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란트

[이한빛의 티타임] '딩셉션' 장광면, 발로란트와 e스포츠의 가능성을 말하다

Talon 2020. 6. 13. 11:31

라이엇의 신작 FPS 게임인 '발로란트'가 6월 2일 정식 출시됐다. 4월 7일 북미와 유럽 지역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를 시작으로 발로란트는 트위치 동시 시청자 기록을 세우는 등 뜨거운 받았고, 한국에선 5월 5일에 CBT를 개시했다. CBT가 열린 후 T1과 젠지, 클라우드 나인(C9)와 TSM 등 프로게임단이 발로란트 팀을 꾸리기 시작했고 트위치 라이벌스를 비롯한 커뮤니티 대회가 개최됐다.

전 배틀그라운드 프로 선수이자 현재 스트리머로 활동 중인 '딩셉션' 장광면도 발로란트를 주목한 사람 중 하나다. 북미-유럽의 트위치 라이벌스 경기를 개인 방송에서 중계했을 뿐 아니라 아프리카TV에서 진행한 발로란트 한일전인 '발로란트 슈퍼매치'와 트위치에서 진행한 '발로란트 코리아 런치 쇼다운'에서 해설로 참여해 게임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뽐냈다. 

장광면은 "기존 장르를 잘 다듬고 유저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라이엇을 신뢰한다"며, 게임과 e스포츠 종목으로서 발로란트가 가진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나이 때문에 더 이상 프로씬에서 볼 수 없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발로란트의 해설로 활동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발로란트의 정식 출시 후 장광면을 만나 발로란트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인터뷰에 앞서서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지금 트위치에서 방송을 하고 있는 '딩셉션' 장광면이라고 합니다.

요즘 개인방송으로 한창 바쁘신 모습입니다
별다른 근황은 없어요. FPS 게임을 이것저것 해보며 지내고 있고, 전략적 팀 전투(TFT)는 재밌어서 개인적으로 플레이 했는데 최근 신작인 발로란트가 나와서 못하고 있네요. 

요즘 스트리밍 하시는 모습을 보니 발로란트를 열심히 플레이 하고 계신데 어떤가요
게임으로써의 발로란트는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e스포츠로 흥행한 적이 있는 FPS 장르에 신작이 나와서 인상깊게 봤어요. 서버, 맵, 맵 밸런스까지 게임 내적으로 신경쓰고 준비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발로란트가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이하 CS:GO)와 오버워치가 합친 것 같단 평가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스킬이 있는 FPS 장르여서 그렇게 많이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플레이를 하면 CS:GO 쪽과 비슷하다고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스킬을 사용하는 요원이 추가되니 오버워치 같은 느낌이 좀 있지만, 정통 FPS 같은 느낌이 많이 나요. 

고유의 스킬셋을 가진 요원이 있지만 결국 총을 얼마나 잘 쏘느냐가 중요하단 뜻인가요
그건 기본적인 부분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예로 들면, 특정 챔피언의 스킬이 어떤 순간에 필요하고,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느냐 아니면 이미 사용했느냐 같은 전략적인 수싸움을 할 수 있죠. CS:GO의 경우엔 어떤 선수가 연막을 들 수도 있고 섬광탄을 들 수도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예측이 어려운데, 발로란트에선 캐릭터가 자신만의 고유 스킬을 갖고 있잖아요. 그 스킬들을 썼냐 안 썼냐로 충분히 전략적인 브리핑이 나올 수 있습니다. 좀 더 머리를 써가며 해야 하는 게임인 것 같아요. 

머리를 써야 하는 게임이라면 진입 장벽이 높다고 여겨질 수 있을 것 같아요
FPS 장르 특성상 피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배틀 로얄류 게임과는 다르게 좀 더 에임에 힘을 실어야 하고, 팀 호흡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하지만 진입 장벽이 높고 습득하기 어려운 만큼 실력 향상에 따른 성취감이 굉장히 높다는 점을 강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H1Z1, 레인보우 식스,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해 다양한 FPS를 플레이 하셨는데 발로란트만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크게 없는 것 같아요. 게임사들은 매번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데 라이엇 게임즈는 오히려 좋은 장르를 더 다듬어서 내는 것 같아요. 발로란트에 대한 평가 중 "라이엇이 아니었으면 안 했다"라는 말도 있는데, 이건 라이엇 게임즈가 주는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라이엇이 발로란트를 쉽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고, e스포츠로 이미 흥행한 선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는거죠. FPS에선 핵은 피할 수 없는 문제고, 논란이 있긴 하지만 뱅가드를 도입해 피드백을 하고 있단 점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부러 경험치를 올리기 위해 돌려놓는 매크로도 대처해야겠지만 라이엇이라서 신뢰를 하고 있어요.

게임 내적인 이야기를 해볼까요? 발로란트를 통해 FPS에 입문하는 유저들이 사용하기 좋은 요원이 있다면 누가 있을까요
저는 혼자서 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오멘과 레이즈, 브리치를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발로란트는 팀 게임이지만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다룰 줄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최근 OP라고 평가 받고 있는 레이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 생각은 좀 달라요. 레이나는 유럽이나 북미 최상위권에서 안 쓰는 경우가 굉장히 빈번하게 나옵니다. 레이나가 킬을 올릴 때 힘을 발휘하긴 하지만, 그런 강점을 발휘하지 못하게 팀 플레이로 막아버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트위치 라이벌스 북미 결승에선 레이나가 아예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어요. 수준에 따라서 요원들이 다르게 쓰일 수 있어요. 현재 완벽하게 OP라 불릴 요원은 없다고 생각해요. (기자: 밸런스가 잘 잡혀있단 뜻인가요?) 각자 쓰기 나름인 것 같아요. 나름 상성이 존재하고, 라이엇도 밸런스를 조정하기 위해 피드백을 받고 있으니까요. 

배틀그라운드와 발로란트는 세부 장르에서 다르지만 프로 선수를 하셨던 만큼 다른 안목을 갖고 계실 것 같습니다. 발로란트의 e스포츠 흥행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요
e스포츠를 위한 규칙을 따로 만들지 않고 지금처럼 나온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발로란트는 CS:GO보다 더 적은 라운드를 진행하기 때문에 경기 시간도 길지 않아요. 유럽이나 북미 쪽에서도 크게 흥행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인기만 있다면 e스포츠가 잘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인기인데 정식 출시를 하고서도 처음 받은 기대만큼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대회가 나와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보통 게임의 인기가 대회로 이어지지만, 발로란트는 대회를 통해 유저 유입이 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도 듭니다.

타 지역 대회를 예의주시 하시는 모습이네요. 혹시 한국과 타 지역의 메타 차이가 있나요
지역별로 메타 차이는 충분히 있을 수 있어요. 서구권은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편이고, 그건 오버워치 등 다른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죠. 한국 같은 경우엔 좀 독특한 것이, 아시아권이지만 북미 영향을 받은 선수도 굉장히 많아요. 정적으로, 전략적으로 하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많아서 다채로운 팀이 나올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느 쪽이 우위냐는 부분에선 붙어보기 전엔 알 수 없다고 봅니다. 잘할 때 잘하는 선수가 막상 말리면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표면적으론 북미나 유럽이 잘하는 듯 보이지만 한국 선수들과 해보기 전까진 모르는 일이죠. 온상민 해설위원님도 최근 진행한 대회만 보면 해볼만 하다고 말씀하셨고요. 

그러고 보니 최근 발로란트 대회에서 해설을 하셨어요. 2018년에 모바일 배틀그라운드 해설을 하셨으니 처음은 아니셨지만 오랜만에 해설을 해보신 소감이 궁금해요
사실 저는 배틀그라운드 때부터 해설을 하고 싶긴 했어요. 그런데 당시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서 프로 생활에 도전을 했죠.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요. 발로란트에서 기회가 된다면 해설을 해보고 싶어요. 이번에 트위치 라이벌스와 아프리카TV에서 진행한 한일전 때 재밌었어요.

발로란트 e스포츠 대회를 보면서 느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개선점을 제시해주셔도 좋고요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부분은 딱히 없지만 궁금한 점은 있어요. 해외 같은 경우는 뒤에서 플레잉 코치가 작전을 짜주는데 한국에서도 그런 것이 도입이 될지 여부입니다. 보통 한국은 코치님이 따로 있고, 게임 중간에 개입하지 않거든요. 그 외 문제라면 자잘한 밸런스인데 크게 걱정하지 않아요.

해설을 해보시니 어려웠던 부분은 어떤게 있었나요
어떻게 하면 쉽게 설명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조그만 대회를 연다고 한다면 기존에 절 봐주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시니 평소에 쓰던 친숙한 단어를 쓰면 되겠지만, 아무래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해설을 할 때는 어휘 선택에 유의하고 매끄럽게 하려고 하니 오히려 말이 꼬였어요. 그런 부분을 고치면 될 것 같더라고요. 

성승헌 캐스터님, 채민준 캐스터님, 온상민 해설위원님, 정인호 해설위원님 등 베테랑들과 함께 하셨어요
처음엔 너무 긴장됐지만 그래도 편하게 해주셔서 점차 해설하기가 수월해졌어요. 발로란트 e스포츠에서 인식될 수 있는 해설이 되면 좋겠어요. 저는 옛날에 스트리밍을 할 때부터 좋게 말하면 차분하고 나쁘게 말하면 '노잼' 이란 말을 들었어요. 해설을 계속 하게 된다면 이제 시작하는 단계니까 최대한 실수를 없애고 전문성 있게, 차분하게 하는 걸 강점으로 삼고 싶어요. 다른 해설진 분들 같은 캐릭터는 우선 해설이 익숙해진 후에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 배틀그라운드 때 그러하셨듯 발로란트에서 선수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은 없으신가요
이젠 힘들 것 같아요. 실력적으로 뛰어난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처음엔 나이 많은 선수들이 활약하겠지만 나중에 가면 그게 젊은 선수들로 세대 교체가 되거든요. 실력적인 부분에선 큰 차이가 없는데 집중력이나 체력에서 갈리게 되는거죠. CS:GO에서 유명했던 선수들이 제법 나이가 있는데 하루 종일 연습하긴 힘들어요. 컨디션을 조절하자니 연습량을 따라가기 어렵고요. 그런 부분을 저도 프로 생활 하면서 겪어봤기 때문에 선수로 뛰긴 힘들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방송을 하거나 대회를 같이 보는 것으로 만족할 것 같아요. 해설을 하게 되면 더 좋고요. 

발로란트의 '지수보이'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으신건가요
그렇죠.

스트리머이자 해설자가 되고 싶은 분으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발로란트가 아니라 하더라도 다양한 장르에서 해설을 한다면 재밌겠죠. 해설자로 활동할 기회를 주신다면 열심히 할 자신 있습니다. 게임 스트리머로서 해설을 한다면 그것만큼 기쁜 것도 없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려요
많은 분들이 절 기억해주신 것에 정말 감사드려요. 저를 배틀그라운드 선수나 스트리머로 많이 기억해주시는데 앞으론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딩셉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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