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게임산업 업계 안팎 모진 질책 '어찌하리오!'

Talon 2018. 10. 18. 08:55
문재인 정부에서 새로운 날개를 달 것으로 전망됐던 게임산업이 기대와는 다르게 2018년 국정감사 현장에서 안팎으로 모진 질책을 받고 있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위 국정 감사는 물로 보건복지위, 환경노동위, 정무위까지 곳곳에서 한국 게임산업의 핵심 인물들을 증인으로 불러내 질책을 하는 등 산업 진흥보다는 규제 프레임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게임산업의 아군으로 여겨졌던 단체도 게임산업을 소홀히 하고 있다며 정부를 비판하는 등 진퇴양난에 몰렸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감에서는 큰 걸림돌 없이 넘어서는 듯했다. 단 아쉬운 점은 4차 산업혁명위원장 역할을 해온 장병규 블루홀 의장을 상대로 이동섭(바른미래당) 의원이 질의한 내용에 대한 답이었다. 

이동섭 의원은 장 의장이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위원장임에도 불구하고 게임 관련 부문에 대한 활동이 전무했던 이유와 함께 최근 이용자가 급감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의 문제가 게임 핵에 있는 것 아니냐는 질의를 했다. 

이에 장 의장은 “게임을 4차 산업혁명위원회 내에서 다루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게임이 관련 아젠다가 될 수 있을지의 여부에 논란이 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게임 업계는 물론 외부에서도 게임산업이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콘텐츠로 바라보고 있는 현실과 상당히 동떨어진 시각이었다. 이러한 대응에 대해 일부 업계에서는 “장병규 의장이 네오위즈에서 분사한 검색 엔진업체 ‘첫눈’으로 성공 신화를 쓴 만큼 게임산업은 그저 돈벌이 수단이고 진정한 관심 다른 인터넷 비즈니스에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문체부 게임산업 정책평가 및 향후 정책방향 제시’ 토론회에 김경진(왼쪽에서 네번째) 의원과 위정현(왼쪽에서 다섯번째) 게임학회 학회장과 업계 관계자, 김규직(가장 오른쪽)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산업과 과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게임업계 내외부의 본격적인 질책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문체부 게임산업 정책평가 및 향후 정책방향 제시’ 토론회에서 확인됐다. 

해당 행사를 주최한 게임학회 중심의 콘텐츠 미래융합포럼은 문재인 정부의 게임산업 정책이 낙제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서 주제 발표에 나선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는 학계, 언론계, 산업계 등 총 1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현 정부의 게임산업 정책 평점은 100점 만점 환산 50점을 넘지 못했다고 정면으로 질타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규제개혁은 45.4점, 부정적 인식개선은 39.6점, 글로벌 진출 및 해외 시장 대응은 43.0점, 인력 양성 45.6점, e스포츠 산업 육성 54.4점, 4차산업혁명과 결합을 위한 연구 개발은 47.2점 등으로 대부분 50점을 넘지 못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최도자 의원이 강신철 게임산업협회 회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출처 | 유튜브 캡처

같은 날 열린 보건복지위 국감에서는 예상대로 게임 중독 문제가 제기됐다. 최도자 의원(바른미래당)은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WHO의 게임 장애 질병 코드 등재에 대한 내용을 언급한 뒤 게임산업 또한 경마나 복권, 도박 산업처럼 매출 일부를 국가에 내야 한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외에 이정미 의원(정의당)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 현장에서 일부 게임 업체가 주 최고 52시간 근무 제도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자가 주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해도, 시스템에 입력할 수 없도록 했다는 것이다. 

한편, 오는 18일에는 게임물관리위원회 및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문체부 산하 기관의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어 이러한 분위기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언제나 게임업계에서 가장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국감이 예고돼 있어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또한 오는 29일에는 손혜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신청으로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질의를 위해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업계가 지지 선언을 한 문재인 정부가 집권했고, 과거 IT 및 게임 산업에 이해도가 낮았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다른 분위기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며 “정부는 물론 집권 여당조차 게임산업을 홀대하는 분위기에 업계와 학계, 게임산업에 이해도가 높은 야당 의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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