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기자수첩]아쉬움 남긴 블리자드 클럽 바크래프트

Talon 2012. 11. 14. 18:20

마이크모하임 블리자드 CEO가 직접 군단의 심장 발표했지만…


클럽 바크래프트에 참석한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CEO.
지난 14일 서울 광장동에 위치한 W호텔 우바(WooBar)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 II 커뮤니티 파티인 '클럽 바크래프트(CLUB barCRAFT)'가 열렸다.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시작된 '바크래프트'는 마치 축구나 야구 등의 스포츠를 즐기는 것처럼 e스포츠를 취미로 한 사람들이 바(Bar)에 모여 가볍게 술도 한 잔 하고 음식도 먹으면서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관람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말한다. 특히 스타2가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바크래프트 역시 e스포츠의 신(新)문화로 여러 번 소개가 되곤 했다.

한국에서도 최근 WCS 경기 등을 통해 바크래프트가 열린 적은 있지만 이번에 우바에서 열린 클럽 바크래프트의 경우 블리자드가 직접 주최하는 행사였다는 점과 '스타2 군단의 심장'을 메인 테마로 했다는 점에서 많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대표적인 '핫 플레이스'인 우바에서 열린 클럽 바크래프트는 생각만큼 '빅재미'를 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우선 이 날 파티의 가장 큰 핫이슈였던 '군단의 심장'의 정식 발매일 발표가 그다지 극적이지 못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CEO인 마이크 모하임은 직접 현장을 찾아 '세계 최초'로 군단의 심장 발매일을 밝혔고, "한국은 e스포츠가 처음 시작된 곳"이라며 추켜 세웠지만, 이미 내년 3월 12일이라는 발매 날짜는 약 한 시간 전 쯤 인터넷을 통해 대중들에게 노출된 상태였다.

만약 마이크 모하임의 입에서 처음으로 '3월 12일'이라는 날짜가 언급됐다면 현장에서의 환호성도 더욱 커지지 않았을까. 행정상의 오류로 알려진 블리자드 측의 실수 때문에 일부 기자들은 '오히려 현장에 오지 않은 기자들이 더 빨리 기사를 썼다'며 영문을 몰라 했고, 더욱 김이 샌 것은 이날 '군단의 심장'이 포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조차 오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블리자드식 유머도 더 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았던 파티.
또한 군단의 심장을 테마로 한 파티였음에도 발매일 외에 특별히 새로운 콘텐츠가 없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용준 캐스터의 우렁찬 소개가 무색하게 등장한 블리자드의 데이비드킴 밸런스 디자이너는 차기 배틀넷의 여러 가지 변화를 설명했지만 이는 이미 언론을 통해 발표된 내용의 반복이어서 눈길을 끌지는 못했다.

바크래프트답게 이영호(KT)와 임재덕(LG-IM)이 군단의 심장으로 진행한 이벤트 경기의 사전 녹화분을 함께 관람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하지만 무대에 마련된 경기 화면이 스타2의 화려한 그래픽을 보여주기에는 한참 모자랐다는 점이 아쉬웠고, 그 때문인지 2층에 마련된 프로게이머들이나 관계자들도 경기 화면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하며 다같이 환호하는 바크래프트의 진수를 보여주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파티에 참석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타2 군단의 심장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선수들만큼 스타2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진 온게임넷의 김정민 해설위원은 "팬들이 원하던 배틀넷의 기능이 거의 대부분 구현됐고, 게임의 비주얼도 많이 향상됐다"고 호평한 뒤 "군단의 심장이 출시되면 스타2의 인기가 많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종병기' 이영호도 "군단의 심장 정식 발매일을 한국에서 처음 발표했다는 사실이 프로게이머로서 뿌듯하고 개인적으로도 빨리 해보고 싶다"고 전했고, 한 게임단 관계자는 "블리자드가 드디어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달라진 스타2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어쨌든 이번 클럽 바크래프트는 여러 모로 아쉬움이 남는 행사였다. 하지만 내년 3월에 출시될 군단의 심장과 이후 공허의 유산까지 스타2의 미래는 창창하다. 바크래프트 역시 한국에서는 이제 막 시작이다. 블리자드는 WCS 그랜드파이널을 앞두고 홍대에서 소규모의 바크래프트를 또 한 번 열 계획이라고 하니 파티는 아직 끝나지 않은 셈이다.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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