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블리자드, KSL 출범으로 '스타' e스포츠 부활 도전

Talon 2018. 6. 22. 11:23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로 펼치는 KSL 출범을 발표했다. 지난 15일 블리자드 코리아에서 국기봉 e스포츠 실장(왼쪽에서 4번째)을 비롯한 KSL 국내외 중계진들이 한자리에 섰다. 사진제공=블리자드
지난달 27일 열린 '아프리카 스타리그(ASL) 시즌5' 결승에서 우승한 정윤종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경쟁력 회복할 수 있을까?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1'의 그래픽 업그레이드 버전인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이하 리마스터)로 경기를 펼치는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KSL)의 출범을 지난 15일 발표했다.

블리자드는 지난해 '리마스터' 출시 이후 '스타크래프트1' e스포츠의 부활 카드를 계속 구상해왔다. 이런 가운데 직접 주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지난 1월부터 '오버워치 리그'를 시작하면서 얻은 노하우와 자신감이 기저에 깔려 있지만, 좀처럼 새로운 플레이어가 나타나지 않아 자칫 도태될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에 대한 위기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스타크래프트'는 현재의 e스포츠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998년 처음으로 출시됐지만, '가위바위보'를 연상시키듯 서로 물고 물리는 상성 관계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테란, 저그, 프로토스 등 3개 종족의 유닛을 조정해 경기를 펼치며 디지털 세상에서도 흥미롭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줬다.

물론 여기에는 'e스포츠의 발상지'로 불리는 한국이 가장 큰 기여를 했다. 축구나 야구처럼 경기장에 비견될 수 있는 PC방이 전국에 촘촘히 보급된 상태에서 유저들은 친구나 동료들과 부담없이 "스타 한 판!"을 외치며 '스타크래프트'를 국민게임으로 성장시켰고, 전세계 최초로 게임 방송국과 프로게이머 등이 탄생하면서 '즐기는 콘텐츠'에서 '보는 콘텐츠'로 자리잡는 등 e스포츠는 그렇게 부지불식간에 우리의 곁으로 다가왔다.

온게임넷(현 OGN)과 스포츠조선이 함께 만든 '스타리그'를 비롯해 MBC게임이 만든 'MSL', 그리고 팀전인 '프로리그'까지 '스타크래프트1'은 15년 가까이 e스포츠 대회의 핵심 콘텐츠였다. 지난 2010년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된 이후에도 여전한 인기를 구가하던 '스타크래프트1'은 '스타2'로 대회가 전환되면서 e스포츠로서의 명맥이 끊기기 시작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나면서 최신 기술력이 반영된 '스타2'로의 전환이 요구됐지만, 많은 e스포츠 팬들은 '스타1'에 대한 애정을 접지 않았다. 블리자드가 WCS라는 글로벌 대회와 포인트를 만들고 다양한 대회를 지원하면서 '스타2' e스포츠를 계속 밀었지만 결과적으론 '스타1' e스포츠에서의 인기를 이어나가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리마스터'를 지난해 출시하면서 다시 '스타1' e스포츠의 부활이 점쳐졌지만 이미 다른 경쟁작들에게 주도권을 뺏긴 상태인데다, '한물간 게임'으로 인식되면서 유저층이 기대만큼 증가하지 않고 이런 이유로 새로운 플레이어가 좀처럼 등장하지 않으면서 e스포츠 리더로서의 영광재현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KSL 출범은 일종의 마지막 승부수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리마스터' 출시는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CEO의 강력한 의지에 기인한다. '스타크래프트1'은 현재의 블리자드를 존재하게 만든 '장남'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KSL 출범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모하임 대표가 "KSL은 '스타크래프트'와 이 게임을 지속적으로 플레이하고, 시청하고, 즐기는 전세계 '스타크래프트' 팬들을 향한 블리자드의 애착과 의지를 뚜렷이 나타낸다. e스포츠가 살아 숨쉬는 도시, 서울에서 진행될 새로운 리그를 발표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지난해 '리마스터'를 통해 전설적인 실시간 전략 게임을 현 시대에 맞게 업그레이드 한데 이어 올해는 KSL을 통해 뛰어난 선수들이 함께 하는 경쟁의 장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데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KSL은 한국에서 열리지만 글로벌 선수들이 모두 참가할 수 있는 열린 구조이다. 선수 등록이 15일부터 시작됐으며 첫 일정인 온라인 예선은 오는 28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2개의 시즌으로 진행되며, 총 상금 규모는 1억 6000만원이다. 온라인 예선을 통과한 해외 선수들은 7월 1일 시작되는 오프라인 예선부터 서울에서 뛰어야 한다. 오프라인 예선을 뚫고 올라온 최종 16명의 선수들은 16강 본선에 진출, 챔피언을 위한 경쟁에 나선다. 16강부터 모든 KSL 경기는 현장 관람이 가능하며 트위치 채널을 통해 한국어와 영어로 생중계 된다. 오프라인 경기장은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기존에 개최되고 있는 ASL(아프리카TV 스타리그)도 KSL과 일정 조율을 통해 계속 존속된다. 블리자드 코리아 국기봉 e스포츠 실장은 "블리자드가 직접 주최하는 KSL을 통해 선수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경기 준비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지금보다 더 많은 유저들이 KSL에 참가하면서 새로운 스타 탄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블리자드는 '리마스터' 출시 이후 가장 큰 업데이트인 1.22 패치 내용을 발표했다. 랭킹 시스템이 전면 개편되고, '시즌' 탭이 새롭게 추가돼 유저들은 자신의 성적에 대한 여러 수치들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또 '수집품' 탭이 개선돼 획득한 초상화와 스킨 등 각종 꾸미기 아이템들을 쉽게 확인하고 장착할 수 있다. 이밖에 래더 등급전 시스템도 개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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