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에이스 결정전에서 EG-TL의 윤영서와 맞붙게 되는데…
포모스에서는 화제가 됐던 매치업을 골라 해당 선수에게 직접 뒷 이야기를 들어보는 '스타2 리와인드' 코너를 새로 마련했습니다. 경기의 스크린샷과 그 때 그 때 선수들이 느꼈던 유불리나 관전 포인트 등을 짚어 팬들에게 소개하는 스타2 리와인드, 스타2를 잘 모르는 팬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복기해 보는 순서입니다. < 편집자 주 >
새로운 종목과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리그 12-13 시즌의 2주차 경기가 완료됐습니다. 모든 팀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흥미진진한 경기가 많이 펼쳐졌는데요. 그 중에서도 '디펜딩 챔피언' CJ는 개막 이후 3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당당히 1위에 올랐습니다.
이런 이유로 '스타2리와인드'에서는 탄탄한 전력을 갖춘 CJ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준호(CJ)의 경기를 살펴보려 하는데요. 지난 시즌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 팀의 승리를 이끈 김준호는 최근에도 변함없는 기량을 선보이며 4연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EG-TL과의 맞대결에서는 마지막 에이스 결정전에서 '태자' 윤영서(EG-TL)을 꺾고 팀의 승리를 견인하기도 했죠. 경기 시작 전 상대의 기에 눌려 크게 긴장했다는 김준호. 과연 김준호가 윤영서를 상대로 어떻게 경기를 풀어 갔는지, 지금 함께 들어 보시죠.
화련한 프로리그 전적을 자랑하는 김준호.
▶ 포모스=지난 경기를 다시 보니 어떤가요?
▶ 김준호=그때의 긴장감이 다시 또 느껴 지네요. 윤영서 선수의 포스에 눌려서 정말 긴장을 많이 했어요. 더군다나 이전 경기에서 (변)연봉이가 너무 처참하게 지는 바람에 윤영서 선수가 더 잘해 보였거든요(웃음).
▶ 포모스=긴장했다는 말과는 달리 최근 전적이 화려한데요.
▶ 김준호=리그 시작 할 때부터 '승승승승승'으로 돼 있더라고요. 저는 비시즌에 이런저런 대회에서 많이 '말아'먹어서 '패패패패패'로 나올 줄 알았어요(웃음). 걱정했는데 정말 다행에요. 7연승에 에결 4연승이라니, 잘 나가네요(웃음)
▶ 포모스=윤영서의 출전을 어느 정도 예상했나요?
▶ 김준호=예상을 못하지는 않았는데요. 솔직히 이제동-윤영서-송현덕 선수 모두 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쉽게도 제가 에결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어요. 테란전은 더 그렇고요. 비프로스트 경기를 준비하는데 끝까지 애먹었거든요. 그래서 자신감이 좀 떨어졌고, 더 긴장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 포모스=윤영서의 경기는 자주 봤나요?
▶ 김준호=최근에는 보지 못했는데, 예전에 프로토스와 하는 경기를 많이 챙겨 봤어요. 경기를 정말 안전하게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역으로 조금 과감하게 하면, 예상보다 쉽게 이길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정말 이 순간에는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더라고요(웃음). 바로 전 경기의 임펙트가 정말 강했거든요.
경기 초반 김준호는 2융화소에서 빠르게 가스를 모았다.
▶ 포모스=오하나에서 테란을 만나게 됐는데요.
▶ 김준호=테란 상대로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삼땡이(두 번째 확장기지)'를 차지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삼땡이 쪽에서 본진으로 방어하러 가는 동선이 너무 멀어요. 상대적으로 테란은 멀티를 먹기가 쉽고요. 그래서 상대방 앞마당 옆길을 뚫어서 제게 유리한 점을 적극 이용하려고 했어요. 돌을 빨리 깨면 테란이 초중반에 압박을 많이 받으니까요.
▶ 포모스=초반 정찰은 아예 생략했는데요.
▶ 김준호=거기서 제가 윤영서 선수의 스타일을 파악했다는 것이 드러나는 거죠. 윤영서 선수가 1병영 더블을 많이 하셔서, 저도 정찰을 가지 않은 채 최대한 배를 불렸죠. 제가 준비한 컨셉이 초반에 배 불리면서 빠르게 찌르기 공격을 들어가는 거였어요. 그러면 테란 입장에서 진짜 막기 힘들거든요.
▶ 포모스=2융화소에서 6탐사정으로 가스를 채취했네요.
▶ 김준호=파수기 위주로 찌르기를 하려고 일부러 가스를 많이 채취했어요. 원래 탐사정 수를 조절해서 최대한 앞마당 멀티를 빨리 얻는 식으로 많이 하는데요. 저는 이날 조금 다른 운영을 준비한 거예요.
▶ 포모스=상대를 속이려는 의도는 없었나요?
▶ 김준호=속일 생각은 없었어요. 테란이 보통 증폭 사용하는 것을 보고 빌드를 예측하는데, 저는 이미 연결체에 증폭을 거의 다 썼거든요. 제가 속이려고 했으면, 증폭을 쓰지 않고 계속 아꼈을 거에요. 프로토스가 증폭을 모으면 올인 전략을 펼치는 경우가 많아서 테란이 생각할 것들이 많아지니까요. 증폭을 아꼈다가 늘어난 관문에 걸어 주거나, 점멸 업그레이드에 계속 사용해서 타이밍 러시를 갈 수도 있어요.
제대로 통하지 않은 '거짓 로봇공학시설'(위)과 과감한 초반 찌르기 공격.
▶ 김준호=아, 여기서 중요한 장면이 나오네요(웃음). 사실 윤영서 선수가 스캔을 자주 뿌리길래 로봇공학시설을 일부러 올린 거예요. 상대가 스캔 뿌려서 보면, 바로 취소하고 타이밍 러시를 갈려고요(웃음). 근데 스캔을 쓰지 않아서 취소했더니, 바로 그 때 스캔이 '딱' 떨어지더라고요(웃음). 더 기다릴 수 없었던 것이 파수기를 생산할 가스가 없었거든요. 테란이 보통 스캔을 쓰는 타이밍이 있는데, 이 때는 그 시간을 잘 맞추지 못했어요.
▶ 포모스=그러고 나서 6파수기와 4추적자로 공격을 들어갔는데요.
▶ 김준호=연습 때는 잘 뚫렸는데, 제가 이 때 컨트롤 실수를 좀 했어요. 역장을 잘 치지 못했고, 수호방패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지금 보니까 병력이 벙커를 '일점사'하지 못했네요. 역장으로 해병을 흐트러트린 뒤에 벙커를 바로 깼어야 했는데, 조금 늦었어요.
▶ 포모스=그러면 실패한 공격이 된 건가요?
▶ 김준호=아뇨, 그래도 이득을 많이 봤다고 생각했어요. 벙커도 파괴했고, 윤영서 선수 스타일 상 옆길까지 견제하면 압박을 많이 받을 것 같았어요. 처음부터 초반 찌르기가 막히면 돌을 깨려고 생각했거든요.
▶ 포모스=윤영서가 공학연구소를 앞마당에 지었어요.
▶ 김준호=윤영서 선수가 앞마당에 짓지 않았으면 진짜 경기가 어떻게 됐을지 몰랐을 거에요. 여러모로 이 경기에서는 저에게 운이 많이 따른 것 같아요.
압박 병력을 내보내 상대를 견제하는 김준호.
▶ 포모스=지금 진출은 어떤 의도인가요?
▶ 김준호=제가 상대 병력을 다 파악한 뒤에 잠깐 압박을 나갔던 거예요. 이 타이밍에 고위기사도 없었기 때문에 공격을 들어갈 생각을 없었고, 그냥 병력의 움직임만 보여 준 거죠. 너무 가만히 있으면 테란이 편해지니까요.
▶ 포모스=상대 멀티에 수정탑을 짓자, 곧바로 파괴 당했어요.
▶ 김준호=제가 로봇공학시설이 없어서 수정탑으로 삼땡이를 확인하려고 했는데, 정말 잘 찾더라고요. 수정탑을 찾아낸 것을 보고 깜짝 놀랬어요. 절대 걸리지 않을 줄 알았거든요.
▶ 포모스=이후에는 고위기사가 조합되기를 기다린 건가요?
▶ 김준호=네, 맞아요. 고위기사의 사이오닉 폭풍 업그레이드랑 공방 2-2업그레이드가 되는 타이밍에 맞춰서 나가려고 했어요. 그리고 저 때 삼땡이 멀티를 올린 것은 '페이크'였어요. 상대가 군수공장으로 계속 보고 있길래 더 빨리 지었죠. 그것 때문에 테란이 유령을 조금 늦게 뽑은 것 같아요.
의료선 드롭을 완벽히 막은 뒤(위), 곧바로 상대 앞마당에서 큰 이득을 거뒀다
▶ 포모스=의료선 때문에 공격을 망설이지는 않았나요?
▶ 김준호=아니요, 올 줄 알았어요. 원래 제가 이렇게 한번 들어가면 의료선 1, 2기가 무조건 오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차관 '쿨'도 돌리지 않고 있었어요.
▶ 포모스=그래서 교전에 집중할 수 있었군요.
▶ 김준호=네. 그리고 운도 좋았어요. 사이오닉 폭풍을 다 쓴 다음에 유령이 내려왔거든요. 처음 들어갔을 때는 아예 유령이 없었어요. 아무래도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멀티 페이크가 어느 정도 통한 것 같아요.
▶ 포모스=정말 깔끔한 전투였네요.
▶ 김준호=그런데 사령부를 깨지 못한 것은 정말 아쉬워요. 사실 사령부가 체력이 다 빠졌길래 파괴한 줄 알고 그냥 빠졌거든요. 그래서 '이제 상황 다 끝났구나'하고 생각했는데, 병력이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깜짝 놀랬어요. 경기 다 끝나고 나서야 팀원들한테 들어서 알았어요. 경기 할 때는 '진짜 복구가 빠르네'라고 생각했어요(웃음).
▶ 포모스=지금처럼 광전사-고위기사를 조합해 운용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 김준호=일단 고위기사를 잘 분산시켜야 해요. 유령한테 최대한 잡히지 않게요. 그리고 역장으로 병력을 잘 가둬야 하구요. 역장을 잘 쳐야 돌진 광전사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어요.
대승을 거둔 마지막 전투(위)와 승리를 직감한 김준호의 표정.
▶ 포모스=이제 승기가 많이 기울었네요.
▶ 김준호=거의 끝이 났는데, 제가 로봇공학시설을 늦게 올린 것이 흠이었어요. 잠깐 잊고 있다가 갑자기 짓는 바람에 2개를 동시에 지었어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요(웃음). 거신이 없으면 유령을 상대하기 힘들 거든요. 그리고 거신이 나오기 전에 고위기사 환류와 사이오닉 폭풍으로 견제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제가 당했어요(웃음).
▶ 포모스=마지막 교전은 완전히 일방적이었어요.
▶ 김준호=해병을 보니까 체력이 거의 없더라고요. 그래서 '거신이 나와서 싸우면 무조건 이기겠구나'하고 생각했어요. 해병이 전투자극제도 쓰고, 폭풍도 많이 맞아서 거의 질 수 없는 싸움이었죠.
▶ 포모스=승리할 때 항상 부스 안에서 미소를 보이는 것 같아요.
▶ 김준호=아, 진짜 정말 좋아요(웃음). '이제 질 수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면, 마음이 놓이면서 미소가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에결이 부담감도 심하지만, 그만큼 이기면 더 짜릿해요. 이 날 세리모니를 했어야 했는데 아쉽네요.
▶ 포모스=얘기 잘 들었습니다. 이 경기 이후에 또 승리를 거둬서 4연승을 달리고 있어요.
▶ 김준호=연승 비결이요? 그냥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요(웃음). 아무래도 연습량 때문인 것 같아요. 오늘도 8시에 일어나서 연습을 시작했거든요. 요즘 정말 행복해요. 그리고 목표는 크게 잡을수록 좋은 것 같아요. 이번 시즌에 최소한 30승을 거두고 싶고, 다승왕이랑 위너스리그 올킬도 꼭 하고 싶어요.
▶ 포모스=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덧붙여 주세요.
▶ 김준호=며칠 전에 신도림에서 경기를 했는데, 조금 아쉬웠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의자를 최대한 올렸는데도 높이가 잘 맞지 않아서 불편했거든요. 그리고 팬 분들도 등받이가 없는 의자라서 관람하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당장은 힘들겠지만, 선수와 팬들이 모두 함께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다음 경기가 SK텔레콤과 KT 전인데, 열심히 해서 연승 이어 가도록 할게요.
-출처 : 포모스
반응형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카테고리의 다른 글
[SK플래닛]윤종神 정윤종, 기습 불멸자 러시로 1승 선취!(1세트) (0) | 2012.12.22 |
---|---|
"아이폰5 게임단 통해 사세요" KT 롤스터, 아이폰5 본판 지원 (0) | 2012.12.22 |
스타2 군단의 심장 인비테이셔널 4명의 주인공은? (0) | 2012.12.20 |
김택용-임재덕 '스타2-군단의 심장'으로 격돌 (0) | 2012.12.20 |
SK플래닛 스타2 프로리그 12-13 시즌 1R 3주차 엔트리 (0) | 2012.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