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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동섭 의원 "표준계약서, 민간에 맡겨선 안 돼"

Talon 2019. 12. 7. 09:31

"협회 표준계약서 문제 심각함에도 많은 팀들이 참고해"

국민일보는 지난 2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의원은 “e스포츠 표준계약서를 민간에 맡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choijh@kmib.co.kr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달 22일 e스포츠 게임단과 선수 간 계약에 정부 표준계약서를 사용하도록 하는 ‘e스포츠진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 10월 프로게이머 ‘카나비’ 서진혁 군의 강압 이적 의혹으로 촉발된 e스포츠업계의 불공정 계약 논란에 대해 국회가 법안으로 응답한 것이다. 그간 “꼰대들이 스무살 노예 부린다”며 조롱했던 청년들은 자신들의 목소리에 반응한 국회를 향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2일 국민일보와 만나 “20대 국회에서 법안이 꼭 통과돼 정부 차원의 표준계약서가 마련돼야 한다”며 “열심히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e스포츠진흥법 개정안의 주요 취지는

“e스포츠가 단시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하다보니 양적 팽창은 이뤄졌지만 질적으로는 성장하지 못했다. 어린 선수들을 상대로한 불공정한 계약과 폭언, 폭력이 고질처럼 이어져왔다. 그럼에도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는 식의 구시대적인 핑계로 공론화되지 못한 채 묻혀있었다.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

-선수들과 팬들의 반응은

“일명 카나비 사건을 지켜보며 청년세대가 얼마나 많이 분노했는지 체감했다. 청와대 청원이 단시간 20만 명에 이르지 않았나. 물밑에서 e스포츠 관계자 및 선수들로부터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다. 다 밝힐 수는 없지만 예상보다 훨씬 많은 종류의 불공정 계약들이 확인됐다. 서 선수 사건은 해결됐지만 이제 시작이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국민일보는 지난 2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의원은 “e스포츠 표준계약서를 민간에 맡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choijh@kmib.co.kr

-한국e스포츠협회(KeSPA) 표준계약서에서도 불공정 조항들이 확인됐다

“문제가 심각하다. 많은 팀들이 협회의 표준계약서를 참고하고 있다. 실제 유사한 양식의 계약서를 다수 확인했다. 특히 15조 ‘계약의 양도’ 조항은 문제가 많다. 이 조항에 따르면 팀이 선수를 마음대로 외국에 보내도 선수는 아무런 대응을 할 수가 없다. 16조는 더 심각하다. 선수가 이적한 새 팀에서 재계약도 못하게 막아놓았다. 이해할 수 없다. 팀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조로 협회가 표준계약서를 만들었다. 구단의 이익만을 위한 협회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게임사가 자체 표준계약서를 만든다고 나섰는데

“게임사가 모든 걸 독점해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이제는 정부 차원에서 전문가, 선수 등이 머리를 맞대고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라이엇게임즈도 일원으로 참여하면 된다.”

-법안에 표준계약서를 강제하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인데

“e스포츠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일단 선수 연령대가 낮다. 선수 개인이 계약서에 대해 충분한 법리적 검토를 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그리고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처우가 매우 열악하다. 그래서 강제조항으로 만든 것이다. 물론 권고·권장사항이더라도 도움이 된다. 연예계도 권고·권장으로 불공정 계약 사례가 많이 개선됐다.”

-법안 통과 가능성은

“강하게 어필해 법안소위 심사 리스트에 법안을 올렸지만 정쟁을 하다가 법안소위가 열리지 못했다. 20대 국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법안이 폐기될 우려가 있다. e스포츠는 청년층 일자리 및 미래 먹거리 창출과 관련이 깊다. 또 한국은 e스포츠 종주국이다. 국가 차원에서 e스포츠를 지원하되 어린선수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그러자면 법안 통과가 절실하다. 최대한 설득하겠다.”

-e스포츠의 역사가 짧은데 기존 스포츠로부터 배울 점이라면

“스포츠는 투명하고, 공정하고, 민주적이어야 한다. e스포츠에서 그게 잘 안 된 거 아닌가. 어떤 팀이 욕심을 가지고 자기가 만든 방향으로 선수를 몰고 간다면 비민주적이다. e스포츠에도 스포츠맨 정신이 스며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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