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PCS 스프링 개막을 앞두고 매드 팀의 시드권을 구입한 대만 기업이 공개됐다. 탈론 e스포츠였다. 한국 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탈론 e스포츠는 대만, 태국, 홍콩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게임단이다. 최근에는 한국에도 지사를 설립했다. 오버워치와 펍지, 스타2, 스트리트 파이터, 철권, 레인보우 식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종합 게임단이라고 보면 된다.
탈론 e스포츠을 운영하는 기업은 대만이지만 리그오브레전드(LoL) 팀의 경우 단장(GM)과 감독, 코치 등 코칭스태프는 한국인이다. 그중 팀의 운영을 책임지는 김도훈 단장의 경우 전통 스포츠에서 오랜 시간 몸 담은 인물이며 나이키 코리아와 박태환 매니저로 활동한 경력을 갖고 있다.
- 탈론 e스포츠를 처음 들어본 팬도 있을 것 같다.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탈론 e스포츠에서 한국 지사장 겸 단장(GM), CGO를 맡고 있는 김도훈이라고 한다. GM으로서는 팀 선수, 코칭스태프 구성을 담당하고 있다.
- e스포츠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스포츠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었고 종사하고 싶었다. 들으면 알 수 있는 회사에서도 일했다. 개인적으로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리그오브레전드 등 게임과 e스포츠를 좋아했다. e스포츠에 대한 관점이 바뀐 게 아시안게임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규모가 커질 거로 생각했다. 관련된 일을 찾다가 탈론 e스포츠와 인연을 맺게 됐다.
나이키 코리아 마케팅팀에 있었다. 팀 다이나믹스 오지환 대표와도 같은 팀에 있었다. 나이키 코리아를 나온 후 퓨마에서도 8개월 정도 일했다. 스포츠가 좋아서 선택했는데 영업직이다 보니 멀어지는 거 같았다. 재미없었다. 운이 좋게 나이키 코리아에서 일했던 분들이 박태환 선수 쪽에 있었다. 같이 일해보자는 제의를 받아서 매니저 겸 에이전트로 활동했다. 전지훈련을 하던 호주에서 박태환 선수와 같이 생활했다. 그렇지만 박태환 선수가 아시안게임 출전을 포기하면서 나도 갈 길을 찾아 떠났다. (웃음) 이후 피파 A매치 에이전트로 활동하다가 e스포츠와 인연을 맺게 됐다.
우리가 오버워치 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리그가 아닌 컨텐터스에 속해있다. 생각했을 때 리그오브레전드(LoL), 도타2,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CS:GO) 등 메이저 타이틀이 없으면 메이저 게임단으로 올라가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PCS에서는 매드 팀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한국 지역도 관심 있었지만 처음 시작하는 해외 팀이었고, 우리가 생각하는 선수 몸값과 운영 비용에서 차이가 컸다. PCS는 LCK보다 실력적인 부분서 떨어질 수 있지만 롤드컵서 우승을 차지한 지역(시즌2)이다. PCS에서 압도적인 팀이 되면 언제든지 좋은 기회가 찾아올 거로 생각했다.
- PCS 참가 팀 10개 중에 유일하게 한국 선수, 코칭스태프로 세팅을 했다
내가 한국 사람이라서 그런지 모른다. (웃음) 소통이 잘되는 사람을 원했다. 신생팀이다 보니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 건 좋은 팀이 되기 위해선 감독의 역량이 중요했다. 선수도 중요하지만 팀은 감독을 위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해외서 활동했고 프로 마인드를 가진 감독이었다. 동남아, 대만 쪽보다는 한국 감독을 우선으로 생각했다. LMS 출신 선수를 분석해보니 미드, 정글이 한국 선수보다 실력이 떨어졌다. 두 포지션은 한국 선수('캔디' 김승주, '리버' 김동우)로 채웠다.
- 탑 라이너 '하나비' 수치아촹의 영입 뒷이야기를 해줄 수 있나. 처음에는 LPL팀 입단이 유력했는데 최종적으로는 탈론 e스포츠에 합류했다
'하나비'가 잘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라는 걸 알고 있었다. 우리도 영입하고 싶었는데 LPL팀 테스트를 본다고 들었다. 그렇지만 본인이 MSI 등 국제 대회에 나가는 걸 원했고, LPL에서 자신이 제시받은 조건보다 우리 조건이 더 좋았다. 생각한 것이 잘 맞았다.
- 팀 창단이 늦었는데 로스터 구성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늦게 시작한 건 사실이다. 우선 언어적인 문제 때문에 LPL, LMS 리그에서 활동했던 한국 선수를 찾았다. 서민석 감독과 함께 작년 10~11월에 대만으로 들어가서 선수들과 인터뷰를 했다. 매드 팀 감독 출신인 'TL' 양포젠이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선수들은 12월부터 합숙을 시작했다. 어느 정도 검증된 선수이기에 합을 맞추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PCS와 관련해서 첫 번째 콘텐츠 영상을 제작했는데 제목이 ' 星火燎原 Fanning The Flames'였다. LMS에서 PCS로 바뀌면서 죽어가고 있던 불꽃을 살리겠다는 의미였다. 지금은 많은 사람이 LMS가 LCK와 LPL 가운데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리그라고 생각할 거다. 우리는 PCS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팀이 되려고 한다. 오버워치 팀도 비록 퍼시픽 리그이지만 압도적인 1위를 했고, 세계 대회서도 한국 팀과 대등하게 싸웠다. PCS가 다른 지역보다 약한 게 사실이지만 우리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고 싶다.
박태환 선수와 8개월 정도 같이 지내면서 느낀 건 몸 관리 등이 철저하다는 것이었다. 이래서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고 생각했다. 오버워치 팀 숙소를 갔을 때 충격을 받은 건 자기 관리, 주변 환경 정리 등을 하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왜 대중들이 e스포츠를 스포츠로 인정하지 않는 이유를 알 거 같았다. 항상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건 '게이머보다 프로 선수'라는 것이다. 게임을 재미로 하던 시절은 끝났다. 이제는 프로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관리도 하면서 활동해야 한다.
- 본인이 알고 있는 전통 스포츠 시스템을 어느 정도 접목하는 중인가?
처음으로 강조한 건 규칙적인 생활패턴이었다.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을 지키는 걸 선수들에게 주입하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불가능하지만 날이 좋아지면 전문적인 트레이너를 데리고 와서 훈련하려고 한다. 그런 식으로 조금씩 프로적인 마인드를 갖게 하려고 한다.
- 언제부터 e스포츠를 좋아하기 시작했나?
2001년 파나소닉배 스타리그 임요환과 김동수의 결승전이었다. 스타1 리그가 끝날 때가지 꾸준하게 챙겨봤다. 리그오브레전드는 2010년에 시작했다. 알려준 친구가 나를 놀리겠다는 생각이었는지 갱플랭크와 티모가 좋다고 알려줬다.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웃음) LCK의 경우에는 시간이 날 때마다 챙겨보려고 한다.
- 스폰서 영업도 하는 걸로 아는데 기업이 바라보는 e스포츠는 어떤지 궁금하다
기업들이 가장 주목하는 건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자본수익률)다. 본인들이 투자한 만큼 거둬들이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 아직 우리가 한국 e스포츠에 도전하지 않는 이유는 한국에서 e스포츠가 생긴 지 오래됐다. 하지만 LCK를 보면서 느낀 건 한 시즌 반짝 잘하거나, 부진하거나, 강등이 되기라고 하면 스폰서가 빨리 바뀌더라. 한국에서는 e스포츠 시장이 좋은 선수, 팀은 많지만 투자한 만큼 거둬들이는 성과가 없기에 기업들의 투자가 줄어든 거 같다. 스타크래프트 리그 때는 기업이 많이 투자했는데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다. 탈론에 들어와서 영업할 때 기업에게 강조하는 건 'e스포츠는 한국 시장뿐만 아니라 동남아 등 광범하게 시장이 펼쳐져 있다. T1, 젠지 등 압도적인 네임밸류를 가진 팀을 제외한 다른 팀보다는 탈론의 노출이 많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탈론에 대해 좋게 생각한 건 팀 운영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영상 등 콘텐츠에 대해서도 마케팅적으로 파트너사에 다양하게 보여주는 것이 좋았다.
- 탈론 e스포츠는 대만뿐만 아니라 태국에도 지사가 있는데 태국 등 동남아시아 e스포츠 시장에 관해 이야기를 해달라
동남아 시장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 한국에 많이 있는 PC방의 경우 블리자드가 PC 카페 사업을 하다가 철수한 거로 알고 있다. 동남아 시장은 모바일 게임이 강세인데 '아레나 오브 발러(한국명 펜타스톰)', '펍지 모바일', '크로스파이어', '모바일 레전드' 4개가 경쟁력 있는 게임, 리그로 평가받는다. 우리도 각 시장에 맞춰 공략하려고 한다. 또 동남아 지역에 도타2 팀을 만들어서 운영하려고 구상 중이다.
- 한국 지사를 설립한 이유는 무엇인가?
탈론 팀 구성을 보면 오버워치 팀을 제외하곤 대부분 감독이 한국인이다. 팀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선수도 한국인이다. 한국이 e스포츠 메카다 보니 지사를 설립해서 광범위 시장에 관심 있는 파트너를 이끌어낼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한국 지사에서는 오버워치와 레인보우 식스, 클래시로얄 팀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서는 레인보우식스와 클래시로얄 쪽에 집중하려고 한다. 철권도 있는데 '꼬꼬마' 김무종이 활동 중이다.
- 목표는?
항상 탈론 모든 팀에게 말하는 게 우리의 큰 목표는 한국 팀을 이기는 것이다. 그 말의 뜻은 한국 팀을 만나기 위해선 세계 대회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수준의 팀이 되고 싶다. 그리고 세계 무대서 한국 팀을 꼭 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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