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롤드컵이 끝난 후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리그에 참여하는 팀들은 오프시즌 동안 팀 전력 강화 및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해 바쁜 시간을 보낸다. 그 와중에 선수가 팀을 옮기기도 하고 같은 팀에서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도 한다. 코칭스태프 역시 선수와 마찬가지로 다음 시즌 우승을 향해 오프시즌을 보낸다.
2017년 오프시즌의 특징이라면 다른 해보다 선수 이동이 적었다는 것이다. 2014년 시즌이 끝나고 단일팀 체제로 변화하며 생긴 파장이 3년이 지나서야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느낌이다. SK텔레콤 T1 역시 지금까지는 연습생이었던 '에포트' 이상호를 정식 계약한 이외에 새로운 외부 선수 영입 없이 작년 구성원 그대로 2018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에서는 큰 변화가 있었다. 팀 창단부터 계속 함께했던 최병훈 감독이 휴식 및 새로운 종목 준비를 위해 물러나고 세계 최고의 코치였던 '꼬마' 김정균 코치가 감독으로 승격한 것.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새로운 코치가 필요했고, 그 자리를 SK텔레콤의 전설과 마찬가지였던 '벵기' 배성웅과 '푸만두' 이정현이 맡게 된 것.
이정현 코치는 이미 2016년 한 해 SK텔레콤에서 코치직을 맡았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벵기' 배성웅 코치는 2017년 스프링까지 선수로 활약한 이후 한 스플릿을 쉬고 친정팀인 SK텔레콤에 코치로 깜짝 복귀했다. 이정현 코치의 복귀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지만, 배성웅의 코치 전향은 예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롤챔스 6회 우승에 롤드컵 3회 우승을 기록한 SK텔레콤에서, 특히나 김정균 감독의 후임이라는 자리가 절대 쉬운 자리는 아니다. 과연 이 둘은 어떻게 다시 SK텔레콤에 코치로 돌아오게 됐을까. 내년 시즌을 앞두고 두 코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다들 아실 정도로 유명하신 두 분이지만, 그래도 인터뷰에 앞서서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벵기' 배성웅 코치: 저는 SK텔레콤 T1 배성웅 코치입니다.
이정현 코치는 2016년 SK텔레콤 코치로 활동했고 배성웅 코치는 그해 선수로 활약하고 2017 스프링 스플릿에는 LPL에서 활동하셨는데, 다시 친정팀인 SK텔레콤으로 복귀한 소감은 어떠신가요.
'벵기' 배성웅 코치: 작년 시즌이 끝나고 1년동안 팀을 떠났다가 다시 코치로 돌아왔는데, 예전과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 거 같더라고요. 조금 어색함도 있고 해서 새로 적응하고 있습니다.
'푸만두' 이정현 코치: 저도 (배)성웅이와 같이 한 해 SK텔레콤을 떠났다가 다시 복귀했고, 바뀐 팀원이 있어서 저도 성웅이처럼 팀에 적응하는 중입니다.
두 분 모두 올해 중국 LPL VG팀에서 스프링 시즌을 보냈는데,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신 거 같아요. 중국 생활은 어떠셨는지.
'푸만두' 이정현 코치: 스프링 스플릿을 중국에서 보냈는데, 성웅이나 (이)지훈이와 같이 지내서 외로움을 느낀 적은 없어요. 다만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코치로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많이 들었죠.
'벵기' 배성웅: 정말 중국 생활이 쉽지 않았어요. 그중에서도 언어 문제가 가장 어렵게 다가왔습니다. 다른 생활은 한국과 중국이 큰 차이는 없었고요. 저 역시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은 점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스프링 스플릿 이후 한국으로 돌아오셨는데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배성웅 코치는 저와 몇 번 만나서 인터뷰를 통해 팬들에게 소식을 전했는데 이정현 코치는 그동안 모습을 보기 쉽지 않아 팬들이 많이 궁금해했을 거 같습니다.
'벵기' 배성웅 코치: 저는 쉬는 동안 선수 시절 하지 못했던 일들을 많이 했어요. 친구들과 이곳저곳 여행도 다녔고, 선수로 리그 오브 레전드에 집중하느라 하지 못했던 게임도 하면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 다들 예상하셨을 거 같은데, 어쩌다 보니 SK텔레콤에 코치로 복귀하게 됐고요.
배성웅 코치는 선수가 아닌 코치로 다시 SK텔레콤에 돌아왔는데, 코치 일을 하겠다고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거 같아요. 고민도 많았을 거 같은데.
'벵기' 배성웅 코치: 고민 정말 많이 했죠. 선수 생활을 조금 더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적잖이 있었고요. 하지만 코치를 선택한 것에 아쉬움은 없어요. e스포츠 선수에 이어 코치를 해보는 거도 좋은 경험이 될 거로 생각해서 이번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코치를 한 번 하면 다시 선수로 돌아가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정현 코치님은 건강 문제로 많이 신경 썼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괜찮으신지 궁금합니다. 많은 분이 걱정하시더라고요.
'푸만두' 이정현 코치: 제가 생각하기에 답답한 상황이 오면 쉽게 피로를 느끼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스스로 그런 상황을 안 만들려고 합니다.
친정팀에 복귀하면서 '페이커' 이상혁같이 예전에 같이 활동하던 선수들도 만나게 됐죠. 과거 동료 선수가 아닌 코치 대 선수로 만나게 됐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벵기' 배성웅 코치: 같은 선수로 보다가 이제 코치로 보게 된 선수들이 호칭을 다르게 부르니까 저 역시 어색하고 낯설어요. 동료 선수였는데 이제 코치님이니까 서로의 포지션도 다르고... 어색하고 신기합니다.
김정균 감독이 코치 시절 최고의 코치로 명성을 날렸는데, 그 후임으로 코치를 맡은 거라 두 분 모두 부담감이 있을 거 같습니다.
'푸만두' 이정현 코치: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김정균 감독님 후임이기도 하고 SK텔레콤이 한국 최고의 팀이니까 부담도 많이 됩니다. 후임이라는 것 보다 최고의 팀에서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은 16년도와 마찬가지일 거 같아요.
'벵기' 배성웅: 저는 이제서야 코치를 시작해서 아직 부담을 느낀 적은 없었어요. 코치 일도 이제 처음 시작하는 거니까 일단 시간이 좀 지나야 알 거 같습니다. 일단 시즌에 들어가고 성적이 나와야 할 거 같아요.
올해 케스파컵에 코치로 부스에 들어갔는데, 기분이 어떠셨나요.
'벵기' 배성웅 코치: SK텔레콤에 코치로 들어간 지 닷새 만에 첫 경기가 있었어요. 대회장 가는 건 익숙한 일인데 코치로 부스에 들어가니 새로운 느낌이었죠. 뜬금없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푸만두' 이정현 코치: 16년도에 코치 활동을 했지만 부스에 들어가는 일은 드물었어요. 그러니 저 역시 이번 케스파컵에서 부스에 들어가니 낯선 느낌이었습니다.
SK텔레콤 입단 보도자료를 통해 이정현 코치는 전략 부분, 배성웅 코치는 육성 부분을 담당한다고 알려졌는데 어떤 일을 맡고 있는지.
'푸만두' 이정현 코치: 저는 감독님을 도와서 연습 경기를 할 때 같이 피드백을 도와주고, 상대편 전략도 분석합니다. 밴픽 짜는 거도 도와주고요. 해외 전략 분석이나 메타 연구도 하고 있습니다. 감독님이 하는 피드백을 옆에서 보조하는 일이 제일 커요.
'벵기' 배성웅 코치: 저는 연습생이나 신입 선수 영입, 그리고 선수 관리와 육성을 맡고 있습니다. 코치를 하면 이런 일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팀에 코치로 합류할 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이야기했고, 팀에서도 제 담당을 이쪽으로 잡아줬죠. 재미있는 일일 거 같은데 아직 연습생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전략 담당인 이정현 코치는 최근 메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프리시즌이라 아직 변화가 많을 거 같습니다.
육성 담당인 배성웅 코치는 연습생 선발을 맡았다고 하는데, 선수 선발과 육성에서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볼 생각인가요.
'벵기' 배성웅 코치: 연습생을 뽑는 일이 우선인데, 당장의 실력보다 이 선수가 과연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에 대한 성장 가능성 부분을 중점으로 볼 생각입니다.
이번 케스파컵에서 두 코치를 보러 온 SK텔레콤 팬들이 정말 많았던 거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 현장에서 팬들을 보니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푸만두' 이정현 코치: 아직도 제가 관심을 가져주시는 게 고맙습니다. 14년도 시즌이 끝나고 선수 생활을 정리했는데, 그 이후에도 꾸준히 개인 방송을 봐주시고 코치로 활동하던 16년 시즌에도 저를 보러 와주신 분들이 있었거든요. 그때도 정말 고맙게 생각했고, 이번에도 저를 기억하고 와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마음뿐입니다.
'벵기' 배성웅 코치: 경기가 끝나고 내려가니 팬들이 1층 로비를 가득 채우셨더라고요. 제가 처음 선수를 시작했을 때 저를 보러 와주시는 팬들이 많지 않았는데 지금 정말 많이 기억하고 보러 와주셔서 먼 길 오신 분들에게 모두 감사한 마음입니다. 예전부터 쭉 응원해주신 분들에게도 감사하고요.
SK텔레콤 코치로 왔는데, 코치로서 목표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푸만두' 이정현 코치: 이전처럼 계속 좋은 성적을 내는 팀이 됐으면 좋겠고, 그러기 위해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가 코치 일을 하는 동안 팀이 좋은 팀이라는 평가를 듣는 게 목표고요.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선수들이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돕는 코치가 되고 싶습니다.
'벵기' 배성웅 코치: 선수 때와 마찬가지로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목표입니다.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 없는 팀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줬으면 하고요. 처음 하는 코치이니만큼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두 코치의 귀환으로 기대를 하는 팬들이 많은데, 인터뷰를 마치면서 팬들에게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벵기' 배성웅 코치: 선수 생활을 한 지 5년이 됐고, 코치로서 e스포츠 인생 6년째를 보내고 있습니다. 여태까지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계속 힘을 낸 거 같습니다. 앞으로 코치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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