘최초’로 롤드컵에서 우승한 팀의 멤버이자 ‘최초’ 롤드컵 3회 우승을 이끈 선수이기도 하다. 최초에서 최고로 이어지는 그의 활약상에 e스포츠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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