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든어택 챔피언스 리그(이하 챔스 리그) 재개는 e스포츠와 서든어택 사랑하는 한 기획자의 열정으로부터 비롯됐다. 리그 개최를 바라는 '서든러', 서든어택 유저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아 리그 재개를 이끌어낸 인물, 넥슨GT 사업팀의 챔스 리그 담당자 오기택을 만났다.
그는 서든어택 챔스 리그가 다시 열릴 수 있도록 힘을 준 서든러들에게 감사하며, 부산 해운대에서 결승전을 하는 그날까지 서든어택 리그를 발전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 넥슨GT에서 서든어택 챔스 리그를 담당하는 오기택이다. e스포츠와 서든어택 팬이다. 원래 넥슨GT 전신인 게임하이에 입사하는 것이 꿈이었다. 면접에서 3번, 서류 전형까지 합해 5번 정도 떨어졌다. 결국 다른 일을 하다가 넥슨GT에 들어갔다. 입사하자마자 챔스 리그를 맡고 싶다고 자원했다. 지난 시즌 중간부터 리그를 담당했다.
- 리그를 맡자마자 중단돼 당황스러웠을 것 같다
▶ 그래서 더욱 간절하게 이번 리그를 재개하고 싶었다. 리그에 대한 목마름이 대단히 심했기 때문이다. 작년 말부터 준비하고 있었는데, 내부적인 우려로 홀딩이 됐다. 올해 다시 진행하며 기획서를 20~30가지 버전으로 썼다.
- 결국 리그 재개가 결정됐다. 계속 리그 재개를 위해 힘쓴 입장에서 소감이 남다를 텐데
▶ 원래 내 꿈이기도 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맡는 첫 리그라 감개무량하다. 기획 단계부터 열심히 하고 있는데, 더 열심히 하겠다. 앞으로 리그를 개선하고 발전시켜서 완성형에 가까운 FPS 대회 모델을 만들고 싶다.
- 완성형에 가까운 FPS 대회는 어떤 대회인가
▶ 서든어택을 잘하는 유저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고, FPS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봤을 때도 재미있는 그런 대회다. 챔스 리그가 여타 스포츠처럼 모르고 봐도 재미를 느껴서 흠뻑 빠질 수 있는 그런 리그가 되기 바란다. 그러려면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 서든러들의 챔스 리그 기대감을 알아보고 싶다는 논의가 시작됐다. 당시 소통의 장으로 만든 개발자 블로그가 오픈되면서 이것을 활용했다. 요즘은 영상 시대라 유저들이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영상을 제작했고, 생각보다 반응이 매우 좋았다. 개발자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보여준 유저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리그 재개의 큰 사유 중 하나였다. 서든러들에게 감사하다.
▶ 위에서 개발자 블로그를 이용하면 어떻겠냐는 말씀도 해주셨고, 실무진들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사실 개발자 블로그라는 공간은 업데이트나 신규 콘텐츠 소통을 위해 만든 것인데 우리도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획하게 됐다. 작년 리그에 관한 부정적 인식이 있어서 걱정되고 조심스러운 부분도 많이 있었는데, 유저들이 힘을 많이 주셨다. 사실 개발자 블로그에서 얻고자 한 것도 이런 유저들의 리그 지지였다.
- 결국 개발자 블로그로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이번에 리그가 재개되며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 여성부 팀당 인원이 5명에서 3명으로 바뀌고 공식맵도 전부 변경됐다
▶ 이번에 가장 큰 변경점이자 기존 선수들로부터 안 좋은 평을 들었던 내용이다. e스포츠에서 공식적으로 여성 리그가 전무한 상황이라, 챔스 리그의 여성부는 서든어택의 자랑이라고 할 만한 대회다. 그래서 이번에도 여성부를 꼭 유지하고 싶었다.
과거 시즌을 보면 일반부에 비해 여성부 참여율이 떨어지고, 예전 본선에 진출했던 선수들이 일부 팀만 바꿔 그대로 나오는 식이었다. 여성 유저들에게 FPS나 챔스 리그는 남성 콘텐츠라는 인식이 있고, 챔스 리그가 대회룰이라는 점과 방송에 출연하고 오프라인으로 대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엄청난 진입장벽이다.
이 허들을 좀 낮춰서 여성 유저들의 원활한 참여를 돕기 위해 기존 5대 5에서 3대 3으로 바꿨다. 기존 대회팀 때문에 예선에 나가도 본선에 못 올라갈 거란 인식을 없애고 선수 풀을 확장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여성 유저들이 선호하는 맵으로 공식맵을 선정했다.
그래서인지 예선 참여율이 괜찮았다. 새로운 팀들이 많이 방송 본선에 올라갔고, 원래 대회룰을 하지 않던 팀들도 진출했다. 본선에 오른 팀 선수들이 매우 좋아하는 걸 보고 기획이 괜찮지 않았나 생각했다(웃음).
- 새로 도입된 오프라인 지역 대회도 진행됐는데, 첫 시도를 평가해본다면
▶ 이번에 오프라인 예선과 지역대회 2번을 진행했다. 지역대회는 이번에 새롭게 도입한 것이다. 보급룰 유저가 대다수라 대회룰 유저는 챔스 리그 출전자를 제외하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대회룰로 하는 소규모 대회를 만들어 챔스 리그와 연계하자는 취지였다.
일단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본다. 참여율은 기대보다 약간 저조했지만, 참가팀들의 반응이 정말 좋았다. 오랜만의 대회이기도 하고, 대회룰 대회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열리는 새로운 대회였기 때문이다. 출전한 팀들의 실력도 뛰어났다.
시드를 받아 방송 본선에 직행한 팀을 제외하고는, 챔스 리그에 올라간 팀들 모두 지역 대회에 한 번씩은 출전했더라. 상금을 받을 수 있고, 예선에 참가할 수 있는 추가 기회가 주어진다는 메리트가 크다. 또한, 팀 호흡을 미리 맞춰본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는 온라인 예선을 통과해놓고 오프라인 예선에 참가하는 비율이 50~60% 정도였다. 허수가 많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80~90% 정도로 참가율이 크게 올랐다. 현장에 가서 선수들과 이야기해보니 대회를 많이 기다렸다고 하더라. 정말 대회를 하고 싶어서 온 선수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 기존 리그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주최측 지명 BJ팀이 대회에 참가한다
▶ 서든어택 개인방송 활성화를 위해 BJ들에게 계속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인기 BJ들이 나오면 리그 관심도와 시청률 등 지표가 높아진다.
사실 처음에는 선수들의 반발이 심했다. 대회룰 대회에 왜 보급 BJ를 출전시키냐는 것이었다. 개인방송 BJ들은 99%가 보급에 특화돼있고, 대회룰을 하면서 인지도 있는 BJ는 거의 없다. 우리도 선정하면서 경기력에 대한 걱정이 컸다.
하지만, 막상 출전한 BJ들이 방송에서 천상계를 휩쓰는 모습을 보이다가 챔스 리그에 나와 1회전 탈락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더라. 2015 서머 시즌에는 BJ '랜딩'이 3위를 기록했고, 2015 윈터 시즌에는 '제리스나'가 4강에 들었다.
BJ들이 성적을 내자 인식도 많이 좋아졌다. 이번에는 BJ 손대한이 출전한다. 보급 쪽에서는 넘버 원 라이플러라고 한다. 예전부터 대회에 참가했음에도 대회만 나가면 성적이 안 나왔다고 한다. BJ 선정은 개인 방송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기와 꾸준함, 성실함을 점수로 매겨 1위부터 섭외를 진행한다.
- 개발자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이번 대회에 숨은 고수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뜻대로 된 것 같은지
▶ 방송 본선에 숨은 고수는 없는 것 같다(웃음). 그래도 역대급으로 본선 멤버들 간 밸런스가 잘 맞고 정말 잘하는 팀들만 올라왔다. 여성부는 원래 대회를 하던 팀이 5팀, 처음인 팀이 3팀이다. 맵이 달라져서 이변도 기대해볼 만하다. 오프라인 예선만 봐도 기존 대회 선수들이 바뀐 대회 맵에서 연습을 많이 하지 못하고 나왔다가 탈락하기도 했다.
- 지난 리그에서 판정 시비나 버그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다. 이 부분 개선을 기대해봐도 좋을지
▶ 리그 진행 전 QM 쪽에서 버그 리스트를 받는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연습 과정에서 우리가 못 찾는 것들을 찾아내더라. 그래서 연습하다 버그를 발견하면 경기 전까지 우리와 공유하고 사용 여부를 확인받으라고 선수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심판들도 좀 더 적극적으로 그런 부분을 확인하기로 했다. 선수들이 불편할 수는 있지만, 우리가 캐치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선수들이 도움을 받고자 한다. 이번에는 클린한 리그를 지향, 최대한 판정 이슈가 없도록 하고 싶다.
▶ 이 말에 정말 공감한다. 사실 몇 가지를 고려했다. 카트 리그는 선수가 트랙에 도전해서 기록을 깨면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한다. 이런 것들을 벤치마킹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봤는데, 게임의 특성상 서든어택 게임 자체로 이벤트를 하기가 어렵더라. 아직 적합한 걸 찾지 못했다. 계속 고민하고 있으니 다음 시즌에는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첫 번째는 상금 규모다. 총상금 2억 7천만 원에 우승 상금 1억 원은 국내 FPS 리그 최고액 상금이다. 서든러들에게 이런 대규모 리그의 존재 자체가 하나의 프라이드가 될 수 있어서, 이 규모를 유지하고 싶다.
두 번째는 보는 재미를 위해 옵저버 시스템을 개선했는데 이 점을 알아주시면 좋겠다. 보기 편하게 유저 인터페이스(UI)를 개선해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변경했다. 방송을 중간에 튼 유저들이 지금 상황을 빠르게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방송 연출적으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리그 자체를 즐겨주시기 바란다. 오랜만에 재개되는 리그라 벌써 경기가 정말 기대된다. 진짜 재미있는 리그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많이 시청해주시면 좋겠다. 또, 현장 이벤트는 아니라도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 본인이 처음부터 기획한 첫 리그가 시작된다. 이제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지
▶ 언젠가 서든어택 챔스 리그 결승전을 부산 해운대 백사장에서 개최하는 게 꿈이다. 이번 리그 재개에 서든러들의 힘이 매우 컸다. 다시 한번 감사하고, 해운대에서 결승전을 할 수 있도록 더 많이 사랑해주시기 바란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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