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e스포츠 중심으로 다시 떠오를까?

Talon 2017. 7. 13. 09:16
지난 2004년 7월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프로리그 결승전에서 10만 관중이 운집한 모습. 스포츠조선DB
'광안리, 다시 스타의 물결로.'

e스포츠를 태동시킨 '스타크래프트'의 업그레이드 버전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오는 8월 15일 전세계에 출시된다. 이에 앞서 런칭 기념행사가 오는 30일 부산 광안리에서 개최된다. 2004년과 2005년, '스타크래프트'로 펼쳐졌던 팀 리그 프로리그 결승전을 통해 10만명의 관중을 연달아 모으며 'e스포츠의 성지'로 불렸던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리마스터'가 첫 선을 보이는 것은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설, 다시 한자리에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스타크래프트'의 레전드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강자를 가리는 이벤트 매치다. '4대 천왕'으로 불렸던 임요환 이윤열 홍진호 박정석, 그리고 이들의 뒤를 이었던 '택뱅리쌍' 이영호 이제동 김택용 송병구 등 '스타크래프트'을 풍미했던 프로게이머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일지 기대된다. 블리자드는 경기 외에도 '스타크래프트' 테마에 맞춘 즐길거리와 '리마스터' 컴플리트 팩을 구입할 수 있는 현장 판매도 실시할 계획이다.

'리마스터'는 최고 4K UHD의 와이드 스크린 해상도를 지원하고, 새로운 매치메이킹과 리더보드 기능, 개인별 게임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플레이어 프로필 등을 탑재했다. 이밖에 캠페인 진척도 및 단축키 클라우드 저장이 가능하고 버튼 하나만으로 원작과 '리마스터'의 전환이 가능하다. 특히 e스포츠의 중계를 위해 업그레이드를 한 관전자 모드의 경우 화면 확대와 축소 등이 가능, 경기 상황을 보다 긴박하고 생생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CEO는 "'스타크래프트'는 20여년 전, 장대한 우주 전장으로 수백만 게이머들의 발걸음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e스포츠의 기반을 다지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앞으로도 계속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이번에 업그레이드된 '리마스터'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스타' e스포츠, 부활할까?

'리마스터'의 출시로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의 인기 재점화가 가능할지가 관심사다.

지난 1998년 첫 선을 보인 '스타크래프트'는 2010년대 초반까지 'e스포츠 그 자체'라고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도타2'와 '리그 오브 레전드' 등 AOS(적진 점령전) 장르의 게임들이 득세를 하며 밀리기 시작했다. 3D로 제작된 '스타크래프트2'를 야심차게 출시했지만, 기존 유저들이 새로운 유닛과 UI(유저 인터페이스)를 낯설게 느끼고 외면하면서 전작의 명성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유저들로부터 차라리 '스타1'을 업그레이드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요구가 계속 흘러나왔고, 다소 늦었지만 마침내 '리마스터'를 선보이게 된 셈이다.

이미 e스포츠의 대세가 스타플레이어 한 명이 하나의 챔피언을 플레이하면서도, 절묘한 팀워크가 결합되는 팀전으로 변한 것은 분명 부담스런 대목이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와 똑같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온라인게임 '리니지'가 모바일게임인 '리니지M'으로 플랫폼이 변환돼 출시됐음에도, 기존 유저들로부터 여전히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을 보면 게임성을 그대로 계승한 '리마스터'에 대한 인기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리마스터' 개발 과정에 참여하기도 한 이영호는 "유닛 생김새가 조금 달려졌지만 훨씬 멋있어졌다. 컨트롤을 하는데 큰 차이가 없고 거부감이 없어서 더욱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했는데, 1시간도 되지 않아 3000장의 컴플리트 팩이 매진되며 예상대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모바일게임에 밀려 고전을 하고 있는 PC 관련 산업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몇몇 PC 제조사나 부품사들이 기존 인기 프로게이머를 직접 접촉, 홍보 모델뿐 아니라 제품 테스트 등을 의뢰하는 등 '스타 마케팅'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선 통신망 사업에 여전히 중요한 kt와 같은 통신사는 이미 2~3년전부터 꾸준히 '스타크래프트1'을 활용한 레전드 매치업을 개최했고, 이번 광안리 행사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e스포츠 전문가들은 "e스포츠를 이끌었던 2000년대와 달리 워낙 강력한 경쟁작이 많아 '리마스터'가 예전만큼의 인기를 끌지는 미지수다"라면서도 "국내에는 여전히 팬층이 두텁다. 결국 글로벌에서 얼만큼 판매량을 기록할지가 관건이다. e스포츠의 근간인 팬층이 두터워지고, 이를 위해 블리자드가 적극적인 투자를 한다면 경쟁력 있는 e스포츠 종목으로 다시 떠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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