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봤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진짜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해설자로서 그런 방식으로 대중에게 영합한다는 건 문자 그대로 전문적이지 않다고 본다. 선수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해설자의 일이다. 대리 게임에 대한 리그의 결정은 해설자들의 소관이 아니다. 해설자로서 빌어먹을 이름을 말하고, 커뮤니티나 SNS에서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영합하지 마라. 선수들은 리그에서 활동하고 있고, 팬들도 받아들일 수 있다. 그게 리그가 내린 결정이다. 대리 의혹이 있는 선수들이 리그에서 활동하는 것에 거대한 도덕적 문제가 있어 이름을 말하지 못하겠다면 해설자를 그만둬라. 선수의 이름을 말하든지, 아니면 일을 그만둬라."
"이것은 승부조작이 아니다. 경기를 해설하기로 선택했으면서 선수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
"대리 게임은 심각한 사안이나 징역을 살아야하는 흉악범죄와 동등하다 생각하지 않는다"
오버워치 리그 해설자인 ''몬테크리스토(이하 몬테)' 크리스토퍼 마이클스가 18일(한국 시간) 진행된 오버워치 리뷰 프로그램인 '오버인사이트'에서 남긴 말이다. 한국 오버워치 리그 중계진이 최근 달라스 퓨얼에 합류한 'OGE' 손민석의 콜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질문에 대한 답, 그리고 이 발언에 대해 의문을 가진 팬들이 트위터로 남긴 글에 대한 말이다.
손민석은 오버워치 리그 달러스 퓨얼 입단 결정 이후 커뮤니티에서 대리 게임 의혹이 일었고, 오버워치 리그 측의 조사 결과 금전을 대가로 한 대리 게임이 확인됐다. 이후 한국 중계진에서 그의 닉네임 대신 팀과 포지션으로 지칭해 방송했고, 이 사건 이후 대리 게임에 대한 몬테의 의견에 대해 논란이 생긴 것.
과연 몬테의 이런 발언은 옳은 것일까. 몬테의 의견을 판단하려면 먼저 대리 게임이 왜 e스포츠에 악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대리 게임은 타인에게 유무형의 편의를 받고, 타인의 계정을 대신 플레이해 일정 수준의 등급까지 올려주는 행위를 말한다. 이 부분에 대해 오버워치 운영 정책에서는 아래와 같이 적고 있다.
"회사는 게임 및 서비스의 캐릭터나 아이템을 수익원으로 보는 사람들로 인하여 현금 거래가 발생하거나 폭력 및 기타 사회적 부작용이 생겨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특히 회사는 많은 노력을 들여 만든 게임 및 서비스의 균형이 현금거래로 인하여 붕괴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게임 및 서비스에서 현금거래나 광고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제재를 진행할 것입니다. 회사는 현금거래 및 광고를 인지할 경우 원칙에 따라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4조 1항 현금 거래, 게임 서미스 및 서비스 내 현금거래 및 광고)"
"또한 사기, 계정 공유, 승부 조작을 비롯하여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만족스럽지 못한 게임 경험을 유발하는 행위들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제재가 이루어질 것입니다.(4항 9조 기타 게임 내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
위 조항에 근거해 오버워치에서는 대리 게임을 위한 계정 공유 시 계정 일시 정지에서 영구 정지까지의 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계정 공유를 통한 대리 게임이 다른 플레이어에게 만족스럽지 못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을 이미 인지한 것. 그 제재 수위로 이용자의 계정을 영구적으로 정지까지 가능하다는 것에 비추어 이러한 행위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충분히 설명된다. 게이머의 실력이 아닌 다른 요소가 승패에 영향을 주고, 게임의 의미가 사라지며 결국 게임 이용 경험에 악영항을 끼치는 것이다.
다시 몬테의 발언으로 돌아가자. 몬테는 손민석 사건에 대해 "이것은 승부조작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대리 게이머로 게임에 악영향을 끼쳤고, 승부조작을 해왔다. 게임 시스템에 의해 매칭된 게임에서 해당 플레이어가 아닌 다른 플레이어가 돈을 매개체로 승부에 영향을 끼치는 행위가 바로 승부조작이다. 단지 게임에서 이기느냐, 지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리고 몬테는 "대리 게임은 심각한 사안이나, 징역을 살아야 하는 흉악범죄와 동등하다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현재 한국에서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여 게임물 관련사업자가 제공 또는 승인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게임물 이용자가 점수·성과 등을 획득하게 하여 게임물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거나 이를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대리 게임은 징역이 가능한 범법 행위가 된다. 대리 게임은 단순히 승부조작이 아니라는 말로 피해갈 상황이 아니다.
이번 사건에서 몬테는 한국 중계진을 향해 "선수의 이름을 부르지 못할 거면 해설을 그만 두라", "경기를 해설하기로 했으면서 선수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 등의 발언을 했다. 해설을 맡고 그만 두는 것은 각 중계진, 그리고 이들과 계약 관계인 리그 운영측에서 결정할 일이지 같은 해설자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몬테는 자기 스스로 "리그의 결정은 해설자의 소관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 중계진이 어떠한 이유에서 선수의 이야기를 말하지 않았는가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진 바가 없는 상황에서 이를 확인하고 해결해야 할 주체는 리그 운영측이지 해설인 몬테가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
이 점에서 바라보면 오히려 리그에 영향력을 끼치려 방송과 SNS에서 이를 비판하는 것은 오히려 몬테다. 그가 정말 자신의 직업에 충실한 해설자고, 한국 해설진의 중계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리그 운영측을 통해 이의를 제기하는 게 맞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말한 것을 자기 자신이 지키지 못했고, 오히려 자신이 오버워치 리그를 통제하려는 것처럼 보이는 게 지금의 상황이다.
몬테는 그의 발언에서 팬을 언급했지만, 한국 중계진들은 손민석의 아이디를 언급하지 않았을 뿐이지, 해당 팀의 무슨 영웅이라는 설명으로 중계 자체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이게 불편하다면 그의 말대로 시청자들이 항의할 일이지, 같은 해설자인 그가 지적할 사항은 아닌 것이다. 오히려 팬들이 몬테의 발언에 항의하는 상황이다. 결국 몬테는 자가당착에 빠지는 말만 되풀이한 것.
이렇게 장문의 글을 썼지만, 나는 그가 이 글을 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더구나 바뀔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1934년 영화인 '몬테크리스토 백작'에 나온 대사로 글을 정리하고자 한다.
"It is not my sword, Mondego, but your past that disarmed you."
(널 찌르는 건 내 칼이 아니라 네 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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