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이라는 개념은 실체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하다. 수치로 증명이 안되는 인간 심리의 영역이다. 하지만 자신감은 많은 부분에서 실제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특히 승부의 세계에서는 더욱 더.
19일 LCK 2라운드 첫 경기를 맞는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 그리고 이기는 법이다. 한화생명은 올해 전면적인 리빌딩을 단행하며 감독부터 서포터까지 거의 모든 포지션에서 변화를 단행했다. 한화생명의 전신인 리빌딩 ROX 시절부터 최고 순위인 6위 이상도 노려볼만 한 구성이었다.
스프링이 끝나고 든 성적표는 8위였다. 직전 시즌 승강전에 갔던 상황을 생각하면 최악은 면했지만, 분명 새로운 감독과 코치에 선수까지 영입하며 기대했던 결과에는 미치지 못한 성적이었다. 8위이긴 했지만, 강팀으로 분류된 T1-젠지-DRX를 모두 잡아냈다.
그래도 한화생명은 멈추지 않았고, 필요한 포지션인 원거리 딜러에서 즉시 전력으로 활용 가능한 '바이퍼' 박도현을 영입했다. '이번에는 6위 이상'이라는 기대감을 갖기 충분했다. 하지만 결과는 서머 1라운드 전패, 게다가 세트 전적은 15연패다. 한화생명은 기량 하락이 뚜렷히 보였던 탑과 정글, 그리고 미드에서 신인 선수들을 과감히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연패는 끊이지 않았다.
대체 뭐가 문제일까. 예전 한화생명 경기를 앞두고 해결책은 본인들이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한 라운드가 지난 다음 한화생명의 문제를 어렴풋이나마 잡아보자면, 팀원 모두가 이기는 법을 잊어버렸다. 서두에 언급한 자신감과 연결되는 이야기다.
외부 시각으로 볼때 한화생명이 정말 자신감을 잃었고 이기는 법을 잊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경기에서 드러나는 모습에서는 지금 한화생명은 두 가지를 모두 잃었다. 15연패 과정에서 한화생명이 정말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였나하면 그건 아니다. 한화생명은 분명히 초반에는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세트 승리의 희망을 가질 단계까지는 보였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기는 상황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지는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린 듯 하다. 지는 상황에서 이기는 경기의 운영이 나오고, 반대로 이기는 상황에서 경기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성급한 플레이로 스스로 승리를 걷어차버린 경기도 있다.
그래. 차라리 이건 다행이다. 선수들의 기본기는 여전히 유지된다는 반증이다. 초반 라인전부터 밀리고, 정글은 상대에게 다 뺏기고, 라인 개입으로 킬이 나오고, 바론이 나오기도 전에 경기가 끝나지는 않았다. 메타의 영향도 있지만, 그래도 처음부터 아예 희망이 없지는 않았으니까.
결국 자신감, 그리고 이기는 법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돌아온다. 강팀은 질 경기도 이기고, 중위권 팀은 이길 경기는 이기고 질 경기는 진다. 약팀은 이길 경기도 진다. 바로 지금의 한화생명이다. 강팀이 질 경기를 이기는 이유는 정확한 상황 판단에서 이어지는 해결책, 즉 이기는 법을 알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이기는 법이다.
마침 상대도 비슷한 상황의 설해원 프린스. 상대도 질만큼 졌지만, 여기는 브레이크 없이 달리는 폭주 트럭이다. 과연 한화생명은 이번 경기에서 이기는 법을 다시 기억해낼까, 아니면 연패를 이어갈까. 냉정하게 한화생명이 분위기를 반전할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리그오브레전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토] '익수' 전익수 '1픽 1라오이' (0) | 2020.07.19 |
---|---|
[LCK] 1R 전패 한화생명, 두두-하루-미르 선발 출전 (0) | 2020.07.19 |
날개 없는 추락.. G2, 2R 재개 후 2전 전패 [LEC] (0) | 2020.07.19 |
[LCK] 복귀한 '투신' 박종익 "'데프트' 아프다는 소식에 슬펐다" (0) | 2020.07.19 |
[LCK] kt '소환' 김준영 선발 출전, 샌드박스는 최정예 라인으로 맞불 (0) | 2020.07.18 |